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합중국의 서류 미비자들를 대표하는 얼굴은 중미와 남미 출신의 사람들이다. 라티노 그룹은 시민권을 딸 수 있는 통로를 요구하고 서류가 미비한 이민자들을 차별하는 법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노력을 해왔다.

동양계의 얼굴은 어디 있는가. 미국의 1,200만 명의 서류 미비자 중 약 150만 명이 동양계다. 이들은 아시아의 각기 다른 나라에서 왔다. 대부분이 영어를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2011년 3월 24일에서 26일까지 조지아 주의 노크로스에서 열린 PANAAWTM(태평양, 아시아, 북미 아시안 여성의 신학과 사역(Pacific, Asian, North American Asian Women in Theology and Ministry)의 줄임말, 기자 주)의 연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민, 국경, 경계"라는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가렛-이반젤리칼신학교의 조 앤 교수는 국경과 경계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경제의 맥락에서 논했다. 조 교수는 마이클 하트와 안토니오 네그리와 같은 학자들이 현대의 제국은 자본, 노동과 함께 국경을 넘어 탈영토화된다고 주장한 것을 지적했다. 하지만 조 교수는 사람들을 내보내고 국경을 유지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경계에 있는 장벽들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동양계 서류 미비자들 가운데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퀴어/성소수자들은 이중의 소외를 겪는다. 퍼시픽신학대학원(Pacific School of Religion)의 엘리자베스 륭 교수은 동양계 성소수자들(LGBTQ)의 비가시성(invisibility)과 그들의 공동체에서 커밍아웃하는데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들은 서류 미비자이기에 어떤 지지 제도로의 접근이 불가능하고 어려움에 부닥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 륭 교수는 성경에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라는 가르침이 2,100구절 이상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외국인들은 가난한 이들의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으며 그들의 복지에 관심을 둬야 한다.

아시안아메리칸법률센터(Asian American Legal Advocacy Center, AALAC)의 대표가 되기 위해 기업법 전문 변호사를 그만둔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헬렌 김호는 (PANAAWTM의 연례회의) 참석자들에게 이민과 관련된 이슈들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신앙인으로서 그녀는 교회와 신앙 공동체가 침묵하고 있는 이들을 대변하고 사회의 가치를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 대표는 동양계 미국인들이 이민에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동양인과 태평양 제도민은 미국의 이민법으로 낙인을 찍힌 첫번 째 그룹이다. 1882년, 체스터 A. 아서 대통령에 의해 통과된 중국인 추방법(Chinese Exclusion Act)은 사실상 10년 동안 중국인의 이민을 막았고 중국인이 미국 시민이 되는 것을 금지했다. 이것은 미국 이민을 제한하는 첫번 째 법이었다. 중국인 추방법은 1920년대 이민을 제한하는 다른 법들의 전조가 됐다. 1929년 출신국가별 이민제한법(National Origins Act)은 미국으로의 한 해당 평균 이민을 15만 명으로 상한을 정했고 동양계의 이민을 금했다.

1965년 이민법이 제정된 후에야 출신국가별 이민제한법은 폐지됐다. 이후 더 많은 동양인이 그들의 가족과 상봉하고 여러 직종에서 일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오늘 동양계 미국인들은 전체 인구의 4.6%(약 1,460만 명)를 차지한다. 퍼센트 증가로 볼 때, 우리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종(racial/ethnic) 그룹이다.

동양계 미국인들은 인종차별의 역사로 인해 미국에서 영원한 외국인으로서 여겨져 왔다. "모델 마이너리티"(전체 인구의 평균보다 소득, 학력 등에서 높되 범죄율은 낮은 소수를 일컫는 용어, 기자 주)의 허구와 내재화된 인종차별주의는 동양계 미국인들이 동양계 서류 미비자들을 위해 변호하는데 어려움을 준다. 불법과 서류 미비 자격 등의 이슈를 둘러싼 수치감은 동양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집결시키는데 겪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소리 내야 한다. 서류 미비 노동자들은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내며 우리 사회에 공헌한다. 성경은 우리 가운데 있는 외국인들과 이방인들을 돌보라고 가르친다. 마태복음 25장의 비유에서 예수는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 예수의 부르심에 주의를 기울여 침묵하고 소리내기를 두려워하는 이들과 연대해 일어서자.

글 · 곽퓨이란 교수(성공회신학교, Episcopal Divinity School) / 번역 · 윤영석 기자

* 홍콩계 여성 신학자 곽퓨이란 교수의 블로그인 'On Postcolonialism, Theology, and Everything She Cares About'에 실린 글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번역해서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