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머만 무죄 판결…"피값 평생 치뤄야 할 것"
짐머만 무죄 판결…"피값 평생 치뤄야 할 것"
  • 김명곤
  • 승인 2013.07.18 18: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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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현장] 대규모 시위·민사소송 등 후폭풍 거셀듯

▲ 지난 13일 밤 10시(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샌포드시 법정 앞에서 짐머만의 무죄 판결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는 시위대원들.
(올랜도) 김명곤 기자 = 지난 해 2월 26일 비무장한 플로리다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17)을 몸싸움 끝에 총격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조지 짐머만(29)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미국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발생하는 등 재판 후 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13일 중앙플로리다 세미놀 카운티 제18순회법원에서 속개된 재판에서 6명의 여성 배심원(백인 5명, 히스패닉 1명)은 2급살인 혐의로 기소된 짐머만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짐머만에 대한 판결은 2급 살인죄, 과실치사, 무죄 등 3가지가 예견된 바 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배심원들의 평결 논의는 16시간의 장고 끝에 오후 10시에 끝이 났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재판이 다음날인 일요일과 월요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으나, 수일 동안 미 전역의 이목이 집중된 터여서인지 배심원들은 저녁 식사 후에 2시간가량의 심사숙고를 다시 거치며 최종 결론에 도달했다. 지난달 10일 배심원이 선정되고 재판이 시작된 지 44일 만이었다.

'무죄' 평결에 "지금부터 전쟁이다" 과격 구호 나오기도

법정 밖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200여명의 흑인 시위 군중은 밤 10시 정각에 먼저 과실치사 부분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실망을 감추지 못하며 낮은 신음 소리를 냈다. 곧바로 2급살인에 대해서도 무죄 평결이 나오자 일제히 울부짖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조금 전까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던 6~7명의 짐머만 지지자들은 어느새 자리를 피하고 없었다.

약 30여 명의 경찰 병력은 즉시 시위대 주위를 에워싸는 한편 법정 정문에 바리케이트을 치고 출입을 통제했다. 초저녁부터 법정 상공을 지키던 4대의 경찰 헬기가 폭력 사태에 대비한 듯 고도를 낮추자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미 전역에서 모여든 약 150여 명의 보도진들은 흥분한 시위대원들 사이를 비집고 인터뷰를 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시위대원들은 분수대 주변을 돌며 "정의 없이 평화 없다"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고, 일부 군중들은 "렛츠 고우 프로테스트", "피플 파워", "지금부터 전쟁이다" 등 과격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국 켐프케이시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다는 제임스 왓튼(57)은 하늘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 정의가 어디 있느냐?"며 울부짖었다. 초저녁부터 세 아이를 데리고 시위에 참여한 흑인 여성 젤마 왓시튼(45)은 분수대 난간에 주저앉아 "내 아이들의 안전을 누가 보장하겠는가, 아이들이 길거리에 사탕을 사러가는 일도 따라나서야 할 판이다"며 눈물을 쏟았다.
▲ 짐머만의 무죄 판결 소식에 세 아이를 둔 엄마 젬마 왓시튼(45)이 분수대 앞에 앉아 눈물을 쏟고 있는 모습 ⓒ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검은색 군인 복장을 하고 비서와 함께 시위에 참가한 흑인 과격단체 뉴 블랙팬더 간부 제임스 에반스 무하마드(52)는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나라의 인종차별 문화는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길 가던 소년 마틴의 피부색깔이 검은색이 아니었다면 발생할 이유가 없는 사건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분개했다.

그는 "길가던 사람이 의심이 간다는 이유만으로 스토킹을 하고 총질을 해댈 수 있게 한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은 '악마의 법'"이라면서 "애당초 경찰의 스토킹 중지명령을 거부하고 살인까지 한 악당을 처벌하지 않는 법은 법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로리다에서 시작된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은 현재 미국 21개 주가 채택하고 있으며, 실내가 아닌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신체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서는 총기를 사용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종편견이 작용한 사건? 미친 언론이 그려낸 그림에 불과"

하지만 흑인 시위대에 맞서 '짐머만 무죄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선 한 백인 남성은 "마틴이 죽은 것은 애석하기 그지없고 안타깝지만, '법은 법이고, 이 법에 의해 짐머만은 당당히 무죄 선고를 받았다.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라며 짐머만을 옹호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짐머만 지지 시위에 참여한 백인 여성은 "당초 기소조차 할 수 없었고 이길 수도 없는 사건을 검찰이 여론에 밀려 기소했다"면서 "미국은 법치국가이고 법을 지키면 그만이다. 이번 사건이 인종차별로 생긴 것이라니, 이는 장사꾼 같은 상업 언론이 일방적으로 만들어낸 그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사실상 미국 미디어들은 사건 초기 기사에서 해맑은 미소를 띤 몇 년 전의 트레이본 마틴의 사진을 실은 반면, 조지 짐머만의 사진은 수 년 전 폭행 사건으로 체포되었을 당시 경찰이 찍은 사진을 앞다투어 실었다. 짐머만 측의 강력한 항의를 받은 미디어들은 이후 기사에서 트레이본 마틴과 조지 짐머만의 최근 사진으로 교체했다.

미디어의 또 다른 실수는 이른바 전체 문맥을 생략한 '마사지 기사'를 내보낸 것이다. 가령 <NBC>는 짐머만과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내면서 트레이본이 흑인이었기 때문에 (범죄 혐의에 대한) 의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이었다. 짐머만이 사건의 정황에 대한 여러 질문들에 답하면서 트레이본이 흑인이었다는 것을 단순 진술한 것에 불과했다. 나중에 <NBC>는 짐머만 측에 실수를 사과하고 정정보도를 하는 선에 마무리 지었다.

<ABC>도 이와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 방송은 경찰의 감시 카메라에는 짐머만이 마틴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타박상을 받거나 피를 흘린 상처를 입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곧바로 경찰의 공개에 의해 확인된 비디오에는 분명히 짐머만의 얼굴이 긁히고 머리 뒷부분에 꿰맬 만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상처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짐머만 측의 마크 오마라 변호사는 미국 미디어들의 센세이셔널한 보도 태도와 관련하여 "미국의 저널리스트들은 '미친 과학자들(mad scientists)' 같다"고 비난했다.
▲ 최종 평결이 나기 3시간 전인 오후 7시께 한 백인이 ‘짐머만 무죄’ 피켓을 든채 시위를 하던 중 흑인 시위대의 야유를 받자 말싸움을 벌이고 있다. ⓒ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경찰 지망생' 짐머만의 지나친 열성이 비극 불러왔다"

이번 사건은 예상되었던 대로 최종 평결에 이르는데 큰 진통을 겪었다.

당초 6명의 배심원들은 짐머만의 '유죄' 여부를 가리는 데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죄를 주장한 3명 가운데 2명은 과실치사로, 1명은 2급 살인죄로 판단했고, 나머지 3명은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흐르며 유죄를 주장한 3명도 결국은 짐머만 측이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다'는 일관된 진술에 설득 당하고 그의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마이애미 거주자인 마틴은 사건 당일 출입자를 통제하고 있는 '게이티드 커뮤니티'에 있는 이버지 약혼자의 집을 방문 중에 있었다. 사건 당시는 어둑어둑한 오후 7시경 이었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던 그는 자켓에 달린 후드를 쓰고 잠시 집을 나와 동네 세븐 일레븐에 들러 스킷틀 캔디 한 봉지와 티 한 병을 사들고 돌아가던 중이었다.

그때 경찰 지망생이자 동네 방범 자원봉사자(네이버후드 왓치)였던 짐머만이 마틴을 수상히 여겨 SUV차량에 탄 채 그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짐머만은 곧 911에 전화를 걸어 후드를 쓴 수상한 사람이 동네에서 어슬렁 대고 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그만두라, 우리가 갈 때까지 쫒아가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짐머만은 이를 거부하고 계속 마틴의 뒤를 쫓았다. 마틴은 여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수상한 사람이 내 뒤를 쫒고 있다"고 했고, 여자 친구는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둘다 권유를 무시하고 어느 순간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이때부터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의 '법적' 판단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둘은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누군가가 '핼프 미'라고 소리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짐머만이 총을 발사됐고 마틴은 현장에서 죽었다. 개를 데리고 먼발치에서 산책을 하던 사람이 얼핏 투닥거리는 광경을 보았고 '핼프 미' 소리를 들었으나, 어둑한 날씨인데다 거리가 멀어서 몸싸움에서 누가 우세를 보이고 있었는지, 누가 '핼프 미'라고 소리를 질렀는지 명확히 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플로리다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은 앞선 상황, 즉 사건의 시발이 된 짐머만의 스토킹과 경찰의 명령 거부 보다는 두 사람이 조우한 가운데 (생명) 위협적 상황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누가 생명의 위협을 받았는지에만 집중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핼프 미'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몸싸움에서 위에 깔고 올라탄 사람이 누구인지를 가려내는 일이 재판 과정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우선 '핼프미'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음성분석 전문가들을 동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가려내지 못해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다. 남은 것은 싸움 중 누가 위에서 올라타고 있었느냐는 것이었다.

짐머만을 2급 살인죄로 늑장 기소한 검찰은 음성분석에서와 마찬가지로 몸싸움의 상위 인물이 짐머만이었다는 점을 입증해 내지 못했다. 대신 정황 증거만을 들이대며 짐머맨의 유죄를 입증하려 했다.

검찰은 짐머만이 버지니아에서 경찰직을 신청한 적이 있고, 사건 당시에도 범죄학을 공부하던 '열혈 경찰지망생'으로 그의 '과잉 행동'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또한 짐머만이 동네 방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근래 수차례의 911 통화에서 거의 매번 '흑인'을 들먹인 점, 트레이본에 대한 경찰과의 통화에서는 비속어와 함께 '불량배'(punks) 라고 묘사하거나 '이 자식들은 언제나 날쌔게 달아나지'(These asshole, they always get away) 라고 말한 점을 들어 총기를 소지한 짐머만이 화가 난 상황에서 직접 해결할 결심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짐머만 측 변호인은 마틴이 몸싸움을 하면서 억울하게 살해당했음을 증명할 만한 실질적인 증거를 검찰이 단 한 가지도 제시하지 못한 채 정황 증거에만 기대왔다고 꼬집었고, 배심원들이 증거를 보지 못한 상태에서 추리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배심원단은 '유죄를 입증할 수 없으면 무죄(not guilty until proven)'라는 법리적 원칙에 동의해 짐머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이 끝난 이틀후 'B37 배심원'의 인터뷰는 다소 적극적인 해석에 의해 짐머만에게 무죄가 내려졌음을 보여 줬다.

이 배심원은 "마틴이 먼저 공격을 했고, 싸움 중 밑에 깔려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는 짐머만 측의 주장을 결국 배심원들이 믿게 되었다"면서 "이번 사건이 인종적 편견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 십 파운드(일부 주장 50파운드)나 더 나가는 짐머만이 마틴에게 깔려 생명을 위협당하는 공격을 받을 수 있느냐는 이의 제기도 무위에 그치고 만 셈이다.

이 배심원은 "우리는 최선을 다했으며, 짐머만의 무죄 결론을 내리면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짐머만은 차 안에서 나와 소년을 뒤쫓지 말았어야 했다, 그의 지나친 열성이 비극을 불러왔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는 살아 있었을 것이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짐머만은 법적으로는 무죄일 수는 있겠지만, 윤리적으로도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 흑인 과격단체 블랙팬더의 간부 제임스 에반스 무하마드와 함께 짐머맨의 무죄 판결에 결연한 표정으로 시위를 하고 있는 시위대원들. 시위 인파가 거의 흩어진 후에도 이들은 계속해서 시위를 하려다 경찰의 귀가 권유를 받고서야 법정 밖으로 향했다. ⓒ코리아위클리 김명곤
끝나지 않은 짐머만 재판... 거세게 부는 '후 폭풍'

일단 미국의 언론과 여론은 짐머만 사건이 '법대로' 되었다는 데 대해서는 별 이론이 없는 듯하다. '짐머만 무죄' 평결에 대해 '유죄를 입증할 수 없으니 무죄'라는 소극적 법리 해석에서부터 한 배심원의 주장처럼 '짐머만이 생명의 위협을 받아 총을 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인정된다'는 다소 적극적인 무죄 주장이 있지만, 이 같은 해석에 반기를 들고 있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건의 평결과 관련하여 인종적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는 여론이 여전히 비등하고, 무엇보다도 무죄 평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에 대한 시비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당장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의회(NAACP)와 민권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마틴 추모 집회와 더불어 짐머만 무죄 항의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흑인 민권 운동가인 알 샤프톤은 사건 발생지인 샌포드시에 대해 "21세기 버밍햄과 셀마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이번 사건을 인종 문제로 해석하는 입장을 보였다. 앨라배마주의 버밍햄과 셀마 시는 1960년대에 각각 교육과 투표권을 이슈로 흑인 차별철폐 운동이 격렬하게 발생했던 곳이다.

미국민권변호사협회도 애당초 이번 사건이 인종적 편견에 의해 저질러졌으며, 6명의 배심원단이 히스패닉계 한명을 빼고는 5명이 백인으로 구성된 것부터 문제를 삼고 있다. 초기 1차로 걸러내 선정된 25명 안팎의 배심원단 가운데 10여명은 흑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과 변호인단은 이 가운데 6명을 최종 선정하면서 흑인을 단 한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과 양측 변호인단은 법적 기준에 따라 선정한 배심원단이니만큼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플로리다 유력지인 <탬파베이타임스>는 플로리다의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법 관련 사례 조사에서 총기 사용 대상의 인종에 따라 무죄 판결을 받는 비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령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 법과 관련된 200건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총격 사망자가 흑인일 경우 총격을 가한 사람의 73%가 무죄 판결을 받은 반면, 사망자가 백인일 경우 59%만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디트로이트, 애틀랜타, 마이애미 등 미국의 크고 작은 도시들에서 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정작 사건 발생지인 플로리다 샌포드 시는 아직 큰 움직임은 없지만, 제시 잭슨과 알 샤프튼 등 흑인 지도자들이 이 지역을 곧 방문할 예정이고, 이를 계기로 지난해와 같이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면서 전국적으로 그 여파가 미칠 가능성도 있다.
▲ 트레이본 마틴이 사고 당시 손에 들고 있었던 티 캔과 캔디를 손에 들고 한 흑인 시위대원이 격렬한 어조로 무죄 판결에 항의하고 있다. ⓒ코리아위클리 김명곤
연방 법무부 개입, 다수의 민사소송도 이어질 듯

한편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난 짐머만은 가족들조차도 행방을 알지 못한 채 모처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가 공개 장소에 다시 얼굴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이번 판결의 결과로 인해 전 미국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대해 위기 의식을 갖게 된 연방 법무부가 개입할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 법무무의 어떠한 '액션'에 대해서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연방 법무부는 15일 FBI와 플로리다 법무당국으로부터 이번 판결과 관련한 증거들을 수집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험있는 연방 검찰들은 (이번 사건에서 무죄판결을 이끌어낸) 증거가 우리의 법률 체계 내에서 연방 인권 범죄 규정에 배치되는지에 이어 연방법에 의한 처벌이 가능한지 결론을 내릴 것이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놓았다.

짐머맨은 다수의 민사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법이지배하는민권변호사위원회'(LCCRUL) 바바라 안와인 회장은 14일 <유에스에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재판 결과를 어떤 시각으로 보든 간에 분명한 것 가운데 하나는 만약 짐머맨이 그 당시에 아무런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면 마틴은 현재 살아 있을 것이란 점이다"면서 "마틴의 가족이나 시민 단체들의 민사소송을 통해 정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줄 기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잭슨빌의 형사 소송 전문 변호사인 랜디 리프는 "마틴 측이 형사 재판에서 패했지만 증거의 기준이 낮은 민사소송에서는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형사소송에서는 배심원이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경우 무죄를 평결할 수 있지만 민사소송에서는 트레이본의 죽음에 짐머만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판결을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형사소송에서 이기고도 민사소송에 패한 O.J. 심슨의 경우를 염두에 둔 언급이다.

짐머만 측의 마크 오마라 변호사는 14일 판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상대편의) 완패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민사 소송이 나올 것인지 지켜보겠다”며 느긋한 태도를 보이며 “만약 누군가가 짐머맨을 고소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할 것이며 승소할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과가 어떠하든, 검찰 측이 지난 12일 재판과정의 최종 논고에서 말한 것처럼 짐머맨은 트레이본 마틴의 피값을 평생 안고 가야 할 듯하다. 샌포드 경찰당국은 그가 권총을 되돌려 주기를 요구할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 되돌려 주겠다는 입장이다.

김명곤 기자 / <플로리다코리아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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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1 04:02:08
교회와 사회...
이 사건이 무슨연관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