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희망의 백신이 되기를 꿈꾸며, “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
교회가 희망의 백신이 되기를 꿈꾸며, “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
  • Michael Oh
  • 승인 2021.09.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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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일 목사 인터뷰

[뉴스M=마이클 오 기자] “선교사 백신 접종은 목숨을 걸고 현장을 지키는 분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자 연대의 행동입니다.”

선교사 픽업 중인 김동일 목사 (김동일 목사 페이스북)
선교사 픽업 중인 김동일 목사 (김동일 목사 페이스북)

열흘 남짓 “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Safe Missions Vaccine Project)”의 종료를 바라보며 더욱 의연해진 목소리로 전하는 김동일 목사의 호소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가운데 선교 현지에 남아 고집스럽게 버티는 선교사를 바라보며 토해내는 심정이기도 하다.

불과 3개월여 짧은 기간 동안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자원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세계 각지에 있는 선교사를 초청하여 백신 접종 지원을 해오고 있다. 현재까지 65가정, 100명이 훌쩍 넘는 선교사 및 가족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선교사 가정 픽업을 위해 공항을 오가는 발걸음과 마음은 더욱 분주하다. 선교사 한 명, 한 가정이라도 더 백신 접종을 받게 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선교사 백신 접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가 경험하고 느낀 것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팬데믹 상황에 있는 교회와 기독교 신앙은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지 김동일 목사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보았다.

인터뷰중인 김동일 목사 (뉴스엠)
인터뷰중인 김동일 목사 (뉴스엠)

지금까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현재 약 65 선교사 가정이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계속해서 선교사 가정의 백신 접종 문의 및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 실행 위원회 회의를 통해 기존 8월 31일 프로젝트 종료 기일을 9월 15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15일 입국자까지 접종 지원을 하면, 아마도 10월 10일경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8월 31일에는 기존 워싱턴, 플로리다, 텍사스 브랜치는 접종 지원을 종료하게 되고, 엘에이 브렌치만 남아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최종 종료일까지 선교사 가정의 백신 접종 지원을 하게 될 것이고, 총 80가정이 혜택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8월 31일 이후 접종을 희망하는 선교사 가정은 엘에이에 있는 실행위원 김동일 목사(rdik21@yahoo.com)나 전정하 목사(chunjeongha@hotmail.com)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백신 접종 외에도 선교사 가정을 위한 봉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

워싱턴과 보스턴 지역을 중심으로 무료 건강 검진과 치과 의료팀 Dentist for Humanity이 방문 중인 선교사 가정의 치아 점검 및 치료를 했다. 바쁜 의료 현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의료진이 수고했다.

그 밖에도 접종을 기다리는 선교사 가정을 위해 각 지역 교회나 교인이 수시로 식사를 준비하여 제공하기도 했다.

다수의 선교사 가정이 백신 접종뿐만 아니라 따뜻한 환대에 위로와 충전의 시간이 되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후원 현황은 어떻게 되나?

현재 후원금 접수는 마감했다. 놀랄 만큼 주변의 지원과 응원이 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필요한 만큼 자원이 확보되어 더는 후원금은 받지 않기로 했다. 감사할 일이다.

더불어 후원금 지급도 늘리기로 했다. 원래는 아프리카 선교사 $1000, 기타 지역 $500이었는데, 현재 모든 지역 선교사에게 $1000을 지급하고, 가족 구성원 1일인 $500씩 추가로 지급하고 있다. 또한 추가 재정 지원 요청을 하는 선교사에게는 확대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후원금 지원 외에도 지역의 여러 교회에서 돕는 손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엘에이 지역에서 프로젝트가 연장 진행됨에 따라 각종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선한청지기 교회에서는 선교사 가정 픽업 및 이동을 위해 차량 및 차량 유지비 일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나성 영락교회와 충현선교교회는 선교관을 선교사 가정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 후속 계획이 있는가?

프로젝트 종교 기일을 기점으로 모든 조직을 해산하고 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운영위원 사이에서 세운 세 가지 원칙, ‘조직은 단순하게, 재정은 투명하게, 그리고 해산은 깔끔하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순수하게 어려움에 부닥친 선교사 및 가정을 돕기 위해 모인 것이므로, 오직 그 목표에만 집중하자며 함께 했던 다짐이다. 그 덕분에 짧은 시일이지만 원활한 준비와 나름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교파와 전통을 가진 분들이 함께 모였지만, 개인적인 이리를 따지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어떤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는가? 전하고 싶은 말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선교 현지의 상황이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선교사가 전하는 이야기를 미루어보면 적어도 25명 이상의 선교사가 순직했고, 위중한 상황에 부닥친 분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더욱 선교사에게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급박한 마음이 갈수록 더해진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선교사는 접종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비용도 부담되고 현지인과 상황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백신 접종이 오히려 더욱더 합리적이고 유익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선교 현지에서 코로나 감염은 거의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탄자니아에 한 선교사가 증언하기로는 ‘코로나 감염 확산이 파도가 밀려오는 것처럼 눈에 보였다’고 했다. 선교 현장 특성상 오지에 계신 분들이 감염되면 어쩔 수 없이 에어 앰뷸런스를 동원하게 되는데, 그 비용이 한화로 계산하면 2억 5천에서 3억이 든다고 한다. 그러고도 생명을 건질 수 있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뿐만 아니라 선교사 감염은 가족 전이뿐만 아니라 주변 전파도 당연한 수순처럼 이어진다. 다행히 전이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감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될 경우 남겨지는 가족의 상실과 슬픔은 그 무엇으로도 회복될 수 없으며, 정당화될 수 있는 희생도 아니다. 백신 접종은 결코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과 이 위기를 함께하는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다.

일부이긴 하지만 한국에 있는 교인 가운데 왜 선교사가 굳이 미국 가서 백신을 맞느냐며 불평을 한다고 한다. 혹시 미국 여행 가고 싶어서가 아니냐며 의심도 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분들의 무지가 이해되지만, 오해라는 것을 꼭 이야기해주고 싶다. 백신 접종을 위해 선교사가 미국에 입국하는 것은, 미국만 여행자에게 조건 없이 백신 접종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선교사가 이런 오해 때문에 접종을 꺼린다고 한다. 파송 교회나 단체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선교사들에게 더욱더 많은 지원은 못하더라도, 가능한 백신 접종을 위해 응원하고 기도해줄 수 있는 분위기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일선에 있는 목회자들이 이런 오해를 하는 교인들에게 잘 설명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치과 진료 봉사중인 [Dentists for Humanity](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 페이스북)
치과 진료 봉사중인 [Dentists for Humanity](세이프 미션 백신 프로젝트 페이스북)

이제 포스트(Post) 코로나가 아니라 위드(With) 코로나라고 한다. 앞으로 교회 혹은 기독교 신앙은 어떻게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살아가야 할까?

프로젝트 전부터 준비하던 세미나가 있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세미나 제목이 ‘불안에서 희망으로’다. 팬데믹 상황에 교회와 기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이야기다. 모두 두렵고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더욱 희망을 발견하고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말이나 생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실천을 통해 그리고 개혁의 목표로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이런 변화의 요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교회의 존폐뿐만 아니라 교회의 존재 의미를 이런 희망에서 찾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시대의 파도에 매몰되고 말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작지만 교희가 어떻게 희망을 가리킬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평가하고 있다. 프로젝트 성과도 그렇지만, 진행 방식 또한 개 교회 전통과 상황을 뛰어넘고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전통과 방식 위에 서 있는 교회와 신앙이 오히려 시대의 위기 가운데 더욱 본질에 충실하고도 새로운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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