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역사에 드러난 창조”
“우주의 역사에 드러난 창조”
  • 김성회
  • 승인 2011.06.20 19:0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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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미주뉴스앤조이아카데미] 서울대학교 우종학 교수, ”자연법칙도 창조의 일부분”

꼭 과학은 종교와 대립해야 하는 것일까. 과학의 입장에서 신의 영역에 도전하려는 욕망이 있다손 치더라도 꼭 종교가 과학과 누가 우위를 점하는지 다툴 필요가 있을까? 과학은 실험과 데이터로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과학이 해명하지 못하는 많은 것이 존재한다. 과학을 넘어서는 일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이해를 가져야할까.

▲ 우종학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서울대학교 우종학 교수(물리천문학부)는 '자연법칙도 우주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라며 과학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과학자이자 신앙인이다. 연구 차 미국에 들린 우 교수는 지난 6월 14일, LA평화의교회(담임 김기대)와 미주뉴스앤조이 아카데미가 공동으로 준비한 공개강좌에서 "우주의 역사에 드러난 창조"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천문학 전공을 살려 우주의 생성 과정을 통해 창조의 신비로움을 기독교인들과 나누고자 노력하는 젊은 학자답게 생동감 넘치는 강의로 좌중을 이끌었다. 이날 강연에는 기독교인 뿐 아니라 무신론자까지 40여 명이 모였다.

우종학 교수는 "과학이 하나님 창조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오늘 강의는 천체물리에서 밝혀진 우주의 이야기를 통해 그 뒤에 담겨진 하나님의 창조를 볼 수 있는 기회”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 태양계 행성들의 크기 비교. (출처 : 위키페디아)
그는 참석자들에게 지구가 포도 알 만하면 태양은 중학생 크기 정도 되고 사람은 원자 크기라고 설명했다. 태양계 맨 끝은 마을버스로 40정거장 정도의 거리라고 표현했다. 태양계 가장 가까운 별은 하와이까지 가는 정도라며 그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웠던 우주의 크기를 상상해보도록 유도했다.

과학이 말해주는 태초의 빛

우종학 교수는 우주 전체 크기가 엄청나다며 "우리랑 가까운 은하인 안드로메다까지도 빛의 속도로 몇 백만 년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은 허블이었다. 결국 우주의 시작으로 거슬러 가면 우주의 크기는 매우 작았을 것이라는 것인데 그렇게 작았던 우주가 폭발하면서 지금의 크기가 됐다는 설명이었다.

"우주는 팽창하지만 가지고 있는 전체 에너지의 양은 항상 일정하다. 그러니 크기가 작은 빅뱅 직후의 우주는 매우 뜨겁고 압력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고온에 고밀도라면 빛이 물질과 섞여 빛을 볼 수 없는 암흑의 시기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빅뱅과 함께 우주가 팽창하며 전체의 온도가 내려가자 빛이 물질에서 분리됐다. 암흑의 우주가 처음으로 빛을 가진 것은 빅뱅 이후였다." (우종학 교수)

▲ 빅뱅 이론을 설명하는 그림. 처음에는 굉장히 뜨거운 상태의 소우주였다. (출처 : 위키페디아)
빅뱅 과정의 묘사는 말 그대로 창세기의 창조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창세기1:2-3)

우주의 중심, 나?

우종학 교수의 천체에 대한 설명은 인간 문화와 역사로 넘어가고 있었다. 우종학 교수는 ”코페르니쿠스의 법칙이 나온 것은 종교와 인간 문화사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지구도 태양계의 중심이 아니고, 태양도 우리 은하의 중심이 아니고, 우리 은하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지금으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 우리가 중심이 아니라 관점의 변화가 당시로선 굉장히 혁명적인 변화였다는 것이다.

우종학 교수는 ”우주에서 인간의 공간적 위치는 별 볼일 없다. 지구가 포도 알만하다면 인간은 원자 크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는 거꾸로 묻고 싶다. '물리적으로 중심에 있어야 중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인류가 우주 중심에 있지 않다고 해서 인류의 존엄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주 자체에 중심이 없기 때문에 인류가 우주 중심에 있지 않더라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 사는 인류가 우주 전체의 비밀을 파악해낸다는 것이 위대하지 않나?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하는 것은 우주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에 있다.” (우종학 교수)

▲ 직경 5만 5,000광년의 NGC 4414은하. 지구로부터 6,000만 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출처 : 위키페디아)
과학과 신앙이 충돌하는 사회에서 우종학 교수는 “물리법칙대로 돌아가는 자연현상들도 창조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예를 들어 번개는 자연 현상이므로 신과 무관하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예전에는 초월적 존재들을 끌어 들여서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사람들은 한 발 더 나가서 모든 것을 물리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과학적 무신론의 등장을 설명했다.

하나님은 기적이라는 등식

우종학 교수는 기적을 보여야 하나님이라는 공식은 잘못됐다고 했다. 그는 “뭔가 해결해줘야 하나님 살아계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신이 없는 것 같은가”라고 참석자들에게 되물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처럼 인간 세계에 마구 개입하는 존재가 아니다. 기적이 아닌 영역에서는 하나님을 못 보는 것은 우리들의 문제다. 하나님은 기적을 통해서도 일하시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임재 하신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종학 교수)

우종학 교수는 강연을 맺으며 “과학자인 내가 보기엔 자연 법칙이야말로 기적이다. 137억 광년이라는 우주의 시공간 안에 1,000억 개의 은하, 1,000억 개의 별들이 똑같은 중력 법칙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며 우주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을 창조임을 확신했다.

▲ 허블 망원경으로 관측한 은하들의 모습. 좌측 아래가 달이고 그 밑의 면적만큼을 확대한 사진이다. 반짝이는 것 하나 하나가 개별 은하로 하나의 은하는 1,000억 개의 행성을 가지고 있다. (출처 : 위키페디아)
▲ 우종학 교수.
과학적 무신론이라는 것도 여전히 많은 허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종학 교수는 “물질은 어디서 기원했는가. 자연법칙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자연법칙을 따라 움직이는 우주를 어떻게 설명할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우주를 이해하게 되었을까”에 대해서는 과학적 무신론자들도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우주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자체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우종학 교수는 기독교인들에게는 답이 있다고 했다. 그는”하나님께서 풍요한 지식과 능력을 우리에게 주셨고 그것을 통해 우주를 공부했을 때 우리가 하나님 창조하신 우주를 조금 이해하게 된 것”으로 자신이 우주의 신비를 공부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독교 신자들과 무신론자들이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벌였다. 아래는 질의응답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예수님이 재림하시면 우리는 이 우주 바깥으로 나가서 살게 되나.

나의 신앙 고백을 하자면 이렇다. 예수님의 재림도 이 물리적 세계 안에 온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부활한 몸은 지금의 몸과 다르겠지만 비슷한 점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천국이 시작되는데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있다고 본다.

별의 숫자를 말했는데 오차가 얼마나 되나?

자릿수만 맞으면 맞다고 한다. 우주의 나이 100억 년 ~ 150억 년이라고 하다가 최근 연구 결과137억 년까지 정확해졌다. 이것은 거의 정확하다고 보고 있다. 새로운 물리법칙이 발견되지 않는 한 큰 오차는 없을 것이다.

기독교가 태동하게 된 데는 예수의 부활이 가장 큰 기적이다. 그러니 그것은 자연법칙에 거스르는 기적이다. 그런데 나머지가 과학으로 설명된다고 해서 부활까지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는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근대과학은 18세기의 일이다. 예수님이 활동하던 1세기 당시에는 과학과 비과학을 구분하지 못했다. 그러니 기적도 쉽게 받아들였다. 기독교가 기적을 토대로 발전한 것은 맞다. 근대과학 성립 이후에도 여전히 자연세계를 볼 때 미신적 세계로 보고 있었다. 창조를 기적적으로만 창조해야 창조로 보는 견해가 있다. 하나님이 자연법칙대로 창조했으면 창조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문제다. 지금 현재로 자연법칙으로 설명 못할 부분을 기적이라고 본다. 기적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중요하다.

외계에 생명체가 살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약 20년 전만 하더라도 외계에 다른 별에 행성이 있는지 몰랐다. 다른 별도 행성을 가지는지 발견 된 적이 없다. 외계의 다른 별들에 행성이 있는 것이 최근에 발견됐다. 행성은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발견이 매우 어려운데 작은 중력효과를 통해서 행성의 존재를 찾았다. 현재 500개의 행성을 발견했다. 올 초에는 케플러라는 위성을 쏘아서 많은 행성들이 더 발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형 행성이 몇 개 발견됐다. 확률적으로 생각하면 지구와 같은 조건을 가진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생명체가 살아남을 가능성도 있다. 그 확률이 얼마일지 과학적으로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은하가 1,000억 개니 존재 확률을 높아지지만 최소 몇 백만 광년에서 수십 억 광년 떨어진 다른 은하의 생명체를 만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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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ervant 2011-06-27 10:12:26
관리자님께 부탁을 드립니다. 광고성 댓글을 빨리 삭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삭제할 때, 익명이라는 공간도 없어질 수 있도록 할 수는 없나요?

wordservant 2011-06-22 12:04:05
1. 우주가 확장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fact)인가, 이론(theory)인가? 빛의 파장의 크기가 바뀌는 것으로 우주가 확장(팽창)되고 있다는 이론(theory)이 사실(fact)로 받아드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주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주 모습에 대하여 이것도 만만찮은 이론들(theories)이 있다.

aespyoon 2011-06-21 16:14:47
하나님은 1%의 기적과 99%의 과정을 통해 일하신 다는 말을 떠오르게 하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