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왕’ 전광훈, 이번엔 NCCK 상대로 고발 압박
‘고소왕’ 전광훈, 이번엔 NCCK 상대로 고발 압박
  • 지유석
  • 승인 2021.03.12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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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NCCK 비판성명에 허위사실 반박, 하지만 전 목사 지위는 ‘논란’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 주위엔 법조인들이 즐비하다. 현재 강연재 변호사(전광훈 목사 왼쪽)가 변호인단으로 활동 중이며 2명의 젊은 변호사도 참여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지냈고 14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적이 있는 박찬종 변호사(사진 맨 왼쪽)도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 주위엔 법조인들이 즐비하다. 현재 강연재 변호사(전광훈 목사 왼쪽)가 변호인단으로 활동 중이며 2명의 젊은 변호사도 참여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지냈고 14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적이 있는 박찬종 변호사(사진 맨 왼쪽)도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 주위엔 법조인들이 즐비하다. 현재 강연재 변호사가 변호인단으로 활동 중이며 2명의 변호사도 참여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지냈고 14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적이 있는 박찬종 변호사도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반정부 투쟁에 나서기 전에도 전 목사는 법조인들을 앞세워 고소·고발을 벌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자신을 '빤X 목사'라고 비판한 네티즌을 무더기 고소한 일이다. 기자 역시 전 목사에게 고소를 당해 벌금 200만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기자는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1·2심 모두 무죄판결이 났다. 당시 고검장 출신의, 이른바 '전관' 변호사가 전 목사를 보좌했다. 

고소·고발 좋아하는 버릇은 여전한가 보다. 전 목사 측이 이번엔 비판성명을 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상대로 형사상 고발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NCCK 여성위원회는 지난 달 26일 '막말과 망언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전광훈을 규탄한다'는 제하의 성명에서 "전광훈은 잘못된 성인식과 성서해석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공동체의 본질을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전광훈 목사 변호인단은 9일 이경호 NCCK 회장과 여성위원회 소속 전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고발조치하겠다고 겁박했다. 

변호인단은 여성위 성명 중 "소속교단인 예장백석대신에서 이미 목사 면직・제명됐으나, 스스로 같은 이름의 교단(예장 대신)을 따로 만들어 목사로 행세하고 있다"는 대목을 문제 삼았다. 

"전 목사는 원래 대신교단 소속이었으며 대신교단이 백석교단과 통합함으로써 백석대신교단 소속이 되었다가 이 교단이 다시 분리되었기에 분리된 대신교단에 원상복귀했다. 그 후에 백석교단 총회가 전 목사와 아무런 관계도 없고 권한도 없이 전 목사에 대한 적대감 표출로 목사 면직 제명이라는 아무런 효력도 없는 결정을 하고는 전 목사가 제명되었다는 황당한 거짓주장을 하고 있다"는 게 변호인단 측의 주장이다. 

변호인단 측은 일단 형사상 고발조치를 먼저 취하고 추이에 따라 민사 소송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전 목사는 이른바 '하나님 까불지마'란 신성모독 발언과 정치투쟁 등 여러 논란을 몰고 다니는 인물이다. 목사 지위에 관한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비판 여론에 고소 맞대응 일삼는 전광훈 

전광훈 목사 변호인단이 비판성명을 낸 NCCK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압박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전광훈 목사 변호인단이 비판성명을 낸 NCCK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압박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전 목사의 지위 논란은 지난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8월 예장백석대신 총회는 전 목사를 면직 제명 조치했다. 

앞서 1월 전 목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입후보 하면서 스스로 백석대신총회 소속이 아닌, 예장대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 목사는 기록상 백석대신 서울동노회 소속이었고, 해당 노회에 상회비와 시찰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행보로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논란이 일자 대신교단 역시 전 목사와 관련성을 부인했다. 대신총회는 2019년 4월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 교계에 전광훈 목사는 본 대신 교단 소속이 아님을 밝히고자 한다"고 못 박았다. 

저간의 논란을 종합해 보면 전 목사의 지위와 관련한 변호인단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변호인단 측이 NCCK를 상대로 고소를 압박한 건 비판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유력하다. 

기성교단의 방조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예장통합 등 주류 보수교단이 이단 지정을 보류한 것도 전 목사 측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심상효 목사)는 지난 달 26일 전광훈 목사에 대한 이단 사이비성 연구를 보류키로 했다. 앞서 고신·합동 총회도 이단성에 대한 입장 표명을 보류했다. 

이러자 전 목사는 예장통합의 이단 연구 보류 조치가 나온 직후인 지난 2일 '너알아TV'에 출연해 "한국교회가 날 이단으로 (규정)할 줄 아냐?"며 호기를 부렸다. 

전 목사는 우리나라 법조계의 부조리를 이용해 자신을 방어해왔다. 여기에 전 목사의 정치노선에 우호적인 보수 교회도 우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실상 전 목사는 우리사회와 교회의 부조리에 편승해 폭주하는 셈이다. 

전 목사의 폭주는 어디까지일까? 분명한 건, 전 목사가 개신교의 쇠락을 주도하고 있으며 전 목사에 동조하는 일부 성도와 보수 교단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이다. 

덧붙이는 글]

전 목사 측 고소 압박에 대해 NCCK 여성위 최소영 위원장은 “현재로선 아무 입장이 없다. 단, 공방이 본격화될 경우 법조계 시민단체와 연대해 대응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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