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기독자유민주당 창당 선언
전광훈 목사, 기독자유민주당 창당 선언
  • 백정훈
  • 승인 2011.09.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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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어 두 번째 시도…비난 여론 비등

▲ 전광훈 목사(맨 왼쪽)가 9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로운 기독교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왼쪽 두 번째부터) 김충립 박사(정치리더십훈련원), 이건개 변호사(전 대전고검장), 최병두 목사(기독자유민주당 창당 위원)가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김태완
기독교 정당 설립을 추진해 온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가 9월 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당 준비를 공식 발표했다. 정당 이름은 가칭 '기독자유민주당'(기독당). 하지만 기독당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창당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전광훈 목사가 기독교 정당 설립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기독사랑실천당 창당에 참여한 바 있다. 전 목사는 2008년 기독사랑실천당을 만든 것이 고 김준곤 목사와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지시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선배 목회자들이 목회밖에 모르는 나와 장경동 목사에게 기독교 정당을 만들어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선배들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교계 어른들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기독사랑실천당이 18대 총선에서 받아 든 성적표는 초라했다. 45만 표를 얻고 2.5%의 지지를 얻었다. 단 한 명의 후보도 당선되지 못했다. 하지만 전 목사는 2012년에 있는 19대 총선 때는 기독당이 원내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그 근거로 지난 총선에서 기독사랑실천당이 얻은 45만 표를 들었다. 그는 "45만 표를 얻었다는 것은 국민들이 기독교 정당에 충분히 공감했다는 표시"라고 해석했다.

기독당의 정책 일부도 기자회견에서 공개됐다. △친북, 좌경 세력을 척결하여 이념 논쟁을 종식시키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바로 세운다 △애국관, 민족관을 정립하고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윤리, 도덕과 미풍양속이 넘치는 행복한 사회를 구현한다 △자본주의 원칙에 충실한 가운데 빈부 격차를 줄인다 등이다. 또 창당을 준비하는 이들은 △일률적으로 무료 분배하는 사회주의적 복지주의 배격 △대학 졸업자에게 창업 자금 무상 대여 △스쿠크법, 동성연애법, 불교 자연공원법 저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독당이 추진하는 정책이 종교 간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전광훈 목사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십계명 중 5계명부터는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이다. 이를 기초로 정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전 목사는 "1계명부터 4계명까지의 내용을 강제적으로 지키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해서 지지를 얻겠다"고 했다.

기독당 설립이 사회적인 공감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보수적인 개신교 목회자들이 기독교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는 언론 보도 직후 온라인에서는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교계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다. 유석성 총장(서울신학대)은 기독당 창당에 대해 "일부 교계 인사들의 이기심을 채우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8월 31일 자 보도에 따르면, 유 총장은 개교 100돌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서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인사들이 자기의 잘못을 지켜 줄 안전판이나 도피처로 삼기 위해 예수의 이름을 팔려고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했다.

구교형 사무총장(성서한국)도 기독당 설립이 일부 목회자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대형 교회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일어났다. 교인 수도 줄어들고 있다. 대형 교회 지도자들이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권을 넘어 정치권력을 탐내기 시작했다"고 했다.

백정훈 /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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