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끝] ‘버티기 신공’ 윤석열 총장과 고위공직자의 품위
[뉴스 뒤끝] ‘버티기 신공’ 윤석열 총장과 고위공직자의 품위
  • 지유석
  • 승인 2020.12.19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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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향한 소송 맞다” 밝힌 윤 총장, 자리 지켜야 할 속사정 있나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윤 총장은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수용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 사진 출처 = 대검찰청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 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윤 총장은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수용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 사진 출처 = 대검찰청

온 나라가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를 두고 떠들썩 하다. 윤 총장은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는데, 징계를 앞두고 우리 사회는 '윤석열 찍어내기'란 시각과 '검찰 바로 세우기'란 시각이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또 윤 총장 정직 2개월 처분을 두고서도 이런저런 엇갈린 해석이 난무하다시피 한다. 

백가쟁명 식으로 난무하는 말 속에 말 하나를 더 보태고 싶지는 않다. 다만, 윤 총장의 행태에 대해서는 분명 짚어 보아야할 지점이 있다. 

윤 총장은 징계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징계위 의결 내용을 제청 받고 이를 재가했다. 윤 총장은 징계위 의결에 앞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는데, 대통령 재가 이후에도 이 같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대응은 대통령에게 맞선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윤 총장 측도 이 같은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이번 소송과 문 대통령과의 관련성에 대해 "대통령의 처분에 대한 소송이니 대통령에 대한 소송이 맞다"고 밝혔으니 말이다. 

임명직인 검찰총장이 대통령에게 맞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무엇보다 윤석열 총장의 행태는 고위 공직자로선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전 정부에서 검찰총장은 자신의 신변을 두고 조금이라도 의혹이 일거나, 권한이 훼손된 일이 벌어졌을 경우 즉각 사임했다. 이명박 전 정권 시절 한상대 검찰총장은 대검 중수부 폐지를 밀어붙이려다 당시 최재경 중수부장이 반발하고, 이내 조직에서 사퇴요구가 나오자 즉각 사임했다. 당시 언론은 이를 검란이라고 불렀다. 

또 박근혜 전 정권 첫 검찰총장이었던 채동욱은 <조선일보>에 혼외자 의혹이 일고,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이 감찰을 지시하자 물러났다. 

윤 총장의 경우는 다르다. 윤 총장은 벌써 두 차례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언론을 통해 부인과 장모 관련 의혹이 보도됐음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검란'에 옷벗은 전임자 vs 법적 대응 윤 총장

물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윤 총장의 현재 행태는 전임자와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더구나 윤 총장은 불복 소송을 내기도 전에 변호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불복 소송 입장을 알렸다. 정히 징계 조치가 부당하다면 묵묵히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게 고위 공직자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개인적인 시선임을 전제하고 말하면, 윤석열 검찰의 판사사찰은 그 자체로도 심각하고 파면까지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 "문건에는 재판부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을 단정적으로 규정하여 법관의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며 "재판부 분석 문건의 주요 내용에 비추어 보면, 해당 재판부에게 불리한 여론구조(프레임)를 형성하면서 재판부를 공격, 비방하거나 조롱하여 우스갯거리로 만들 때 활용할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작성, 배포되었다고 판단됨"이라고 적시했다. 

검사는 확실한 증거와 정교한 법리로 유죄입증을 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하라고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를 준 것이다. 그런 검찰이 공소유지를 위해 판사를 공격, 비방하려고 판사 성향을 수집했다니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윤석열 총장을 두고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권여선, 김용택, 박민규, 안도현, 임헌영, 장석남, 정찬, 함민복 등 작가 654명은 17일 '검찰 권력 해체를 촉구하는 작가 성명'을 통해 "기소독점권과 영장청구권을 독점하고 법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적용해온 검찰은 검찰의 ‘독립’이나 ‘중립’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검찰에게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환상이다. 검찰은 반성과 성찰이 먼저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진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이 대목에서 윤 총장에게 묻는다. 지금 자신이 부당하게 탄압받고 있다고 보는가? 아니면 여론의 비판과 언론의 장모-부인 관련 비리 의혹에도 자리를 지켜야 할 다른 이유가 있어서 버티는 것인가?

그 어떤 경우라도 윤 총장의 행태는 고위 공직자답지 않다. 검찰총장으로서 품위를 지켜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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