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북좌파 척결이 시대정신이다.”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범우파 진영의 재집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친북좌파 척결을 시대적 사명으로 천명했다. 지난 5월 5일 뉴욕에서 열린 ‘조국미래’ 창립대회에서 강사로 나선 서 목사는 “민족의 명운을 가리는 절체절명의 시점에 서 있다”고 역설하며 “좌파가 정권을 잡는 것을 방지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뉴욕 한인 동포 70여 명이 참석한 시국강연회에서 서 목사는 ‘친북좌파’라는 정치색 짙은 용어를 시종 되풀이했고, 공산주의자를 속되게 이르는 ‘빨갱이’란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며 청중을 설득했다.

서 목사의 잦은 방미, 왜?

최근 서 목사의 미국 방문이 부쩍 잦아졌다. 이유가 무엇일까.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 때문이다. 서 목사는 “다음 총선부터 한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투표를 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좌파가 정권을 잡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뿐 아니라 동남아, 일본, 호주 등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정치 세력화할 뜻을 내비쳤다.

“최근 여론 조사에 의하면 내년 총선이나 대선에서 야당을 찍겠다는 사람이 10%나 더 많다. 특별한 일이 없지 않는 한 정권은 교체될 수밖에 없다. 대 위기상황이다. 요즘 그 생각만 하면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다. … 친북좌파세력이 집권하는 것을 온 힘을 다해 막겠다. 그리고 여러분들께서 혼신의 힘을 다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래서 조국미래의 가장 큰 목표는 바로 친북좌파세력과 연대하는 세력이 정권을 잡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친북좌파만 아니면 오케이?

서 목사는 자신의 정치 철학이 ‘친북좌파가 아닌 모든 것’으로 수렴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친북좌파 척결을 강조했다. 조국미래라는 단체도 합리적 보수를 지향한다고 표방했지만, 결국 반친북좌파로 테두리 지었다.

"친북좌파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모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뉴욕에 있는 여러분들이 박근혜, 김문수, 정몽준 무슨 그룹이든 정치인과 관련된 모든 그룹을 모아서 우리가 하나가 되자 하는 운동단체가 되면 좋겠다."

서 목사는 과거 민주화 운동 세력이 빨갱이들이었다고 싸잡아 비난하며 그 빨갱이들이 시민사회를 비롯한 사회 각계각층을 장악했다고 주장하며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87년도에 우리사회를 민주화시킬 때의 학생들의 80~90%가 다 주체사상파, 빨갱이였다. 우리나라를 민주화 시킨 세력들은 빨갱이 세력들이었다. 이게 우리나라의 역사였다. 이 세력이 그 이후로 10년 동안 사회 각계로 진출했다. 전교조가 완전히 빨갱이집단이 됐고, 민주노동당을 만들고, 민주노총을 만들었다. 이게 다 빨갱이 집단이다. 청와대로 들어가서 행정관이 되고 국회보좌관이 되고 국회의원이 되고, 그러면서 사회 각 분야로 흩어져서 사회를 흔들어대는 일을 시작했다. 시민운동도 장악했다."

"이명박 당선도 친북좌파 때문"

이쯤 되자, 청중석에서는 '아이고' 하는 탄식 소리가 흘러나왔다. 서 목사는 "이명박 당선도 친북좌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왜 이명박 대통령이 BBK 사건이라는 아주 의심스러운 사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선됐나. 왜 우리나라 국민들이 묻지마 투표로 이명박에게 표를 던졌느냐. 이게 친북좌파들이 정권을 잡고 전교조가 설쳐대고 농단하는 것을 절대 우리가 볼 수 없다 하고 염려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 목사는 대한민국의 역사 발전이 친북좌파와 결부되어 있는 것처럼 단순화시켰다. 역사가 전진하지 않는 것이 친북좌파 때문이고, 그 세력을 청산할 때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을 것처럼 주장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한 그때가 자기들에게 좋은 기회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명박 정부가 친북좌파 척결에 실패했다고 봤다.

"우리는 친북좌파세력들을 우리 역사 속에서 청산할 수 있었다. 그런데 광우병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이것은 맥아더 동상 철거 사건을 조직한 사람들이 주동한 것이다. 전교조도 주동해서 고등학생들 촛불 들고 나오고, 교사 부인이 유모차를 끌고 나오게 했다. 그래서 월드컵 붉은 악마 분위기를 연출해서 젊은이들을 모아 광우병 촛불집회를 아주 성공적인 작품으로 만들어, 친북좌파를 척결할 수 있었던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얘기해도 이명박 대통령 안 듣는다"

서 목사의 목소리는 의외에 대목에서 더 높아졌다. 친북좌파 세력을 비판할 때보다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할 때다. 서 목사는 "기득권 세력의 횡포와 독점에 대해서는 강력한 견제를 했어야 했는데, 이명박 정부는 그런 자세가 부족했다"고 힐난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회전문 인사를 비판했다.

"이명박 정부가 가장 큰 실책이 인사다. 회전문 인사라고 한다. 문제가 있으면 정리했다가 또 쓰고 또 쓰고. … 대통령이 싫어하는 말은 절대로 안하는 사람들이 참모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쓴 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큰 실책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아무리 얘기해도 대통령에게 전달이 되지 않는다. … 시민운동, 시민사회에 대한 관심이 요 만큼도 없다. 결국은 나 같은 사람들이 낙심하고 절망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청와대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불평이다. 좌편향 시민단체가 아닌, 이명박 정부를 지켜줄 수 있는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의 4.27재보선 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한 것도 "친북좌파 이슈라는 게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여러분들이 절대로 구경꾼으로 있으면 안 된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서 목사의 주장은 보수 진영의 대통합이다. "친이계나 친박계나 크게 반성하고 합치도록 같은 애국 시민들이 압력을 열심히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 목사는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이 "회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100명을 끌어 들이면 좋겠다. 조국미래가 앞으로 한 달 내로 수천 명의 회원을 갖는 조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또 "국내의 대표적인 우파 인사들과 관계를 맺되 모든 세력이 하나가 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김진홍 목사, 보수논객으로 알려진 조갑제 대표(조갑제닷컴), 김동길 교수 등을 조국미래의 고문으로 소개했다. 

서경석 목사와의 일문일답   북한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할 수 있지만 '친북좌파 척결'이 하나님나라의 가치에 부합하는 구호일까.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이 아주 악마적인 정권이라고 본다. 사탄의 세력이라고 본다. 실제로 북한에는 기독교가 존재하지 않는다. 봉수교회, 칠골교회가 가짜다. 남쪽이나 외국에서 참석하는 사람이 없으면 아예 모이지 않는다. 거기서 북한 사람들과 접촉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접촉해서 물어보면 틀에 박힌 준비된 답변만 한다. 북한에서 성경책을 소지하면 무조건 정치범 수용소로 간다. 그래서 북한과의 관계를 위해 노력할 게 아니라 북한의 변화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거다. 북한을 붕괴시키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것이다. 북한이 가야 할 가장 바람직한 길은 핵을 포기하고 북한 인권을 개선하고 중국이 가야 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북한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전교조가 다 친북좌파고, 촛불집회 나온 사람이 친북좌파라는 건 사실과 거리가 멀다. 물론이다. 그런데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누구의 통제를 받는 세력인가다. 전교조의 교사들이 전부 친북좌파는 아니지만 명백하게 친북좌파의 통제 아래 있기 때문에 똑같은 거다. 군사 독재 정권과 싸울 때, 내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건 아무 소용없다. 정권 하수인 노릇을 하면서 군사정권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노회찬, 심상정처럼 종북좌파는 안 돼 하면서 나와서 진보신당을 만드는 행동을 하든지. 그럼 과거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때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 노(No)라고 해야 하는 거다. 잘못된 것에 노(No)라고 했기 때문에 감옥에도 세 번이나 간 거고. 주변에선 변절했다고 하는 얘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웃기는 소리다. 변절은 자기네가 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잘못한 게 있으면 나를 공격하라고 해라. 맥아더 동상 철거 사건 때 아무도 비판을 안 하더라. 그래서 내가 한 달을 고민했다. 그리고 말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말하지 않으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