“ 예수 보살..한 마디에 해고까지”
“ 예수 보살..한 마디에 해고까지”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0.07.21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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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기독대 손원영 교수 복직촉구회 및 저서 [연꽃십자가] 출판 기념회 열려

 

손원영 교수(좌)와 김은규 신부가 손 교수 복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재혁 기자)
손원영 교수(좌)와 김은규 신부가 손 교수 복직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재혁 기자)

[뉴스M=황재혁 기자] 지난 17일 오후 4시에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손원영 교수의 [연꽃 십자가] 출판기념 및 서울기독대 복직촉구회가 진행되었다. 지난 5월에 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에서 출판된 [연꽃 십자가]는 개운사 훼불사건과 종교평화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기념회는 [손원영교수불법파면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박경양 목사의 축사, 대전신대 허호익 전 교수와 성공회대 김은규 신부의 서평,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의 답사의 순으로 진행되었고, 행사 중간에 생활성가 듀오 [메타노이아]가 ‘먼산’, ‘본길’, ‘꽃길’이란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서울기독대에서 손 교수가 파면된 것은 지난 2017년 2월 17일의 일이다. 손 교수는 지난 2016년 1월 17일에 어느 개신교인이 김천 개운사 불상을 훼손한 사건을 알게되어, 개운사 불당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주도했는데, 이를 두고 서울기독대에서 손 교수를 일방적으로 파면한 것이다. 학교 측의 부당 해직에 반발한 손 교수는 서울기독대에 민사 소송을 걸었고, 지난 2019년 10월 11일에 최종적으로 서울고등법원에서 승소해 법적으로 파면처분무효확인을 인정받았다.

이후 2019년 11월 4일에 학교 측에서 상고를 포기해 판결이 확정되고, 지난 2020년 4월 1일에 서울기독대 이사회에서 손 교수의 복직이 결정되었다. 그러나 손 교수의 ‘보살예수와 육바라밀’ 설교를 문제 삼아 서울기독대가 속한 [그리스도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이 손 교수를 계속 이단으로 몰고 있어 손 교수의 실질적 복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원영교수불법파면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이자 평화의교회를 담임하는 박경양 목사는 축사에서 “손 교수는 길게는 6년, 짧게는 3년 동안 고난 받았는데 손 교수가 고난 받은 이유는 이웃종교와 더불어 평화를 이야기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서울기독대가 손 교수와의 재판에서 패배하고 손 교수를 복직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이단몰이를 하는 것 역시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박 목사는 “손 교수가 사학부패의 현실 속에서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대전신대 허호익 전 교수는 [연꽃 십자가]의 서평을 발표하며, “[연꽃 십자가]는 대한민국이 다원종교 사회이기 때문에 ‘종교 간의 평화 공존’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주고, 불상을 훼손하는 것 뿐 아니라 훼손된 불당을 회복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인 손 교수를 파직하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종교폭력임을 일깨운다”고 평가했다.

또한 허 전 교수는 “손 교수가 ‘예수 보살’이란 설교를 통해 이단 시비를 받는 것에 대해 신학적 근거가 없다”고 강조하며, “관용과 사랑으로 손 교수의 복직이 시행될 수 있도록 선처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성공회대 김은규 신부 역시 [연꽃 십자가]의 서평을 발제하며, “오늘 이 자리는 연꽃과 십자가가 진정으로 만나는 자리로 크게 축하할 시간”이라고 말하며, “[연꽃 십자가]는 늦었지만, 불교와 기독교의 상호존중의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답사에서 손 교수는 “신학자는 운명적으로 ‘고통의 존재’이기에, 지난 21년 동안 신학을 가르치면서 참 많은 고통과 번민의 시간을 가졌다”고 고백했다. 특히 손 교수는 서울기독대에 재직하면서, 2014년에 정직을 당하고 2017년에 파면을 당한 이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고통에 예민한 신학자이자 종교평화학자였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비록 자신이 여전히 고통 중에 있지만, 손 교수가 주도해서 진행한 개운사 불당회복을 위한 모금 운동 이후 지금까지 개신교인에 의한 훼불 사건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여러 신앙의 동지에게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손 교수는 앞으로도 종교평화운동을 계속할 것이며, 조선시대에 서학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폐사지가 된 ‘주어사’를 복원해 가톨릭, 개신교, 불교가 함께 하는 ‘종교평화교육센터’를 세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날 기념회에는 스무 명 가량의 사람들이 참석하여 한 시간 넘게 진행되었고, 기념회 마지막에 손 교수의 서울기독대 복직을 촉구하는 구호를 함께 외치고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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