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과학은 종교와 대립해야 하는 것일까. 과학의 입장에서 신의 영역에 도전하려는 욕망이 있다손 치더라도 꼭 종교가 과학과 누가 우위를 점하는지 다툴 필요가 있을까? 과학은 실험과 데이터로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과학이 해명하지 못하는 많은 것이 존재한다. 과학을 넘어서는 일에 대해 우리는 어떤 이해를 가져야할까.
우종학 교수는 "과학이 하나님 창조의 역사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도구라고 생각한다. 오늘 강의는 천체물리에서 밝혀진 우주의 이야기를 통해 그 뒤에 담겨진 하나님의 창조를 볼 수 있는 기회”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참석자들에게 지구가 포도 알 만하면 태양은 중학생 크기 정도 되고 사람은 원자 크기라고 설명했다. 태양계 맨 끝은 마을버스로 40정거장 정도의 거리라고 표현했다. 태양계 가장 가까운 별은 하와이까지 가는 정도라며 그 크기를 짐작하기 어려웠던 우주의 크기를 상상해보도록 유도했다.과학이 말해주는 태초의 빛
우종학 교수는 우주 전체 크기가 엄청나다며 "우리랑 가까운 은하인 안드로메다까지도 빛의 속도로 몇 백만 년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은 허블이었다. 결국 우주의 시작으로 거슬러 가면 우주의 크기는 매우 작았을 것이라는 것인데 그렇게 작았던 우주가 폭발하면서 지금의 크기가 됐다는 설명이었다.
"우주는 팽창하지만 가지고 있는 전체 에너지의 양은 항상 일정하다. 그러니 크기가 작은 빅뱅 직후의 우주는 매우 뜨겁고 압력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고온에 고밀도라면 빛이 물질과 섞여 빛을 볼 수 없는 암흑의 시기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빅뱅과 함께 우주가 팽창하며 전체의 온도가 내려가자 빛이 물질에서 분리됐다. 암흑의 우주가 처음으로 빛을 가진 것은 빅뱅 이후였다." (우종학 교수)
빅뱅 과정의 묘사는 말 그대로 창세기의 창조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창세기1:2-3)우주의 중심, 나?우종학 교수의 천체에 대한 설명은 인간 문화와 역사로 넘어가고 있었다. 우종학 교수는 ”코페르니쿠스의 법칙이 나온 것은 종교와 인간 문화사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고 했다. 지구도 태양계의 중심이 아니고, 태양도 우리 은하의 중심이 아니고, 우리 은하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지금으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것인데 우리가 중심이 아니라 관점의 변화가 당시로선 굉장히 혁명적인 변화였다는 것이다.
우종학 교수는 ”우주에서 인간의 공간적 위치는 별 볼일 없다. 지구가 포도 알만하다면 인간은 원자 크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나는 거꾸로 묻고 싶다. '물리적으로 중심에 있어야 중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인류가 우주 중심에 있지 않다고 해서 인류의 존엄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주 자체에 중심이 없기 때문에 인류가 우주 중심에 있지 않더라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구라는 작은 행성에 사는 인류가 우주 전체의 비밀을 파악해낸다는 것이 위대하지 않나? 인간의 존엄성이라고 하는 것은 우주의 중심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에 있다.” (우종학 교수)
과학과 신앙이 충돌하는 사회에서 우종학 교수는 “물리법칙대로 돌아가는 자연현상들도 창조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예를 들어 번개는 자연 현상이므로 신과 무관하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예전에는 초월적 존재들을 끌어 들여서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잘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일부 사람들은 한 발 더 나가서 모든 것을 물리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과학적 무신론의 등장을 설명했다.하나님은 기적이라는 등식
우종학 교수는 기적을 보여야 하나님이라는 공식은 잘못됐다고 했다. 그는 “뭔가 해결해줘야 하나님 살아계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신이 없는 것 같은가”라고 참석자들에게 되물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처럼 인간 세계에 마구 개입하는 존재가 아니다. 기적이 아닌 영역에서는 하나님을 못 보는 것은 우리들의 문제다. 하나님은 기적을 통해서도 일하시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임재 하신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우종학 교수)
우종학 교수는 강연을 맺으며 “과학자인 내가 보기엔 자연 법칙이야말로 기적이다. 137억 광년이라는 우주의 시공간 안에 1,000억 개의 은하, 1,000억 개의 별들이 똑같은 중력 법칙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이상하지 않나”며 우주의 존재 자체가 하나님을 창조임을 확신했다.
과학적 무신론이라는 것도 여전히 많은 허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종학 교수는 “물질은 어디서 기원했는가. 자연법칙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자연법칙을 따라 움직이는 우주를 어떻게 설명할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우주를 이해하게 되었을까”에 대해서는 과학적 무신론자들도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우주를 이해하는 능력을 가지게 된 자체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우종학 교수는 기독교인들에게는 답이 있다고 했다. 그는”하나님께서 풍요한 지식과 능력을 우리에게 주셨고 그것을 통해 우주를 공부했을 때 우리가 하나님 창조하신 우주를 조금 이해하게 된 것”으로 자신이 우주의 신비를 공부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기독교 신자들과 무신론자들이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벌였다. 아래는 질의응답 내용을 간단히 요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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