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끝] ‘종교세탁’ 시도한 윤석열 예배 퍼포먼스
[뉴스 뒤끝] ‘종교세탁’ 시도한 윤석열 예배 퍼포먼스
  • 지유석
  • 승인 2021.10.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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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 논란 물타기·보수 개신교 지지기반 다지기 노림수 엿보인 순복음교회 예배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의 예배 참석은 주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의 예배 참석은 주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이번엔 성경책이다.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렸다. 손에 성경책을 들고서. 

윤 전 총장의 예배 참석이 노리는 바는 명확하다. 앞서 윤 후보는 손바닥에 한자로 적힌 ‘임금 왕(王)’자로 곤욕을 치렀다. 또 최근엔 부인 김건희 씨가 역술에 중독된 상태라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윤 후보의 예배 참석은 이 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그런데 윤 후보의 예배참석이 갖는 의미가 여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개신교 교회, 특히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포함한 대형 보수 교회는 보수 야권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이다. 윤 전 총장도 보수 지지층의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결국 윤 전 총장이 역술 논란이 일자 교회를 찾은 건 지지기반을 달래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건 윤 전 총장이 예배를 위해 찾은 교회가 여의도 순복음교회라는 점이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얼마전 타계한 고 조용기 목사가 일군, 세계 최대 규모로 잘 알려진 교회다. 

묘하게도 이 교회 분위기는 ‘역술’과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 개인적인 복만 바라는, 이른바 ‘기복신앙’이 한국 개신교 교회가 안고 있는 병폐 중 하나라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이 같은 기복신앙을 자양분 삼아 성장한 대표적인 교회다. 고 조용기 목사는 생전에 세속의 성공이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교의를 설파해왔고, 그의 교의는 ‘번영신학’이란 새지평(?)을 열었다. 

역술이 가장 중시하는 덕목도 바로 ‘복’이다. 그러니 윤 전 총장으로선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 참석이 역술 논란도 물타기 하고, 역술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윤 전 총장 뒷배엔 '김장환 목사'?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의 예배 참석은 주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 MBC 화면 갈무리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의 예배 참석은 주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 MBC 화면 갈무리

성경책은 윤 전 총장 예배 참석 퍼포먼스(?) 해석하는 또 하나의 유력한 코드다. 윤 전 총장은 “어찌 성경책을 들고 다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성경책이 우리 원래 집에도 몇 권이 있고, 김장환 목사가 따로 이렇게 해서 주신 것”이라고 답했다. 

김 목사가 윤 전 총장에게 따로 챙겨준 성경책은 김 목사가 2017년에 한정판으로 내놓은 성경책으로 파악됐다. 앞서 김장환 목사는 고 조용기 목사 빈소에서 윤 전 총장을 만나 안수기도를 했고, 직접 “하나님 믿어야 돼”라고 전도하는 등 각별하게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김 목사는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과 각별한 관계에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 씨가 국정농단으로 탄핵 위기에 몰리자, 민심을 듣겠다며 불러들인 이가 바로 김 목사였다. 

김 목사는 1980년 5월 당시 국보위 위원장이던 전두환 씨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김 목사는 그의 전기 <그를 만나면 마음에 평안이 온다>에서 그때를 이렇게 회고했다. 

"5월 초 신록이 물들기 시작할 무렵 김장환 목사의 인계동 집 정원에서 전두환 위원장은 실로 오랜만에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보안사 요원들이 집을 빙 둘러싸고 있어 바깥 분위기는 긴장이 감돌았지만 식사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김 목사가 전 씨를 불러들인 시기는 광주 5.18 비극이 임박한 시점이었다. 이토록 엄중한 시기에 김 목사는 보안사 요원들의 철통 경호를 받으며 전 씨와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진 것이다. 

이후 김 목사는 12.12 40주년이던 2019년 12월 12일 서울 시대 고급 중식당에서 전 씨 등 당시 주역들이 만찬을 즐기는 자리에 다시 한 번 등장했다. 

보수 권력과 늘 가까이 있던 김 목사이다보니 안수기도와 함께 한정판 성경책까지 건네주며 윤 전 총장을 각별히 챙기는 모습은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윤 전 총장이 이번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참석을 통해 얻고자 했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건, 윤 전 총장이 이번 예배를 통해서 ‘종교 세탁’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점이다. 참으로 요지경 같은 대선 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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