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한국 사회에서 신뢰는 얼마나 가능한가?
검언 유착, 한국 사회에서 신뢰는 얼마나 가능한가?
  • Young S. Kwon
  • 승인 2020.08.08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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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석 목사 칼럼 "검언 유착의 진짜 아젠다: 과연 무엇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하는가?"
권영석 목사 (전 학복협 상임 대표)
권영석 목사 (전 학복협 상임 대표)

개인이나 가정이든 국가나 사회든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건은 우리 사회가 사실/팩트에 근거한 공정한 판단에 이끌리는가, 아니면 거짓(가짜 뉴스)에 기초한 이기적 편견에 끌려다니는가에 달려 있다 하겠습니다.

서초동 촛불 이후 개혁의 압박이 점점 가중되고 있는데도, 검찰과 언론의 찰떡궁합이 아직은 유효 기간이 끝나지 않았나 봅니다. 뭔가 서로 챙기거나 지킬 게 남았다는 반증이겠지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는 사실과 판단이란 축이 둘 다 제대로 건재할 때라야 실현/유지될 수 있다 할 것입니다: 1) 사실/팩트를 은폐하고 왜곡하는 사회는 결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그 어떤 공정한 판단/재판도 사실이 아닌 거짓에 근거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법전을 달달 외우고 있다 해도 사실 자체가 팩트가 아니라 왜곡되거나 날조된 것이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며, 도리어 가짜와 거짓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전락할 것입니다. 2) 동시에 아무리 팩트가 차고 넘쳐도 판단 자체를 객관적으로 하지 않고 편벽된 시각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사사로이(주관적으로) 취사선택하기 시작한다면 판단/재판은 순식간에 공정하지 못하고 뭔가 화려한 궤변과 현란한 사설을 늘어놓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편견을 강요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끝날 것입니다.

검찰이 공정한 판단/재판의 최종 권위를 지닌 기구이기에 만약 이들이 사실보다는 거짓을 앞세우거나 판단/재판이란 미명 하에 편견과 사익을 추구한다면 국민들은 더 믿고 의지할 데가 없어지는 셈이기에 이는 참으로 안전하지 않은 사회이며 따라서 각자가 안전을 알아서 챙기기 위해 서로를 불신하며 보안 유지를 위해 겹겹이 에너지와 시간을 불필요하게 쏟아부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 그리고 이제서야 파헤쳐지고 있는 과거의 주요 사건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다 보면, 과연 그동안 우리 검찰과 언론이 사실과 판단이란 두 축에 근거하여 건강하고 공정한 사회를 유지 발전시키는 데에 일말의 관심이나마 있었던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전에 시작하여 아직도 진행 중인 조국 일가에 대한 재판과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과거지사가 되어버린 한명숙 뇌물 수수 사건만 보아도 적잖이 의심이 가는데, 작금에 불거진 이동재-한동훈의 검언유착으로 의심받고 있는 사건 역시 검찰의 일방적인 발표나 주장을 믿기에는 화약 연기가 이미 부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새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론(공영방송을 제외하면) 역시도, 비록 공적 기구는 아니지만, 권력 기구와 국민들 사이를 연결해 주는 핏줄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에, 사실과 판단 양 측면에서 과연 검찰(더 넓게는 사법부 전체)이 공정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함으로써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 유지하고, 개인들 간에 원망과 시비가 없는 안전한 관계를 누리도록 하는 제 소임을 잘 감당하고 있는지 한 편으로는 원활한 소통을 통해 협조하며 다른 한편 진실과 거짓을 분간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 기능을 감당함으로써 공공의 선을 마땅히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언론이 검찰이나 사법부와 한통속이 되어 사실을 왜곡하고 판단을 편벽되이 하는 일을 도모한다면, 이야말로 그 부패와 적폐가 몇 곱절로 빠르게 증폭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입니다. 작금에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사건들, 특히 이동재-한동훈으로 대표되는 검언유착 사건과 삼성 바이오로직스 회계 조작으로 대표되는 삼성가(이재용) 불법 증여 사건은 바로 부패 검찰과 부패 언론의 쨤쨔미가 자행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 할 것입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고 그 사실에 대한 해석의 논리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그리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전문가의 의견이나 국민들의 피드백을 수렴하여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의 순기능이어야 하는데, 작금의 우리 언론(개인 유튜브 방송을 포함하여)은 검찰이 짜 놓은 편벽되고 왜곡된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한 논조로 의도적인 여론몰이를 하거나, 심지어 사실 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검찰이 흘려주는 대로의 거짓되고 왜곡된 정보를 마치 사실 검증이 끝난 진실처럼 포장해 줌으로써 여타의 공권력 기구를 포함하여 우리 사회 전체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부패하고 불신할 수밖에 없는 사회로 퇴보하도록 하는 일에 앞장 서 왔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검찰과 언론 사이의 그야말로 서로 “빨아 주는 관계”라고 하는 병적 유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유난히 크고 굵직한 사건들이 뻥뻥 터져 나오면서 이제는 임계점을 지나 불가역적 개혁의 명분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어쩌면 이제야 비로소 진실/팩트와 공정한 판단을 핵심 가치로 삼는 촛불 정신이 거짓/가짜와 편견으로 일관해 온 적폐 세력의 민낯을 밝히 드러낼 만큼 환하게 켜졌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지가 바로 저긴데 예서 멈출 수는 없겠습니다. 검찰이 사실에 근거한 팩트를 가지고 합법적/객관적인 판단에 근거한 공정한 수사와 기소를 하고, 언론이 그 과정을 가감 없이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사회가 되어서 팩트가 뭔지도 모른 채 유튜브와 실시간 뉴스를 뒤적이면서 부질없는 편견에 휘둘리거나 서로를 불신하고 혐오하는 댓글 작업에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속히 밝아 오기를 고대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진실과 공정에 근거한 정의로운 사회, 온 국민이 한마음과 한 뜻으로 한(韓)민족이 되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안전한 나라로 발돋움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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