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끝] ‘망언제조기’ 윤석열, 사시제도 문제는 없나?
[뉴스 뒤끝] ‘망언제조기’ 윤석열, 사시제도 문제는 없나?
  • 지유석
  • 승인 2021.10.22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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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칭송’ 발언, 사과 조롱 디스 사진까지, 인간성마저 의심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의 예배 참석은 주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오전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의 예배 참석은 주술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칭송 망언이 연일 여론을 들끓게 한다. 

발단은 지난 19일 부산을 찾았을 때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한 윤 전 총장의 발언이다. 발언이 알려지자 즉각 반발이 일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제 발언은 5공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각 분야에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사과는 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흔한 논란이다. 사실 윤 전 총장은 ‘1일 1망언’으로 자주 입길에 올랐으니까. “노동자가 주 120시간이라도 일하게 해야”, “가난한 사람들은 부정식품 이하라도 사 먹을 수 있게 해야”, “암 걸려 죽을 사람은 임상시험 전이라도 신약 쓸 수 있어야” 등은 대표적인 망언이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에서 불거졌다. 유감표명 직후 개인 SNS계정엔 윤 전 총장의 돌잔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 딸린 글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석열이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이뿐만 아니다. 윤 전 총장은 21일 주로 반려견 토리의 사진을 올리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다. 두 사진 모두 사과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해석될만한 것들이었다. 

윤 전 총장은 정치인이다. 그리고 야권에선 유력 대선 후보로 점쳐지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와 그의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정치적이다. 이번 ‘개 + 사과’ 사진이 여론 전반에 파장을 미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과하기 싫어 사과 희화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전두환 칭송’ 논란에 휩싸이자 사과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해석될만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더 큰 반발을 부르고 있다. Ⓒ 윤석열 예비후보 인스타그램 화면갈무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전두환 칭송’ 논란에 휩싸이자 사과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해석될만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더 큰 반발을 부르고 있다. Ⓒ 윤석열 예비후보 인스타그램 화면갈무리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면, 문제가 된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대선 후보로 나선 사람이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지지정당이나 보수-진보라는 전통적 이념 노선을 떠나 이 같은 행태는 지탄 받아 마땅하다. 그간 윤 전 총장이 이전에 내뱉은 말들까지 감안해 보면 인간으로서 함량 미달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정치적 논란과 별개로 우리 사회의 공직자 충원 시스템에 문제는 없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시험 성적이 우수한 이들에게 너무 큰 권력을 맡기는 것 같다. 검사만 봐도 그렇다. 

초임 검사시절부터 ‘영감님’ 소리 들으며 줄을 대려는 자들이 넘쳐난다. 수사권과 기소권이란 양날의 칼로 전직 대통령도 잡아넣을 수 있는 위치라서 일 것이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군림하려는 태도가 스민다. 동시에 잘못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 역시 자연스러워진다. 

윤 전 총장이 딱 그렇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말로 구설수에 오를 때마다 책임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 적이 없다. 오히려 책임을 떠넘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신경질적인 반응까지 보였다. 이 과정에서 예기치않게 문제적인 발언이 나와 또 다른 논란이 일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고발사주 의혹 직후 가진 기자회견 자리였다.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9월 8일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격앙된 어조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런데 윤 전 총장은 의혹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정치 공작을 하려면 인터넷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더 큰 파문을 일으켰다. 발언 직후 ‘메이저 언론’을 언급한 태도가 대선 후보로서 적절치 않은 언론관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볼 때, 윤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서 보인 행태는 검사 시절 체득된 행태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들끓는 사과 여론에 몸을 낮추기 보다 사과는 끝내 하지 않고, 여론을 ‘디스’하는 듯한 게시물을 버젓이 공론의 장에 올리는 것이다. 

어느 나라고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성적 받아 졸업한 인재는 사회 요직을 맡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시험 점수가 전부인 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어찌보면 윤 전 총장은 우리 사회의 엘리트 충원 시스템이 키운 괴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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