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신임 사장 선임과정에서 담합 있었다?
CBS 신임 사장 선임과정에서 담합 있었다?
  • 지유석
  • 승인 2021.06.0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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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신임 사장 상대 ‘직무정지가처분신청’ 후폭풍
CBS 기독교방송 김진오 신임 사장이 지난 1일 취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담합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오면서 CBS 내부와 개신교계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CBS 화면갈무리
CBS 기독교방송 김진오 신임 사장이 지난 1일 취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담합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오면서 CBS 내부와 개신교계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CBS 화면갈무리

CBS 기독교방송 김진오 신임 사장이 지난 1일 취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담합 등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나오면서 CBS 내부와 개신교계에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했던 A씨 등 6명은 이르면 8일 지난 4월 30일 있었던 CBS 재단이사회의 사장후보 추천의결과 사장선임 결의가 무효라는 내용의 사장직무가처분신청을 관할인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낼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가처분신청에 이어 본안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담합 등 부정선거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 재단이사와 직원, 사장추천위원들에 대해 형사고발도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CBS에 공문을 보내 민·형사상 소송 제기 방침임을 분명히 하면서, 선거관련 자료 일체에 대해 증거보전을 요구했다.

사추위원 7명 중 4명, 담합의혹 2인에 ‘몰표’

CBS 사장 선임은 후보자가 개별 응모하면 사장추천위원회가 지원자 중 2~3인의 후보를 선정하고, 이사회가 재적 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최종 1인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장추천위는 이사대표 4명, 직원대표 2명, 기독교(개신교)계 대표 1명 등 총 7명으로 이뤄진다. 이사회는 사장추천위가 추천한 후보 명단을 접수한 날로부터 10일 이내 신임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 사실상 사장추천위가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인 셈이다. 

올해 사장 선임 과정을 살펴보자. 이번 CBS 사장 공모에 14명이 응모했다. 이에 대해 사장추천위는 4월 29일 2명으로 최종후보자를 압축했고, CBS 이사회(당시 이사장 손달익)는 다음 날인 30일 무기명 투표로 김진오 후보를 차기 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런데 일부 낙선 후보들은 사장추천위원회의 후보 선정 과정에서 사전 담합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03년 이후 후보자가 3명 이상인 선거에서 실시된 사장추천위 투표에서 모두 3명을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에서는 14명이 지원했음에도 4명의 위원들이 갑자기 추천 후보수를 2인으로 축소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는 게 이들의 의혹제기다. 즉, 사장추천위 위원 7명 중 4명이 2명을 최종 후보로 추천하기로 사전 결정했다는 말이다. 

A 후보는 “이들 4명의 위원들은 투표용지에 후보자 2명의 이름을 나란히 적었다. 사전에 공모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계연합체 총무가 담합 주도?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은 이번 사태 핵심으로 교단연합체 총무이며 CBS 당연직 이사를 맡고 있는 ㄱ총무를 지목했다. 

ㄱ총무는 CBS 사장 선임 투표가 끝난 직후인 5월 초 가맹교단 총무단 단체대화방(단톡방)에 공지글을 올렸다. ㄱ총무는 해당 공지글에서 이렇게 적었다. 

“14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진행된 직원공청회, 이사회공청회, 사장추천위 심층면접에서 ○○○, 김진오, □□□, △△△ 네 후보가 공통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본인 입장에서 직원 대표로 사장추천위원회에 들어와 있는 직원들의 의견과 다른 이사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김진오, □□□ 2인이 추천되도록 협력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측은 “최종적으로 김진오, □□□ 2인이 추천되도록 협력했다”는 대목이 사전 담합의 증거라고 보고 있다. 

B 후보는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사측은 유난히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교계연합기구 총무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를 밀어준 정황을 버젓이 공개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CBS 내부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사장 선거가 끝난 뒤 열흘만인 지난달 10일 CBS 이사회는 긴급 간담회를 소집했고, 사전 담합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3일에는 낙선 후보자 10명이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데 유감을 표명하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명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CBS에 보냈다.  

이에 맞서 의혹의 당사자인 ㄱ총무는 5월 15일 CBS 이사회에 입장문을 제출했다. ㄱ총무는 이 입장문에서 “교단연합체 총무로서 포괄적 언어를 사용하며 간략하게 서술한 지극히 상식적인 보고 업무 행위 자료가 마치 일부 사장추천위원과 조직적으로 담합한 의혹을 제기하는 소위 ‘부정선거’의 증거 자료로 둔갑되어 전파된 것에 깊은 절망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사전담합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어떻게 총무단 단체대화방에 올린 내용이 통째로 일부 이사에게 전달됐으며, 그것이 불만을 가진 후보들에게 전달되면서 담합의혹의 증거자료로 둔갑되었는지, 그 과정에 개입한 이사들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신임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이 예고되면 CBS 사장선거 사전담합 의혹은 여론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ㄱ총무 역시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 ㄱ총무는 “기존 제출한 입장문에서 입장 변화는 없다”라면서 “만약 의혹이 사건화 될 경우 개인적으로 입장을 내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 쟁점으로 비화되면 CBS를 통해 공식 질의를 받을 것”이란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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