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잡고 목회하는 '인 카 톡' 송병주 목사
운전대 잡고 목회하는 '인 카 톡' 송병주 목사
  • Michael Oh 기자
  • 승인 2020.07.23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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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 새롭게 시도하는 온라인 목회 및 사역사례 (1): LA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는 차 안에서 전도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라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송병주 목사는 차 안에서 전도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라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사진 = 유튜브 화면)

[뉴스M=마이클 오 기자]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 전반의 혼란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고 있다. 교회와 목회 현장도 마찬가지다. 예배 방식이나 교회 재개 여부에 관한 지루한 논의 외에는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한 예측이나 준비가 뚜렷하지 않다. 코로나가 가져온 충격에 모두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 충격의 에너지를 이용해 새로운 목회와 사역 패러다임을 고민하고 시험하려는 시도도 있다. 오프라인이라는 목회와 사역의 토대가 흔들리는 가운데,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한 걸음 더 도약하려는 노력이다. 단순히 목회와 사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시도를 통해 말씀과 신앙이라는 콘텐츠와 그것을 담아내는 수단과 전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엘에이 근교 선한청지기교회 송병주 목사의 ‘인카톡(In Car Talk)’과 산호세 및 프리몬트 지역에서 목회하는 이재근 목사와 장준식 목사의 ‘슬기로운 교회생활’이 대표적인 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다가가려는 시도에서 닮았다. 좁은 강대상에서 벗어나 좀 더 편안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청중에게 다가가다 보니 분위기뿐만 아니라 주제 또한 다채로와 졌다고 한다.

지역은 다르지만 같은 고민과 기대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두 프로그램 운영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첫 번째 순서로 ‘인카톡’을 운영하는 송병주 목사와 대화를 이어간다. 

신앙상담 부터 일상의 이야기 까지 대화 주제는 다양하다 (사진 = 유튜브 화면)
신앙상담 부터 일상의 이야기 까지 대화 주제는 다양하다 (사진 = 유튜브 화면)

Q 'In Car Talk' 은 어떤 방송인가요?
A 그냥 교회 주변, 차량 이동이 별로 없는 거주지역을 운전하며 동승하는 전도사님이 던져주시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주로 전도사님이 개인적으로 궁금하거나 듣고 싶은 이야기, 혹은 다른 분들이 보내주신 다양한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입니다. 

Q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섬기는 교회 전도사님이 촬영하러 가자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목사님이 우리와 차 타고 다니면서 하시던 이야기를 그냥 영상으로 담아서 나누면 좋겠습니다. 격식 없이 편하게 나눈 후배 목사들과 대화를 다른 분들에게도 나누고 싶습니다”는 전도사님 마음으로 인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코비드 19를 겪는 후배 그리고 동료 목회자들과 대화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Stay at home 상태에 있는 분들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많이 사용하게 되어서 성도님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 교회 담임목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있을까? “싶은 성도님들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설교로 다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같이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Q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되나요?
A 저는 부교역자들과 차 타고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차를 타면 그렇죠. 개인적인 이야기, 교회 돌아가는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어디가 음식이 맛있더라 등등입니다. 쓸데없어 보이는 신변잡기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일상을 채우는 이야기입니다. 

회의하면서 와이프와 힘든 이야기 하겠어요? 진로 문제 이야기하기도 그렇고… 차 타고 다니면서 꿈 이야기도 듣고 합니다. 사소해서 나누지 못한 사람 사는 이야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서로 알아 가잖아요. 그게 중요하다 싶어요. 그런 대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단한 답을 줄 깊이 보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스케치하듯 나누면 좋겠다 싶은 이야기입니다. 무거운 주제도 있지만 운전하면서 얼마나 깊게 하겠어요? 제 답은 가볍습니다. 운전하다 답하니 온전할 리가 없겠죠? 

전도사와 차 안에서 대화 나누다 떠오른 아이디어

Q 방송하는데 시간, 기술, 재정, 스텝 등 어떻게 준비하고 운영하나요?
A 우선 원칙이 시간을 너무 들이지 않고 재정 들이지 않고 진행합니다. 최소한의 원칙입니다. 한번 차 타고 나가서 30분 이야기하면 3편을 만듭니다. 도와주시는 분은 전도사님 한 분이시고, 촬영과 녹음은 전도사님 가지신 액션 캠 2개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합니다. 제작비는 0입니다. 영상 편집하고 바로 올립니다. 방송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열정을 갖고 나누고 싶어 하는 동역자 한 분입니다.

Q 목회도 바쁠 텐데, 유튜브 방송을 하는 이유 혹은 바람이 있나요?
A 목회는 만들어진 모습과 정제된 언어로 신비주의로 감싼 목사의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물론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필요한 예의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그렇게 고정된 이미지에 스스로 갇히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냥 한 영역에서는 저 자신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어요. 편한 옷 입고 내 차 타고 친구와 후배와 이야기하듯이 나누는 것 또한 나의 일부분이니까요. 시대를 따라잡고 선도하고 싶은 마음보다 코비드 19로 인한 무게 만큼이나 열린 것을 같이 누려보고 싶어요.

나만의 공간에서 내 이야기 같이 나누는 편안함 그 자체가 중요하다 싶어요. 물론 이 또한 프레임이 있고 또 다른 속박을 주겠지만, 재미없어질 때까지 해 보면 되겠죠? 지금 이 상황에 제 나이에 더 늦게 전에 해 볼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어요.

Q 기존 목회와 지금의 차이나 장.단점이 있나요? 
A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상황에 더 활동적인 분, 온라인에 더 활동적인 분이 있습니다. 온라인 사역은 몰랐던 교인을 새롭게 알고 만나는 통로라고 생각합니다. 방식은 다르지만, 성도들의 특징에 맞게 만나고 목양하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으로 나눔을 좋아하는 분을 억지로 오프라인이 아니면 틀렸다는 식도 곤란하고, 오프라인의 나눔을 좋아하는 분에게 시대가 이러니 무조건 온라인으로 가라는 식도 아니다 싶어요. 이건 그저 성도를 사랑하면 그분들의 문화와 특징을 존중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뭐가 더 좋다는 생각보다는 더 넓고 다양하게 사랑하고 돌보는 법을 배워간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코로나 때문에 목회자로서 고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A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는 논쟁은 이미 지나갔다고 봅니다. 이전으로 돌아가면 정상화라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은 가장 온라인답게, 오프라인은 가장 오프라인답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잡탕과 짬뽕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New Normal 받게 대면 예배를 쭉 드릴 것인가 아닌가는 생각도 일종의 패러다임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온라인에 기반하며 한 달에 한번 대면 예배를 드려도 됩니다. 일주일에 3~4커플만 초대해서 매주 녹화에 특별한 시간을 지속해서 가져도 됩니다. “빨리 크게 웅장하게“ 보다는 “늦게 작게 소박하게”하며 진지함을 찾으면 됩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 보다 요즘은 outdoor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도 결국 모두 “교회 안에서” 잖아요? 차라리 Off-church 해서 “일상에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성도로 사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인카톡도 그런 일환입니다. 강단이 있어야 하고, 예배당이 있어야 목사의 역할이 의미 있다는 것을 넘고 싶었습니다. 성도들이 차를 타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 속에 하나님 나라 이야기가 있다 싶었습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게 정상화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게 정상화" 

Q 코로나 이후의 교회와 목회에 대한 구상을 해 보신적 있나요. 
A 코로나 초반에 모토는 “빨리, 함께, 늦게“였습니다. “선제적으로 빨리 프로토콜을 만들어 대응하고, 혼자가 아니라 다른 교회와 연합하여 함께 진행하고, 종결되더라도 늦게 대면 예배를 시작하자”였습니다. 

지금은 “늦게, 멀리, 작게”입니다. “대면 예배는 늦게 시작하고, 안전하게 멀리 앉고, 모임은 작게 해서 친밀감을 높이자“입니다. 저는 이 방향성을 선택하고 진행된 것이 매우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정상화라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선교적 감수성과 신학적 상상력을 갖고 돌아봄과 돌이킴을 통해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방법론으로 생각하면 않된다고 봅니다. 변화는 회개와 성장과 성숙입니다. 저는 단순히 온라인이라는 방법론을 바꾸자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기복신앙, 교회주의, 번영신학을 온라인으로 바꾸면 시대를 따라 잡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건 과거 On-Air 기반의 텔레 이반젤리스트들이 하는 일과 뭐가 다를까 싶습니다.

본질적인 돌이킴과 회개를 통해 다시 성장하고 성숙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하나님이 농부인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건, “농법을 바꾸라”가 아니라 “토지를 바꾸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돌이킴의 회개 속에서 성장과 성숙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Q ‘인카톡’과 같은 시도를 하고 싶어 하는 목회자나 교회가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저도 이제 시작이에요. 겨우 걸음마 하면서 조언할 입장은 아닌 것 같고요. 그냥 저 자신에게 다짐하는 말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게 텔레이반젤리스트의 길이 되지 않도록 하자. 오늘날 과도한 보수 유튜버들의 행진과 같이 뛰는 극우 목회자들의 여정도 본다. On line도 On air만큼의 유혹이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는 애들 노래가 아니라 어른들의 속내다.”

앞에서도 변화는 회개와 성장과 성숙이라고 했는데요. 방법론을 넘어서 참된 변화가 있었으면 합니다. 그럴 때 그 변화가 변혁되리라 생각합니다.

Q ‘인카톡’의 앞으로 방향과 바램은?
A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하나의 출발입니다. 특별한 계획을 갖고 어떤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즐겁게 사람 만나고, 사람들의 이야기와 질문을 듣고, 제 생각을 나누는 좋은 만남을 열심히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저 또 다르게 제가 사람을 만나고 자신을 만나는 좋은 통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Q 기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아버지가 과수원을 하셨습니다. 농사를 도우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농부는 1년을 보고, 10년을 그리며 농사를 짓습니다. 하늘과 땅만 쳐다보고 천수답을 해야만 본질적인 농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농기계는 더욱 늘어가고, 농약을 다룰 줄 알아야 하고, 수자원 이용법도 배워야 합니다. 조합도 만들어야 하고 유통도 이해해야 하며 저온 창고 저장 기술도 배워야 합니다. 농약을 배우면서 자연농법도 알아갑니다. 

양을 치는 목자가 되는 일은 출산, 성장, 토질과 기후, 산악지형, 독초, 젖 짜기, 울타리 치는 농장관리, 포식자와 싸움, 돌보는 개 훈련, 털 깎기, 유통, 질병 관리 등등 엄청난 많은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윗을 부르신 하나님이 The Integrity of heart with skillful hands를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이번 코비드를 겪으며 마음의 성실함과 공교한 손이 필요한 것을 봅니다.
 

아래 송병주 목사 유튜브방송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sRgGOP8mHKT6YSIYqR3n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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