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6년동안 생존을 위해 살았다”
“우리는 지난 6년동안 생존을 위해 살았다”
  • 양재영
  • 승인 2021.11.20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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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김의승 목사 성적 학대 문제 다시 재조명
피해자 남편 인터뷰…고통스러웠다

6년전 본지가 심층보도한 뉴욕 그루터기교회 김의승(영어명, Victor Kim) 목사의 사건이 또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의승 목사는 10여년간의 목사의 신분으로 벌인 성적 일탈로 인해 2015년 6월 자신이 창립 멤버로 참여한 AMI(Act Ministries International) 교단으로부터 면직을 당했으며, 이후 교회 재정을 불투명하게 사용한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증폭되었다.

현재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의승 목사는 최근 본지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기사의 삭제 또는 수정을 요구했다. 

김 목사는 메일을 통해 “뉴스의 이름 및 사진을 수정이나 이니셜 처리 또는 삭제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기사의 내용이 일방적이며 사실도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 서울에 머물고 있다고 밝힌 김 목사는 그동안의 고충도 밝혔다. 

그는 “이로 인해서 수년간 극도의 정신적 고통으로 살아왔으며 이제 도저히 버틸수가 없는 어려운 상황이 되어 내용의 수정 및 삭제를 요청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본지는 김의승 목사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당시 피해자 부부에 연락을 취했으며, 피해자의 남편이 당시의 사건과 현재까지의 근황에 대한 인터뷰에 응했다. 반면 김의승 목사는 그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을 요청한 본지의 메일에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은 피해자 남편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김의승 목사(좌)와 그가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 일부(피해자 가족 제공)
김의승 목사(좌)와 그가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 일부(피해자 가족 제공)

-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간 후 6년여의 시간이 지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우리 부부는 지난 6년동안 생존을 해왔다. 아내는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아왔다. 다시 흙탕물을 만들고 싶지 않아 언론 보도 이후 침묵해왔다. 

당시에는 오늘날 같이 가스라이팅이나 미투 운동, 그루밍, 성적 학대(sexual abuse)와 같은 것들을 적합하게 판단할 장치가 없었다. 그래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었지만 공론화 될 수 없었다. 우리는 운이 좋게 전문가와 상담을 하면서 알게된 것이다.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다. 그냥 묻어놓고, 닫아버리고 생각을 안하는 것이 더 좋았을 수도 있었다. 상담을 통해 기억이 나고,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다. 

이러한 피해는 교회 사역자나 단체의 리더들에 의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우리와 같은)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서게됐다. 

- 김의승 목사에 대한 경찰과 검찰에 고발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아내는 김의승 목사에 의해 완전히 조작된 성적학대를 받았다. 그 당시 모든 자료를 가지고 있다. 스페셜 빅팀 뷰로(Special vIctim bureau) 소속의 검사를 만났고, 뉴욕경찰(NYPD)에도 보고했다. 당시 뉴욕은 우리와 같은 사건을 진행하기엔 까다로운 주였다. 다른 피해자가 나온다면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레이스'(Grace, www.netgrace.org)라는 '종교단체에서 벌어지는 성적 학대 등을 전문적으로 조사하고 교육하는 단체'의 도움도 받았다. 이 단체에서 과거 검사로 일했으며, 오랫동안 상담을 해왔던 변호사와 상담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이 사건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며, 단호하게 범죄라고 정의했다. 다만 뉴욕이라는 상황과 미투(#Me Too) 이전이었기 때문에 법적절차가 이차적 정신적 피해를 주기때문에 피해자의 회복과 치유에 집중하도록 권유받았다. 

- 추가적인 피해자는 나서지 않은 상태인가?

그렇다. 합리적 의심과 추론이 가능한 피해자가 최소 3-4명 정도 있다. 하지만, 아직 나서는 사람은 없다. 한국으로 이주한 자매도 있고, 결혼해 (언론 보도 후) 연락을 끊고 번호를 바꾼 사람도 있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이 피해자인지를 모를 수도 있다.  김의승 목사는 머리가 아주 좋은 사람이다. 목사와 교인으로서 분명한 선을 긋고 복종하게 만드는 유형이다. 그는 절대로 자기가 지시하지 않는다. 피해자들이 스스로 하도록 만들거나 스스로 했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그루밍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전화통화, 문자나 이메일을 통해 (상대를) 조종하고 그루밍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 교단(AMI)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였는가?

AMI교단은 김의승 목사를 비롯한 3인이 중심이 되어 만든 단체이다. 그래서 교단과는 오래전부터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교단에서 잘 처리할 줄 알았다. 처음엔 김 목사의 ‘조작'과 ‘조종'에 의한 성적 학대이며, 쉽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등 우리 부부를 도와주려는 제스처를 보였다. 하지만, 아내를 이용해 김의승 목사가 문자 증거를 남기도록 하고, 그루터기교회에 다른 목사를 이임한 이후 모든 교인들에게 우리와 관계를 끊도록 종용했다. (우리 입장에선) 교단으로부터 뒷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 

AMI교단이 피해자 가족에게 보낸 이메일. 교단은 이 사건을 '조작'과 '조종'으로 인한 성적학대이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피해자 가족 제공)
AMI교단이 피해자 가족에게 보낸 이메일. 교단은 이 사건을 '조작'과 '조종'으로 인한 성적학대이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피해자 가족 제공)

- 김의승 목사가 자신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하고 있다.

전형적인 그의 전략이다. 과거 그의 블로그를 통해 결백을 주장한 것도 그러한 전략의 한 과정이다. 혹시라도 사람들이 물어보면 블로그를 보면 된다는 식으로 넘어간다. 전문가들도 이런 사건의 가해자들의 전형적인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 전문가와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들었던 아내의 상태는 어떤가?

정신과 의사와 변호사, 전문 상담사를 통해 진단과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으며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3년정도 집중 치료를 받았고, 지금도 계속해서 상담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내의 사례를 전형적인 목사에 의한 성적 학대라고 말해줬다. 

- 김 목사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사과나 해명을 들은 적이 있는가?

전혀 없었다. 교회를 나온 후 마주친 적도 없다. 절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다. 현재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경에 대한 해석이 좋고, 설교를 잘한다. 아마 그 지식으로 한국에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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