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납치 사태, 오해와 진실
아프간 납치 사태, 오해와 진실
  • 이승규
  • 승인 2007.07.31 0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근거 없는 뜬소문 많아…지난해 아프간 평화축제와 혼동하기도

아프가니스탄에서 샘물교회 청년 23명이 납치된 지 십여 일째다. 그 와중에 고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씨가 희생됐다.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납치된 청년들의 가족은 날마다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번 사태에 관한 출처불명이 소문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수많은 말들이 있지만, 그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

1.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고 했는데, 갔다?

인터넷에 오른 의견 중 가장 많다. 정부에서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는데 왜 갔느냐는 의견이다. 이것은 일부 사실이다. 하지만 진실은 아니다. 정부는 올해 2월 한민족복지재단을 비롯한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봉사 단체에 공문을 보냈다. 현지 상황이 좋지 않으니, 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파키스탄에서 육로로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니,  이 경로는 통행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공문은 한민족복지재단만 받은 것이 아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모든 단체가 받았다. 그런 까닭에 샘물교회 단기봉사팀은 비행기 편으로 카불까지 이동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는 약 200개다.

인터넷 신문인 <프리존뉴스>와 인터뷰를 한 외교통상부 공보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외여행과 관련해 출국을 금지하는 어떤 법적 장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범죄자가 아닌 이상 여행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2. 아프가니스탄에 보내주지 않으면 정부를 고소한다?

이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 이런 주장과 관련, 샘물교회 관계자는 "정부를 고소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은 지난해 논란이 있었던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와 이번 사태를 혼돈 하고 있다. 인터콥은 지난해 한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는 것을 막자, 정부를 고소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샘물교회 단기봉사팀은 정부를 고소하고 말고가 없었다. 현지로 가는 것과 관련, 정부와 전혀 갈등을 빚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국 당시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은 외교부가 지정한 여행 금지 국가가 아니었다. 단지 '유의'였을 뿐이다. 단기봉사팀이 납치되던 날, 모 단체도 아프가니스탄으로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떠났다. 

3. 외교부가 전세기를 보내 단기봉사팀을 데리고 오려고 했다?

이것 역시, 지난해 인터콥이 강행하려고 했던 평화축제와 관련이 있다.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 아프가니스탄은 지난해 평화축제 참가자들의 입국을 거부했다. 관광 수입이 절실하던 아프가니스탄이었지만, 한국인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평화축제 참가자들은 다양한 경로로 입국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두바이에서, 인도 델리 등에서 평화축제 참가자들의 입국을 막았다. 그래도 일부 한국인들이 입국을 시도하자,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전세기를 동원, 강제 출국을 시도했다. 우리 정부 역시, 이 축제에 참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티켓을 강제 취소하고, 전세기를 보낸 바 있다.

4. 유서를 쓰고 갔다?

이것은 확실히 확인 되지 않은 뜬소문이다. 현지에서 숨진 배형규 목사가 유서를 쓰고 갔다는 보도가 있었다. 배 목사는 자신이 죽은 뒤 시신을 병원에 기증한다는 내용을 적고 갔다. 다른 팀원이 유서를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 이 글은 한국 <뉴스앤조이>에 실린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