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는 복음
좀비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는 복음
  • 최태선 목사
  • 승인 2020.09.14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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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좀비는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영화나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좀비 영화나 드라마도 좀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비에 대해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했던 좀비들의 최후가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가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무서움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날마다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바이러스는 실체가 드러났고,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병도 진단이 가능합니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실체가 드러나고 병이라는 진단이 가능하기에 시간이 지나면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바이러스보다 더 은밀하고 병으로 진단할 수 없는 영적인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 실체를 파악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그것이 일으키는 병에 대해 진단조차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병들이 실제로 우리 가운데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예로 저는 ‘오만증후군(Hubris Syndrome)을 들고 싶습니다. 오래도록 권력을 가진 사람이 가지게 되는 병입니다. 그러나 그동안은 아무도 이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권력을 바이러스와 같이 생각할 수 없었고 오만함을 병이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만증후군에 걸린 사람의 갑질은 실제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살기 어려운 곳으로 만듭니다. 인간관계를 단절시키고 세상을 계급구조로 만들어 끊임없이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희생의 체제‘로 만들어 희생양을 만들어냄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공멸로 치닫게 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러 번 언급했지만 아직도 ‘오만증후군(Hubris Syndrome)에 대해 처음 듣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짧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과학 잡지인 Brain지는 오만증후군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권력자, 특히 굉장히 성공적으로 특정 기간 동안 큰 견제 없이 권력을 누린 지도자에게 생길 수 있는 장애를 ‘오만증후군’이라 한다. 권력은 공감능력을 죽이는 종양과 같다.” Brain지는 오만증후군의 정의와 함께 14가지 증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그 증상들은 공감능력의 상실로 말미암은 결과물들입니다. Brain지는 오만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의 뇌를 단층촬영 하여 실제로 오만증후군이 사람의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권력이 사람의 뇌를 변화시켜 인간의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죽입니다.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오늘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흔하게 우리의 주변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권력의 기반은 돈입니다. 그래서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인식하고 그것을 불의가 아니라 오히려 질서와 정의로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대형교회 목사들이 오만증후군에 감염된 대표적인 인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권력과 같은 이러한 무형의 바이러스로 작용하는 것들에 ‘영적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습니다. 실체가 규명되어야 진단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영적 바이러스에 대해 알게 된다면 복음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복음이 잘못되면 복음이 오히려 영적 바이러스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광복절 집회로 우리 사회가 치러야 했던 대가는 계산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고 그로 인해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을 생각하면 광복절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자중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반대로 개천절 집회를 언급하며 결사항전의 결기를 다지고 있습니다. 같은 인간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막무가내인 이 사람들을 보면서 제게 떠오른 단어가 바로 ‘좀비’입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들과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하여 집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바로 좀비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좀비란 서인도 제도 아이티 섬의 부두교 의식에서 유래된 것으로, 살아 있는 시체를 이르는 말입니다. 좀비를 만드는 주체는 부두교의 사제인 ‘호운간(Houngan)’ 혹은 주술사인 ‘보커(Bokor)’입니다. 보커는 주술로 시체를 다시 움직이게 만들거나 살아 있는 인간을 영혼이 없는 노예처럼 만들 수 있다고 전해집니다. 좀비는 지성이 없는 존재로 보커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보커는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거나 팔아버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좀비라고 생각하면 그들의 패악적인 행동을 이해하기가 쉬워집니다. 먼저 그들을 좀비로 만드는 주체가 규명됩니다. 전광훈을 필두로 전광훈을 지지하는 목사들이 바로 ‘호운간’ 혹은 ‘보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교회 교인들을 영혼이 없는 노예처럼 만듭니다. 그렇게 그들의 교회 교인들은 지성이 없는 존재인 좀비가 됩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자신들을 팔아 돈을 챙기는 목사들의 노예로 사는 것을 기뻐하는 좀비들이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이 이야기를 비유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Brain지와 같이 이들의 뇌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것을 촬영하여 제시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그러한 변화가 이들에게 일어났다는 것을 ‘오만증후군’을 통해 짐작할 수 있고, 그 짐작은 단순한 지레짐작이 아니라 미래에 과학적으로 입증될 사실이라고 저는 믿고 싶습니다. 공감능력이 사라진 오만증후군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지성이 없는 존재, 영혼이 없는 존재가 된 그들의 뇌가 과학적으로 밝혀지는 날이 올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변질된 복음이 좀비바이러스로 작동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전광훈의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 이전에 세습을 비롯한 각종 범죄와 일탈에 반응하는 대형교회 교인들의 행태에서 그것은 아미 오래 전에 드러났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맹신도니 광신도니 하면서 비판을 하지만 사실 그런 사람들은 좀비들처럼 영혼이 없는 사람들이 된 것입니다. 그들은 지성이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을 좀비로 만든 ‘호우간’ 혹은 ‘보커’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노예들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날 너무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치명적인 영적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습니다. 변질된 복음은 단순히 복음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치명적인 영적 바이러스로 작용하여 사람들의 영혼을 죽이는 기재로 작동합니다.

주님이 사데(사르디스) 교회에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나는 네 행위를 안다. 너는 살아 있다는 이름은 있으나, 실상은 죽은 것이다. … 그러므로 네가 그 가르침을 어떻게 받고 어떻게 들었는지를 되새겨서, 굳게 지키고, 회개하여라. … 귀가 있는 사람은, 성령이 교회들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라.”

그리스도의 영을 받은 사람의 삶은 생명으로 풍성해집니다. 그 삶은 결코 예상할 수 없습니다. 어떤 하나의 행동으로 획일화 될 수도 없습니다. 각기 창조된 모습으로 생생하게 살아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러므로 다양한 삶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삶은 사납고 폭력적인 삶이 아니라 온유하고 평화로운 삶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반응에 창조적으로 반응하는 그 삶이야말로 살아 있는 영혼의 가장 현저한 특징입니다.

변질된 복음으로 말미암아 좀비가 되어버린 사람들!!

이제 그리스도인들의 과제는 좀비들을 구원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을 살려내려는 일념으로 더 많이 용서하고 더 열심히 사랑해야 하는 과제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졌습니다.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율법과 복음이 말하는 것이며 주님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신 새 계명입니다. 그 사랑으로 좀비가 된 동료 그리스도인들을 살려내고 온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경륜에 참여하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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