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기자도 소망교회 취재 중 인사 발령
'추적 60분' 기자도 소망교회 취재 중 인사 발령
  • 조현호
  • 승인 2011.03.09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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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심인보 KBS 기자, 내부 비리 취재하던 중···"혹시? 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승호 MBC 'PD수첩' PD가 소망교회를 취재하던 중 다른 부서로 인사 발령 난 것과 관련해 KBS의 '추적 60분' 소속 기자도 소망교회를 취재하던 상황에서 국제부로 전보 조치된 것으로 드러나 '소망교회' 취재를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심인보 KBS 국제부 기자는 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PD수첩 최승호 PD가 소망교회를 취재하다 인사 발령이 났군요. 실은 저도 인사 발령 당시 소망교회 문제를 취재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반드시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니 또 '혹시?' 하는 생각이 드네요"라고 썼다.

그는 다만 "취재에 응해 준 소망교회 분들이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소망교회 음모론'으로 몰고 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트위터 글을 본 한 트위터 이용자는 "권력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확실하게 보여 주네요"라며 "가끔은 내가 지금 군사정권 아래에서 살고 있는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소망교회 문제는 저두 드릴 정보가 많습니다"라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 심인보 KBS 기자의 트위터 (사진 제공 미디어오늘)

 
 
심 기자는 지난 1월 '추적 60분'에서 국제부로 전보됐다. 추적 60분 제작진으로 8개월 가량 있었다. 심 기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소망교회와 관련해 "사전 취재를 거친 뒤 소망교회 현장에 ENG 카메라를 통해 4~5차례 촬영해 제작 준비를 해 두었으며, 방송을 위한 내용도 어느 정도 확보됐던 상태였다"며 "결정적인 제보자와 접촉을 하려던 과정에서 발령이 났다"고 밝혔다.

심 기자에 따르면, 취재한 시기는 2~3주간이었고, 취재하려던 내용은 모 목사의 비리와 세습 의혹에 관한 것이었다. 이때 취재와 제작을 위해 당시 추적 60분 CP, 부장, 국장에 보고했기 때문에 제작 책임자 라인은 자신의 소망교회 취재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고 심 기자는 전했다.

심 기자는 "자신의 전보 조치 이후 다른 추적 60분 PD가 소망교회에 대해 1~2주 가량 더 취재했으나 방송이 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심 기자의 인사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은 점이 적지 않다. 애초 추적 60분 등 한 프로그램에서 1년 이상 있으면 인사 대상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실제로 심 기자는 '취재파일 4321'에서 6개월 활동하다가 '추적 60분'으로 옮겨 왔고, 다시 8개월여 만에 국제부로 전보됐다. 이 때문에 심 기자에 대한 인사에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뒷말을 낳았다.

심 기자는 "1년이 경과하면 인사 대상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취재파일 4321'에 6개월쯤 있었고, '추적 60분'에 8개월 정도 있었다. 당시 나와 같은 경우였던 다른 기자는 인사가 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불만도 있었고 항의도 했었다"고 말했다.

심 기자는 소망교회 취재 이전에도 조현오 경찰청장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 계좌 발언 동영상' 입수 보도, 천안함 2탄 제작 등으로 현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로 '눈엣가시'같은 기자였다. 그는 "그런 이유 뿐 아니라 이번에 최승호 PD가 소망교회 취재 중에 발령이 났다는 얘길 듣고 생각해 보니 내 인사 요인에 혹시 '소망교회 취재' 요인도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이 글은 한국 <뉴스앤조이>의 제휴사인 <미디어오늘>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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