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몰락의 상징, 교단 총회
한국교회 몰락의 상징, 교단 총회
  • 박성철 목사
  • 승인 2020.09.23 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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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장로교단들(합동, 통합, 고신)이 105회 총회를 열었다.

코로나19사태로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이한 상태에서 열린 총회라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었다.

'파국이 눈 앞에 보이는데 예전처럼 이권을 두고 아귀다툼을 하거나 대안적 안건을 무책임하게 외면하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하고도 장로교 주요 교단의 총회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교인수는 줄고 있는데 목사와 장로수는 늘고 있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서도 총대들은 자신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작은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아둥바둥이었다.

한국교회가 몰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교단 총회는 그 몰락의 상징으로 적합한 작태를 보여 주었다.

과연 이번 주요 장로교단의 총회는 어떻게 끝났어야 했을까?

​첫째, 극우 기독교세력과의 명확한 단절을 선언해야 했다.

하지만 전광훈에 대한 이단 규정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막을 내리고 있다.

​둘째, 교회세습에 대한 명확한 반대의사를 표현했어야 했다.

명성교회의 문제는 단순히 한 지역교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기득권을 쥐고 있는 수많은 대형교회들의 욕망이 투사되어 있는 대상이다.

교회세습을 반대하고 세습된 교회와 목사들에 대한 징계규정을 마련했어야 했다.

​셋째, 여성목사안수를 비롯하여 이미 전반적인 여성차별금지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어야 했다.

한국교회 구성원의 70%는 여성이다.

교인의 감수는 결국 젊은 여성들이 교회 내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어야 했다.

​넷째, 부교역자 노동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교단의 미래는 지금의 부교역자들에게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사태 이후 교회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부교역자들이 타의로 사역을 그만두고 있다.

목회를 배우며 새로운 지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생존의 문제에 내몰린 상태에서는 대안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할 수 없다.

​다섯째, 생태학적 위기에 대한 교단 차원의 행동 지침을 마련해야 했다.

코로나19사태는 생태학적 위기를 잘 보여준다.

과거 개발이데올로기의 충실한 추종자였던 한국의 주요장로교단들은 이에 대한 반성과 함께 생태학적 위기에 대한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지난 105년 동안의 한국장로교단들의 역사가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게 된 것은 결국 현재의 이익에 대한 집착으로 극우 기독교세력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책임있는 자들이 자신들의 의무를 저버렸다.

이러고도 한국교회의 우경화에 한국의 장로교단들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현재 주요장로교단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합동총회만 하더라도 총회장이라는 사람이 21세기에 가부장적 권위의식에 찌들어 "장자교단" 타령을 하고 있다.

명색이 교단 총회라는데서 저런 식의 설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미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금 쥐고 있는 약간의 권력에 취해 그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요 장로교단들의 안건과 결정사항을 보면 전반적으로 지금 쥐고 있는 기득권을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의지들이 보인다.

젊은 그리스도인의 멸시를 받을 지언정 돈과 권력은 놓을 수 없다는 이들이 교단 대표랍시고 교단 총회에 앉아 있다.

​앞으로 5년 동안의 한국교회의 급격한 변화는 원하시는데로 지금의 교단 대표들을 멸시와 천대 속에서 잊혀지게 만들 것이다.

지금 쥐고 있는 기득권의 유효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내 눈엔 이미 그 미래가 훤히 보인다.

(이글은 박성철목사의 허락을 받아 게재합니다)

박성철 목사 / 하나세교회,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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