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피난 중에 가족과 헤어진 채 이산가족이 된 재미 교포 노완찬 씨(87세, 미국 유타 주 거주)는 아내 김인숙 씨(1924년생)와 두 아들 노재선 씨(1945년 8월 5일 생)와 노재은 씨(1950년 3월 18일 생)를 찾고 있다. 미국에는 노 씨처럼 정치적인 문제로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반평생이 넘게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현재 북한은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에게는 북한 방문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일반 미국 시민들은 북한 외무부를 통하여 비자를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은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해외동포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그곳만을 통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유진벨재단의 임호 재정 이사에 따르면, 해외동포위원회를 통한 북한 가족 상봉은 과도한 비용을 초래하고 신변의 문제에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반면, ‘샘소리 프로젝트’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신변 안전이 확보되는 채널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정치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완찬 씨의 문제로 뉴욕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미 국무부 장관에게 도움을 청했던 짐 메디슨(Jim Matheson) 미 하원 의원은 북한과 미국 당국자 모두에게서 기대했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짐 메디슨 의원은 이산가족 문제가 미국 시민권자들이 처한 매우 절박한 인도주의적인 문제로서, 미국과 북한 간에 정치적인 이슈와 별도로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주기를 부탁하는 편지를 지난 3월 15일자로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어떠한 답변도 보내지 않았으며, 미국무부 측은 4월 5일자로 보낸 편지에서 미북간에 최우선 관심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짐 메디슨 의원이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의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인 이슈를 떠나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다루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그 요청이 수락되지 않은 것이다.
미 국무부 측은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이 '샘소리 프로젝트'나 남한의 적십자사를 통하여 가족 상봉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에 있어 ‘냉전의 현대사’를 만들어 온 미국이나 남북한 정부 모두에게서 소외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 한국, 북한 등 세 나라의 정치적인 문제로 만들어진 재미 동포의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에 과연 누가 나설 것인가? 노완찬 씨와 같은 처지의 많은 재외동포들이 생전에 꿈에도 그리는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인가? 한국전쟁 발발 후 57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이런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다음은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과의 상봉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노완찬 씨의 문제와 관련하여, 짐 메디슨 미 하원 의원이 북한 대사와 미 국무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와 그에 대해 미 국무부 측에서 보내온 답장을 기자가 번역한 내용이다. |
친애하는 박 대사님께, 친애하는 국무부 장관님께, 친애하는 메디슨 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