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선교에 적합한 한인 교회, 그러나…
원주민 선교에 적합한 한인 교회, 그러나…
  • 안맹호
  • 승인 2011.02.25 18: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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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맹호 목사의 인디언 선교', 어설픈 사명감이 오히려 장애물

미국 원주민 선교에 대한 막연한 가능성과 기대감을 가지고 주변의 동료들과 의논을 하던 어느 날 한 선배 목사님이 “미국 원주민 선교는 한국 교회 몫이다”라는 말을 했다. 나는 "왜 미국 원주민 선교가 한인 교회의 몫인가"라는 질문을 되새기기 시작했다. "왜 이 사역이 중요한가? 또 왜 하필 한인 교회가 이 사역을 담당하여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다.

원주민 사역에 지친 미국 교회

지난 2~300년 동안 미국 교회는 미국 원주민 선교를 위해서 힘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오늘의 선교 현황은 거의 실패한 상황이다. 그 원인은 역사적 상처와 이와 관련된 선교 사역의 실책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60년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중심으로 한 소수민족의 민권운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하면서 이 바람은 미국 원주민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이들은 백인들부터 수백 년 동안 당한 수모와 핍박을 상기시켰고, 그들에게 백인이란 존재는 곧 기독교도들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정성과 물질을 쏟아 넣었던 백인 선교사들은 이제 지치고, 피곤한 상황이며, 동시에 미국 원주민 선교는 자기들이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교회들도 하기 어려운 상황

구라파 교회도 미국 교회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며, 동시 여타의 나라들의 교회는 몇 가지 점에서 이 사역을 감당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선교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가지 필요조건이 있다. 첫째는 훈련된 인력, 둘째는 재정적인 능력, 셋째는 이 사역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이 있어야 한다.

제3세계는 위의 3가지 필요조건에 있어서 거의 문제가 되고 있다. 더구나 이들 국가들도 보편적으로 서구의 여러 나라들의 선교를 받으면서 많은 상처를 입은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제3세계의 교회들은 인력 공급에 있어서나 재정 후원의 면에서도 부족하다고 본다. 또 19세기 이래 복음 전도자 뒤에 따라 들어왔던 총칼을 앞세운 군인들로 인해서 오히려 서구에 대해 우호적이지 못한 감정이 있다는 말이다.

한인 교회는 과연 이 사역을 위해 준비된 교회인가?

그렇다면 미국 원주민 사역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한인 교계는 다른 나라의 교회가 가지지 못한 선교를 위한 3가지 필요조건을 보기 드물게 충족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필요한 인력 문제가 해결되었다. 지난 120여년을 지나오면서 한국 교회는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다. 한국 교회의 부흥은 세계 선교계에 기록적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교역자 배출에 있어서도 과잉이라할 정도로 많이 배출되고 있다. 다만 적재적소에 공급되지 못할 뿐이다.

둘째, 재정 후원 능력도 괄목할 정도로 향상되었다. 최근 전 세계적 경기 후퇴로 다소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상황을 생각할 때 한국(또는 한인 사회)의 경제 상황은 기적에 가까울 정도의 발전을 이루어 왔다는 사실은 우리들만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경제계가 주목할 정도의 ‘역사적 사건’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보편적인 인식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오늘날 한국 교회와 미주의 한인 교회는 역사적으로 지금처럼 풍요로운 시대를 일찍이 경험한 때가 없었다는 말이다.

셋째, 정서적 적합성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여러 가지 조건 중에서도 가장 신비한 하나님의 섭리가 아닐 수 없다. 근대에 이르러 선진국으로부터 복음을 전해 받은 나라들이 상당한 상처를 함께 입은 것과는 달리 한국의 상황은 전혀 반대라는 사실이다. 미국으로부터 선교사들이 우리 땅에 들어올 때에는 조국이 일본의 압박에 의해 고통당하던 시기였다. 이때 다수의 선교사들은 우리와 아픔을 함께하였다. 그러므로 한국 교회는 기독교 선교에 있어서 역사적 상처를 동반하지 않은 드문 경우이다.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원주민들과 우리 사이에 대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으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에 한인 교회는 미국 원주민선교를 위해 준비된 교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회 선교에 대한 우려하는 시각도

그러나 지금 한국 교회의 선교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한국 교회가 매우 공격적이라는 관점이다. 미국 원주민들의 역사적 경험과 우리는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상반된 것도 있다. 우리 역사에서는 기독교 선교가 고통을 나눈 것이었지만, 미국 원주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참담한 것으로 지금도 우리 앞에 놓여있다. 그러므로 “복음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는 단순 논리가 원주민들에게는 그대로 이해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들이 받은 상처와 지금도 이들을 괴롭히는 아픔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미국 원주민 선교는 어설픈 사명감이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갈수록 미국 원주민 사역이 확대되어 가는 지금 우리 한인 교회마저 사역에 실패한다면 앞으로의 상황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복음을 가지고 생명 살리는 일에 전념해야 할 교회의 선교가 스스로 복음적이지 못했고, 방법도 복음적이지 못했던 과거를 다시 반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회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도 한인 교회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안맹호 / 북미 원주민 선교사(Dana Minist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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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u 2012-05-15 00:23:33
Don't even try it unless you genuinely love people, whether they are American Indians or not. Don't treat them like your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