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리스도 정신 실종된 개신교계 사학
[기자수첩] 그리스도 정신 실종된 개신교계 사학
  • 지유석
  • 승인 2020.11.25 0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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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비하·사기혐의 기소 등 비리 얼룩진 천안 나사렛대
충남 천안 나사렛대 전경. ⓒ 사진 = 지유석 기자
충남 천안 나사렛대 전경. ⓒ 사진 = 지유석 기자

장면 #1. 

학생 전원이 장애인인 학과를 담당하는 ㄱ교수는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걸어 다지는 복지카드'라고 말하는가 하면, 기숙사에서 지내는 학생을 호출해 허드렛일을 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ㄴ교수는 상담을 빌미로 장애 여학생들을 길들이려(그루밍)하는 한편, 조교들에게 성적 수치를 유발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한 정황이 불거졌다.

두 교수의 행위는 2019년 11월 졸업생과 재학생이 가해 교수의 부당행위를 털어 놓으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2학기에도 강의를 맡았다. 

놀랍게도 가해교수 중 한 명인 ㄴ교수는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 한 강의까지 맡았다. 문제의 ㄴ교수는 수업 도중 덴마크 영화 <더 헌트>를 학생들에게 소개하며, 자신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듯한 뉴앙스의 발언까지 했다. 학교 측은 결국 9월 두 교수를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학교 내부에선 총학생회 등 학내 공동체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사후약방문식 대처라는 지적이 많다. 

장면 #2. 

같은 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학교 태권도 학과는 충청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학과장 A 교수는 학과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A 학과장은 지난 10월 사기 혐의로 약식 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내부제보자는 지난 2016년 이 학교가 주최한 전국 태권도품새대회에서 A 교수는 지자체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과 교비로 운영되는 금액 중 일부를 같은 학과 B 교수에게 대회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협력업체에 카드결제한 것처럼 꾸며, 이 돈을 학과 조교 명의의 통장에 입금하도록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위에 적은 두 사건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 나사렛대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나사렛대는 재활복지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전국적으로도 지명도가 높고, 특히 장애자녀를 둔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다. 이 학교는 보수 개신교 교단인 나사렛성결교단이 운영하는데, 그리스도교 정신과도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이번 장애학생 비하발언 사태를 대하는 학교 측의 처사는 사뭇 납득하기 어렵다. 과연 이 학교 이사진과 교수진이 장애학생을 맡아 제대로 교육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마저 의심스럽다.

더구나 장애학생 비하발언을 한 교수에게 장애인 인권을 주제로한 강의를 맡긴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는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교수도 "가해교수 중 한 명에게 장애인 인권 관련 수업을 맡긴 건 몰상식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태권도학과 학과장 A 교수의 사례는 심각성을 더한다. 얼핏 태권도 학과와 학교 운영 주체인 나사렛 교단 사이에 별반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 학과의 개설취지는 ‘태권도를 통한 선교’다. 처음 시작도 2003년 신학부 태권도선교학 전공이었다. 

비록 약식이지만 A 교수가 기소된 건, 이 같은 정황이 사실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A 교수의 기소로 태권도 학과의 위상, 그리고 '태권도를 통한 선교'라는 학과 설립 취지의 훼손은 불가피해 보인다. 

나사렛대 문제는 어느 '특정'한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개신교계 사학은 비리로 '악명'높다. 사학 감사를 전담하는 한 교육부 공무원은 "유독 개신교계 사학에서 비리가 잦다"며 손사례를 칠 정도다. 

실제 수많은 개신교계 사학이 크고 작은 학내 문제를 안고 있고 때론 교육부 감사로, 아니면 내부고발로 외부에 알려져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곤 한다. 나사렛대는 개신교계 사학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함축하는 사례다. 

개신교계 사학은 한결같이 '기독교(그리스도교) 정신'을 내세운다. 하지만 나사렛대의 경우처럼 개신교계 사학의 속살은 그리스도교 정신을 무색케 한다. 학교를 비리의 복마전으로 만든 자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 그리스도교 정신은 무엇인가?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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