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의 이산가족 문제, 누가 해결할 것인가
재외동포의 이산가족 문제, 누가 해결할 것인가
  • 강희정
  • 승인 2007.06.23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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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몰린 재미 이산가족

한국전쟁 당시 피난 중에 가족과 헤어진 채 이산가족이 된 재미 교포 노완찬 씨(87세, 미국 유타 주 거주)는 아내 김인숙 씨(1924년생)와 두 아들 노재선 씨(1945년 8월 5일 생)와 노재은 씨(1950년 3월 18일 생)를 찾고 있다. 미국에는 노 씨처럼 정치적인 문제로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반평생이 넘게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현재 북한은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에게는 북한 방문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일반 미국 시민들은 북한 외무부를 통하여 비자를 공식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은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해외동포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그곳만을 통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유진벨재단의 임호 재정 이사에 따르면, 해외동포위원회를 통한 북한 가족 상봉은 과도한 비용을 초래하고 신변의 문제에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 있는 반면, ‘샘소리 프로젝트’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신변 안전이 확보되는 채널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는 미국 정치권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완찬 씨의 문제로 뉴욕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미 국무부 장관에게 도움을 청했던 짐 메디슨(Jim Matheson) 미 하원 의원은 북한과 미국 당국자 모두에게서 기대했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짐 메디슨 의원은 이산가족 문제가 미국 시민권자들이 처한 매우 절박한 인도주의적인 문제로서, 미국과 북한 간에 정치적인 이슈와 별도로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주기를 부탁하는 편지를 지난 3월 15일자로 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어떠한 답변도 보내지 않았으며, 미국무부 측은 4월 5일자로 보낸 편지에서 미북간에 최우선 관심사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짐 메디슨 의원이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의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적인 이슈를 떠나서 인도적인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다루어줄 것을 요청했으나 그 요청이 수락되지 않은 것이다.

미 국무부 측은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이 '샘소리 프로젝트'나 남한의 적십자사를 통하여 가족 상봉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들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에 있어 ‘냉전의 현대사’를 만들어 온 미국이나 남북한 정부 모두에게서 소외되고 있는 형편이다.

미국, 한국, 북한 등 세 나라의 정치적인 문제로 만들어진 재미 동포의 이산가족 상봉 문제 해결에 과연 누가 나설 것인가? 노완찬 씨와 같은 처지의 많은 재외동포들이 생전에 꿈에도 그리는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인가? 한국전쟁 발발 후 57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이런 문제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다음은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과의 상봉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노완찬 씨의 문제와 관련하여, 짐 메디슨 미 하원 의원이 북한 대사와 미 국무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와 그에 대해 미 국무부 측에서 보내온 답장을 기자가 번역한 내용이다.

친애하는 박 대사님께,

박 대사님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나는 오늘 나의 유권자인 노완찬 씨의 문제로 편지를 보냅니다. 노 씨는 자신의 가족이 북조선인민공화국에 살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노 씨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북조선 정부가 도와주기를 부탁드립니다. 다른 수많은 (이산가족을 둔) 미국인들처럼 노 씨는 55년이 넘게 기다려 왔고, 이제 그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습니다.

나는 노 씨의 비극적인 삶을 알고 매우 슬펐으며, 그와 비슷하게 절박한 사정을 가지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수천 명의 미국인 가족들이 북조선에 살고 있는 친지들에게 전화 한 통이나 편지 한 장 보내지 못하고 반 세기 넘는 세월을 고통 속에 살아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지들의 생사 여부조차 알지 못합니다. 나는 미국 하원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유권자인 노 씨가 너무 늦기 전에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책임을 느낍니다.

미국과 북조선 간에 선결되어야 할 심각한 이슈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북 양국의 시민들은 이산의 비극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하여 정치적 문제를 떠나서 인도적인 문제에 대해 해결할 길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나는 노 씨의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정보 자료를 이 편지에 덧붙였습니다. 나는 또한 나의 사무실 직원들이 이산가족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샘소리 팀과 함께 협력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들의 연락처는 207 C Street SE, Washington, DC 20003입니다.

짐 메디슨 하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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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국무부 장관님께,

나는 오늘 자신의 가족들이 북조선인민공화국(북한)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노완찬 씨의 문제로 국무부 장관님께 편지를 보냅니다. 나는 노 씨 가족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도적인 노력에 당신이 도와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노 씨는 55년이 넘게 기다려 왔으며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나는 노 씨의 비극적인 삶을 알고 매우 슬펐으며, 그와 비슷하게 절박한 사정을 가지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가족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수천 명의 미국인 가족들이 북조선에 살고 있는 친지들에게 전화 한 통이나 편지 한 장 보내지 못하고 반 세기 넘는 세월을 고통 속에 살아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지들의 생사 여부조차 알지 못합니다. 나는 미국 하원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유권자인 노 씨가 너무 늦기 전에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아야 할 책임을 느낍니다.

이산가족들의 나이를 고려하면,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습니다. 나는 이 문제가 안보, 난민, 인권과 같은 정치적인 문제와 별도로 다루어지기를 요청합니다. 부디 이것을 미국 시민들의 인도적인 문제로서 다루어주십시오.

나는 노 씨의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정보 자료를 이 편지에 덧붙였습니다. 나는 또한 나의 사무실 직원들이 이산가족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샘소리 팀과 함께 협력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들의 연락처는 207 C Street SE, Washington, DC 20003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찾을 어떠한 정보도 환영하며, 당신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짐 메디슨 미 하원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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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메디슨 씨께,

당신의 유권자인 노완찬 씨에 관해 3월 15일 편지를 보내주신 것 감사드립니다. 노 씨는 북조선인민공화국에 아직 살고 있을 가족들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국무부는 한반도 이산가족의 인도적인 비극에 대해 알고 있고 당신의 편지에 적힌 문제들에 대해 공감합니다.

미국과 북조선인민공화국은 현재 이산가족의 상봉 문제를 추진할 프로그램이나 기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북한에 관한 우리의 최우선 관심사는 6자 회담을 통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2005년 9월 19일 공동 성명과 2007년 2월 13일 공동 성명 이행을 위한 선결 조건 합의문에서 밝혔듯이, 6자회담은 또한 미북 간 관계 정상화를 포함하는 지역적 관계 개선에 대한 비전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 정상화 과정은 수많은 이슈를 망라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이 북조선에 있는 가족들을 상봉하는 것도 포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과 북조선인민공화국은 최근에 관계 정상화를 위한 양자 회담을 개시하였습니다. 이 회담은 초기 단계이며 해결되어야 할 많은 일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중간 과정에서, 우리는 당신과 노완찬 씨가 유진벨재단의 샘소리 프로젝트 팀과 협력을 계속할 것을 격려합니다. 노 씨는 남한 사람들이 북한 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있는 남한 적십자사와 접촉하기를 바랄 것입니다. 당신의 유권자는 한국 시민인 가족들을 통하여 남한 적십자사에 연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짐 메디슨 하원 의원님.

북한 정부는 현재 미국 시민들이 남한의 적십자사를 직접 통하는 것을 배제하고 있지만, 미국 시민권자들은 한국의 시민권자들과 협력하여 가족 상봉에 선발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기구와 연락할 수 있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Samesori
207 C Street,SE
Washington, D.C. 20003
(202)393-0645
alice@eugenebell.org

Korean Red Cross
32, 3ka Namsan-dong
Chung-gu, Seoul
Republic of Korea
82 23705 3661~6
International@redcross.or.kr

나는 당신에게 이 정보가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랍니다. 다른 질문이나 문제가 있으시면, 주저하지 말고 우리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제프리 티. 버거 법조 분야 부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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