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M선교회’발 집단확진, 본질은 ‘청소년 인권침해’다
기자수첩] ‘IM선교회’발 집단확진, 본질은 ‘청소년 인권침해’다
  • 지유석
  • 승인 2021.01.30 0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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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주거환경·밤샘 기도 등 비이성적 신앙행위 ‘상승효과’ 불러
무더기 집단확진이 속출한 대전 IEM 국제학교 ⓒ 사진 = 지유석 기자
무더기 집단확진이 속출한 대전 IEM 국제학교 ⓒ 사진 = 지유석 기자

IM선교회가 잦아드는 기미가 보이던 코로나19 3차 대유행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IM선교회가 운영하는 대전 IEM 국제학교에서 집단확진이 나오더니 IM 선교회 계열 광주 TCS 국제학교, 그리고 홍천에 가 있던 IM 선교회 학생과 목사 부부 등 39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IM선교회의 실체는 그간 잘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IM선교회는 '청소년 사역'을 모토로 물밑에서 치밀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듯하다. 

IM선교회는 대전을 본부로 해서 서울 예인 TCS 국제학교, 광주 CAS/TCS 국제학교, 여수 CAS/TCS 국제학교, 대구 CAS 다윗학교를 운영 중이었다. 또 예손순복음교회, 한마음교회, 행복한교회, 좋은열매교회, 소지선한목자교회, 안중교회, 성광교회, 온사랑교회 등 기존 교회와 연계해 사업(?)을 진행해 온 사실이 코로나19 집단확진을 계기로 드러났다. 

그런데, IM 선교회가 비인가 학교를 운영했다거나, 기존 중대형 규모의 교회와 연계해 교육사업을 벌였다는 점은 놀랍지만 사태의 본질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진짜 문제는 바로 '아이들'이다. 

신앙교육을 빙자한 인권 침해

IM 선교회가 운영하는 대전 IEM 국제학교에서 코로나19 집단확진 소식이 전해진 시점은 24일 늦은 오후였다. 다음 날인 25일 대전시는 오전과 오후에 걸쳐 경증이나 무증상자는 아산 생활센터로, 증상이 있는 확진자는 지역 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입원시키도록 조치했다. 

놀라운 건, 국제학교에 있던 이들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또래의 아이들이었다는 점이다. 사뭇 이해가 가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하고 특히 12월 방역 당국이 3차 대유행을 경고했음에도,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한데 모여 생활했으니 말이다. 

인근 주민 A 씨는 "수년 전부터 이곳을 지나면서 지켜봤는데, 아이들을 한데 수용해 놓고 외부와 철저히 격리한다. 한 번은 분위기가 이상해서 들어가 보려 했는데 교직원들이 제지했다"라고 털어 놓았다. 

이어 "코로나19 와중임에도 학생들 대부분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생활했고, 건물 주변엔 생활 쓰레기가 가득해 혹시 집단감염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했다"고 말했다. A 씨의 증언은 IM 선교회 계열 학교의 운영실태를 담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실로 확인되는 중이다. 

이 아이들이 이 학교에서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냈는지는 더욱 의문이다. MBC <뉴스데스크>가 공개한 영상은 이 같은 의문에 답을 제시해 준다. 

이번 코로나19 집단확진을 계기로 IM선교회가 물밑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IM선교회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번 코로나19 집단확진을 계기로 IM선교회가 물밑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 IM선교회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뉴스데스크>는 27일 광주 TCS 국제학교 송년 파티 추정 영상을 확보해 보도했다. 영상 속 아이들은 좁은 공간에서 수십 명이 모여 몸을 흔들며 찬양연습을 했다. 마스크를 쓴 아이들은 없었다. 뉴스데스크는 또 다른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영상에선 채 열 살도 안 되 보이는 아이들이 한 데 모여 '주여'를 외치며 통성기도를 하고 있었다. 

IM선교회 계열 국제학교의 운영실태는 이들이 목표로 삼는 '청소년 사역'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 그리고 열악한 주거환경에 아이들을 기숙하도록 한 건 명백한 인권침해다. 그런데도 IM선교회는 이전까지 자신만만했다. IM선교회 소속 한 관계자는 설명회를 하면서 "아이들을 오래 붙잡아 두고 세뇌시킨다"고 당당히 말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IEM 국제학교의 처사는 아이들을 코로나19에 확진되도록 방치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교육청이나 시민단체들에게 바란다. IM선교회 계열 국제학교가 어떤 식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고, 어떤 교과과정을 운영했는지, 이 과정에서 비위는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해주기 바란다. 또 신앙성장을 명분으로 ‘방언기도’나 ‘밤샘 회개기도’ 등 비이성적 신앙행위를 강요하지는 않았는지도 살펴주기 바란다. 이 같은 행위 자체가 자라나는 청소년의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무더기 집단확진이 속출한 대전 IEM 국제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대전시가 제공한 버스를 이용해 아산 생활시설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곳에 있던 이들 대부분은 중고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이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무더기 집단확진이 속출한 대전 IEM 국제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대전시가 제공한 버스를 이용해 아산 생활시설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곳에 있던 이들 대부분은 중고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이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개신교계에도 바란다. 사실 광주 TCS 국제학교 등 IM선교회 계열학교에서 벌어진 일들은 대다수 한국교회 중고등부 수련회 집회 광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참에 한국교회는 '청소년 전도사역'의 방법이 옳았는지, 혹시 신앙훈련을 빌미로 인권침해에 가까운 집회방식을 문제의식 없이 고집해 온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전도 폭발훈련을 시키겠다’, 아니면 ‘방언 터지게 하겠다’는 이유로 좁은 공간에 아이들을 '몰아넣고' 밤새도록 기도시켜야 청소년의 신앙이 성장하는지 성찰하라는 말이다. 

지금 개신교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광주에선 한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집단확진이 나온 광주TCS 국제학교에 계란을 던지는 일이 벌어졌다. 개신교계는 집단감염 진원지로 교회의 이름이 빠짐없이 나왔음에도 아랑곳없이 대면예배에만 집착했다. 

이번 IM선교회 집단확진 사태에 대해서도 아무런 회개와 개선 노력이 없이, 이번 IM선교회의 경우 청소년 목회사역에 대한 성찰 없이 대면예배만 고집한다면, 한국교회의 ‘코로나19’ 이후는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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