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선교 떠나는 양승훈 교수, “성경과 과학 충돌 아닌 조화와 존중 필요"
아프리카 선교 떠나는 양승훈 교수, “성경과 과학 충돌 아닌 조화와 존중 필요"
  • Michael Oh
  • 승인 2021.07.0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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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 기독교세계관대학 양승훈 교수 인터뷰

[뉴스M=마이클 오 기자] 캐나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양승훈 교수가 아프리카 선교로 인생 2막을 연다고 소식을 전했다.

인터뷰중인 양승훈 교수(뉴스엠)
인터뷰중인 양승훈 교수(뉴스엠)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 창조 과학 논쟁의 중심에서 고군분투했다. 젊은 날 창조과학에 심취하여 창조과학회 설립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학자적 양심과 신앙적 책임은 그를 정반대의 광야로 내몰았다. 덕분에 배신자, 이단, 무신론자 등 증오에 찬 낙인이 찍혔지만, 더욱 치열하게 연구하고 글을 쓰고 또 가르쳤다. 그 여정 가운데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ancouver Institute for Evangelical Worldview, 이하 ‘VIEW’)을 설립하여 수많은 후학을 양성해 오기도 했다.

교회와 창조 과학 논쟁에 대한 부채감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후학에게 짐을 맡기고 새로운 길을 가기로 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가슴 깊이 간직한 또 다른 소명을 이루기 위해서다. 배움이 필요한 곳, 말씀이 필요한 가장 척박한 땅에서 목마른 자들의 미래를 위한 작은 씨앗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2개월여 뒤에 시작될 선교 사역 준비로 분주한 양승훈 교수를 만났다. 그가 걸어왔던 여정과 앞으로 열어갈 새로운 길, 그리고 교회를 바라보며 가슴 깊이 품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오랜 기간 기독교 교육과 연구에 힘써왔는데, 갑작스럽게 선교 소식을 전했다. 어떻게 결심하였고 또 어떤 선교를 계획하고 있는가?

사실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다. 오랫동안 기독교 대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40년 전부터 참여하고 또 VIEW에 파송한 단체가 “기독교 대학 설립 동역회”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기독교 대학을 만들어 값진 복음의 씨앗을 심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당시 역량과 상황으로는 당장 기독교 대학을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로 우선 기존 대학 내에서 대학원 교육을 시작하자는 시도로 VIEW가 생기게 되었다.

은퇴를 앞두고 오래전에 품었던 기독교 대학에 대한 꿈을 다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이 무렵 세계 각지에 한인 선교사들이 만든 기독교 대학교를 방문하여 강의나 컨설팅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에스와티니에 있는 에스와티니 기독의과대학교(Eswatini Medical Christian University, 이하 ‘EMCU’)로부터 종합적인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총장직(President and Vice Chancellor)을 제안받았다. 그간 살펴본 많은 기독교대학교 중 이곳이라면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수락하게 되었다. 8월 말로 VIEW에서 은퇴한 후 9월부터 업무를 시작하기로 계획되어 있다.

에스와티니는 인구 116만의 작은 왕국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속에 육지 섬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2018년에 국호 개정 전까지는 스와질란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나라다.

Q: 선교라는 인생 2막의 시작이 불과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우선 그동안의 창조론에 대한 연구를 정리해 출간한 “창조론 대강좌 시리즈” 총 7권 중 마지막 책을 마무리 작업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 출판사(SFC 출판부)에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책이 마무리되면 내 개인적으로는 창조론과 관련해서 정말 해보고 싶은 연구는 거의 마무리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사 준비도 부지런히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창조론 연구를 하면서 쌓인 책이 대략 1,000권 정도 있고, 그 외에 학술지와 각종 영상자료, 그리고 화석 자료도 수백 점 있다. 이들 자료가 좀 더 유용하게 사용될 곳을 찾다가 대전에 소재한 침례신학대학교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창조신학박물관을 만든다고 한다. 한국에서 창조론 연구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대전 침신대에 기증하는 책을 보내고 있는 양승훈 교수(양승훈 교수 페이스북)
대전 침신대에 기증하는 책을 보내고 있는 양승훈 교수(양승훈 교수 페이스북)

에스와티니 학교(EMCU)를 위해서 책을 모으는 작업도 하고 있다. 학생 1,000여 명에 교직원 100여 남짓한 8년 차 신생 학교로 도서관 사정이 좋지 않아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책과 지인과 주변 도서관에서 판매하는 중고책을 구입한 것 등을 모아 보냈다. 그래서 한국으로 갈 책을 담은 컨테이너 하나와 에스와티니로 갈 책 컨테이너 하나가 각각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그 외에 그동안 내가 창립해서 담임목사로 섬겼던 쥬빌리 채플의 후임 목회자를 찾는 작업과 의과 대학으로 가는 만큼 기본적인 의학 지식을 쌓기 위해 공부도 하고 있다.

Q: 오랜 기간 창조론 논쟁의 중심에서 활동해 왔다. 그동안의 이야기와 소회, 그리고 앞으로 바램은?

창조론 관련해서 나는 어떤 의미에서는 학문적 생명을 걸고 연구를 해왔었다. 2003년 무렵으로 기억한다. 그동안 모든 에너지를 다해 연구해오던 젊은 지구론 혹은 창조과학에 대한 입장을 더는 유지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당시까지 지속해오던 학문적 고민과 연구 결과를 미루어 볼 때, 창조과학의 젊은 지구론은 확실하게 틀렸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그때까지 내가 주장해 온 창조과학이 완전히 틀렸다고 발표하였다.

그래서 우선 출판사에 그때까지 내가 썼던 모든 책에 대한 출판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2005년경 그동안의 연구 결과와 입장을 담은 '창조와 격변”이라는 책을 출판하게 됐다.

결국 이 책 때문에 2008년 창조과학회로부터 제명을 당하게 됐다(탈퇴하지 않으면 제명하겠다고 해서 탈퇴한 것이니 제명과 다를 바가 없다). 창조과학회 설립 멤버이기도 하고 그동안 부회장과 이사로, 평생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열심을 다해 섬긴 곳이었는데 쫓겨나는 모습으로 이별하게 됐다. 이 당시의 상황과 착잡한 마음을 담아 “한 창조론자의 회개”라는 글을 쓰기도 했는데, 이 서신이 [복음과 상황]의 특집 기사로 실리면서 화제가 되었다. 창조과학 운동의 가장 중심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쫓겨나게 됐으니 세간의 주목과 질타를 많이 받았다.

한 창조론자의 회개 

하나님! 창조의 신비를 풀어보겠다고 동분서주한 지난 세월들을 아픈 마음으로 돌이켜봅니다. 창세기의 충격을 경험한지 28년, 창조론 공부에 저의 인생을 드리기로 작정하고 제대로 된 창조론 책을 써 보려고 마음을 정한지 25년... 하지만 창조의 신비를 풀기는커녕 도리어 혼란을 더 가중시켰음을 고백합니다. 저는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고, 하나님 앞에서 겸비한 자가 되고 싶었고, 충성된 진리의 증인이 되고 싶었지만 뿌리 깊은 저의 죄성으로 인해 오히려 악하고 교만한 삶을 살아온 것을 회개합니다. 제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자고하며 자랑하며 살아온 것을 회개합니다.

....

하나님! 영원에 비추어보면 하루살이만도 못한 제가 지구와 우주의 역사를 다 아는 것처럼 건방을 떨며 창조 연대 논쟁을 했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구와 우주의 연대를 두고 많은 사람들을 정죄한 것을 회개합니다. 처음에는 확실한 증거도 없이 지구와 우주가 오래 되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진화론자로, 나아가 무신론자로 매도했고, 후에는 지구와 우주의 연대가 6000년 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무지하고 교만한 맹신주의자라고 비난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그래서 우주와 지구의 역사보다도, 대폭발 이론보다도, 날-시대 이론보다도 비교할 수 없이 귀중한 형제 사랑을 버렸고,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지푸라기 같은 과학적 사실들과 바꾸었으니 저는 처음 사랑을 버린 자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는 자입니다.

.......

("한 창조론자의 회개" 중에서)

물리학자로서 창조과학의 명백한 오류인 젊은 지구 연대 문제에 대해 그렇게 오랫동안 빠져 있었지만, 다행스럽게 뒤늦게라도 오류를 깨달은 것을 감사한다.

하지만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료 학자들이 명백한 학문적 오류와 결론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거나 입장을 수정하지 않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들이 학자로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있다.

Q: 그동안 교수님과 VIEW의 활동을 미루어 보면, 창조론 논쟁에 있어 중요한 성과나 결과가 없다고 할 수 없지 않나?

동의한다. 그간의 개인적인 노력과 VIEW의 역할을 통해 경도된 창조론 운동을 어느 정도 바로 잡고 또 올바른 관점을 알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VIEW를 통해 600여 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그 중 삼 분의 이는 목회자다. 이들 중 상당수는 VIEW에 입학할 때 기존 창조과학회에서 주장하는 시각과 지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VIEW에서 제공하는 강의, 필드 트립, 세부 세미나로 구성된 커리큘럼 중 초기 일반 강의만 듣고도, 창조과학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깨닫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진리와 과학은 특정한 소수의 주장이나 입장이 아니라, 증거와 사실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Q: 창조과학 논쟁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에게 전체적인 논쟁의 지형과 용어 등을 소개 부탁한다.

창조과학은 과학적 창조론 등 여러 가지  용어로 불린다. 하지만 창조과학이 주장하는 핵심은 6천년 지구설(젊은 지구설)과 노아 홍수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노아 홍수론이란 고생대 캄브리아기부터 신생대 제4기 홍적세까지 형성된 지층이 10개월 반 동안의 홍수에 의해 한꺼번에 생긴 것이란 주장이다. 창조 과학자들은 이 노아 홍수론을 바탕으로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설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하지만 젊은 지구론이나 노아 홍수론(노아 홍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노아의 홍수에 의해 고생대로부터 신생대 말까지의 지층이 생겼다는)은 지질학의 기본만 알아도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억측임을 안다.

창조과학의 또 다른 중요한 정체성은 성경의 기계적 혹은 문자적 영감설이다. 성경의 문자적 해석을 바탕으로 성경이 말하고 있는 것은 현대 과학적으로도 문자 그대로 진리라고 주장한다. 창조과학자들은 이런 시각으로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창조과학을 우측 극단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복음주의권 내에서 좌측 끝은 유신 진화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사이에 지적 설계론이나 오랜 지구론 등 다양한 주장을 포함하는 넓은 스펙트럼이 있다. 그중에 가장 논리가 취약한 것이 창조과학이다. 명확하게 틀린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창조과학은 이를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서만 논의가 이루어질 뿐 일반 과학계나 다른 학문 영역에서는 전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창조과학과 나머지 창조론 논의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창조과학은 유사 과학에 빠졌다는 표현보다는 유사 과학 그 자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그뿐만 아니라 창조과학의 시작 또한 과학적 연구가 아니라 안식교 교주의 신비적 체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안식교를 시작한 앨런 화이트(Ellen G. White)가 어릴 적 사고로 인해 크게 뇌 손상을 입고 여러 날 동안 혼수 상태를 겪었는데 그 후 그녀는 수많은 입신 경험을 하면서 천국을 보았다고 주장하였다. 이후로 사망 전까지 그녀는 몇천 번의 환상을 보았다고 주장하면서 그 내용을 여러 권의 책으로 기록하였는데, 그 내용 중에 창조 과학의 내용이 나온다.

이후 안식교 교인 조지 맥그리디 프라이스는 이 내용을 지질학적으로 정립하여 여러 권의 저서를 내놓으면서 창조과학의 기초를 닦았다. 또한 그의 제자 클리포드 버딕은 스승의 창조과학을 이어받아 발전시키는 가운데 개신교 출신 토목공학자 헨리 모리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결국 안식교의 앨런 화이트, 조지 맥그리디 프라이스, 클리포드 버딕의 창조과학을 배운 헨리 모리스가 개신교 창조과학을 시작하고 그 확산의 선봉에 섰고, 그가 바로 한국에 창조과학을 소개했다. 복잡한 이야기지만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 이유는 결국 창조과학은 정통 개신교 운동이 아니라 안식교 교주의 신비경험에 뿌리를 둔 유사 과학이라는 것이다. 한국 역시 개신교 창조과학이 시작된 80년대 이전부터 이미 안식교 재단 학교인 삼육대학이 창조과학을 가르쳤다.

이런 역사를 가진 창조 과학이 오늘날 한국 주류 교단을 비롯하여 수많은 교회에서 버젓이 성행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양승훈 교수가 쓴 "창조론 대강좌 1-6권", 7권이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양승훈 교수 페이스북)
양승훈 교수가 쓴 "창조론 대강좌 1-6권", 7권이 곧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양승훈 교수 페이스북)

Q: 유사 과학으로서 창조과학이 가진 오류와 왜곡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단 신앙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통일교와 몰몬교 등 이단 내에도 훌륭한 과학자가 많다. 하지만 이들의  틀린 지식과 경험은 신앙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나 자신도 23년 동안 창조과학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몰두했지만, 사실 편견 없이 공부한다면 그 모순과 오류를 깨닫는 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는 내용이었다. 지식 이상의 문제가 있다.

문제는 창조과학이  과학으로서 기초적으로 가져야 할 수정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증거와 논리가 정확하면 기존의 입장과 주장을 수정할 수 있는 것이 과학이다. 하지만 창조과학은 이런 수정 능력이 없다.

요즘 많이 사용하고 있는 확증 편향이라는 표현 또한 이런 상황을 잘 설명할 수 같다. 과학을 포함한 학문의 첫 번째 덕목은 진리 앞에 열린 자세다. 주어진 진리 앞에 언제라도 자신의 입장과 주장을 변경할 수 있어야 하는데, 창조과학자들은 자신의 주장과 입장에 주어진 증거와 연구 결과를 짜 맞춘다. 결과적으로 끊임없는 확증편향에 빠지고 만다.

일종의 근본주의와 유사하다. 근본주의라는 말이 원래 나쁜 말이 아닌데, 문자 주의와 혼동하면서 나쁜 말이 된 것 같다. 성경의 진리를 문자에 가둘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자를 지켜려다 보니 더욱더 폐쇄적이고 공격적인 자세가 나오는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창조과학이 절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는 창조과학이 사실과 증거보다는 맹목적인 신념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목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목회자 스스로가 창조과학의 모순에 빠지지 말아야 할 뿐만 아니라 함께 하는 공동체와 열린 자세로 진리를 탐구하고 또 창조를 바라보아야 한다.

Q: 기독교 신앙은 과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나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연구하는 과학과 그분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은 서로 모순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Integrity(조화, 통일)의 하나님이다. 창조에 대한 과학적 증거와 그에 대한 말씀이 서로 충돌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왜 과학과 성경 혹은 그 해석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까? 그것은 기본적으로 성경과 과학에 대한 잘못된 이해 혹은 해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성경을 하나님 말씀 혹은 진리로 믿는다는 말이 그 말씀에 대한 해석 또한 진리로 만들 수는 없다. 해석은 언제나 오류와 재해석의 가능성에 열려 있다.

과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과학의 이름으로 여러 가지 팩트를 제시하며 많은 주장을 하지만 그 가운데는 과학의 껍데기를 가지고 엉뚱한 주장을 하는 과학적 이데올로기도 상당히 많다. 과학주의나 자연주의, 과학적 무신론 등이 그 예일 것이다. 이러한 과학적 이데올로기는 이것을 주장하는 이들의 신앙이지 과학이 아니다. 결국 이런 과학을 가장한 이데올로기가 기독교와 충돌을 만들어 낸다. 이런 과학에 대한 오해를 분별할 필요가 있다.

성경 해석에 대한 문제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두가 성경 신학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성경에 대한 지식과 해석에 대한 이해를 갖출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성경이 어떤 책인지에 대한 성경관과 그 성경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조과학에서는 성경을 과학 교과서를 보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성경은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계시의 책이지 과학의 책 아니다. 결국 계시의 책을 과학책으로 오해하고 계시를 과학으로 해석하면서 엉뚱한 과학적 주장을 하거나 마치 성경과 과학이 충돌하는 것과 같은 허상을 만들게 된다.

다시 말해 성경에 대한 해석의 문제와 과학의 이름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과학적 이데올로기가 성경과 과학의 충돌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 과학과 성경 그 자체가 충돌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성경과 과학에 대한 오해, 혹은 해석에의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아가 성경과 과학을 대화 가능한 통합적인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필요도 있다. 동시에 과학과 성경 어느 한쪽이 상대방에 대해 일방적인 해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 서로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 할지라도 말이다.

양승훈 교수가 선교를 떠나는 에스와티니 기독의과대학 전경(양승훈 교수 페이스북)
양승훈 교수가 선교를 떠나는 에스와티니 기독의과대학 전경(양승훈 교수 페이스북)

Q: VIEW의 후임자나 후학 혹은 교회에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열심을 다해 창조과학의 오류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앞으로도 쉽지 않은 작업일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경계에 서서 혼란스러워하거나 바른 이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을 위해 일선의 학자와 목회자의 역할이 크다.

교회에 건전한 지성을 가진 성도가 더욱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교회가 책을 읽고 토론하며 건강한 지성을 키울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자로서 몇 편의 글만 남겨두고 훌쩍 선교지로 떠나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서 맡은 바를 열심히 한다면 그 결과는 하나님이 책임지실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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