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양재영
  • 승인 2014.06.25 12:1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신은미의 북한과 교회 이야기
▲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저자인 신은미씨 ⓒ 양재영 기자

우리와 같은 분단시절을 겪었던 독일의 경우 1970년대 통일을 바라는 서독 국민들은 1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윤택한 삶을 누리던 당시 서독 주민들에겐 삶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통일문제는 작은 곁가지일 뿐이었다. 하지만 독일 통일은 이루어졌고, 이러한 업적의 밑바탕에는 서독정부의 미래세대를 향한 끊임없는 통일 교육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라 할 수 있는 한국의 모습은 서독의 1970년 대 모습과 거의 다를 바가 없다. 1인당 국민소득은 3만 달러를 넘어섰고, 무역규모가 세계 10위권 안에 위치할 정도로 개인과 국가의 위상이 높아져 가고 있으며, 그들의 삶이 윤택해진 건 사실이다. 외견은 분명1970년대의 서독의 모습이지만, 통일을 향한 국민들의 옅어져 가는 관심 뿐 아니라, 정부와 지도자들의 통일 문제를 다루는 행태를 들여다보면 통일에 대한 소신과 방향은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평범한 재미동포 아줌마가 북한여행기를 들고 남과 북을 오가며 통일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2011년 10월을 시작으로 북한 전역의 주요도시를 여행하고 쓴 신은미씨의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는 오마이 뉴스에 연재되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그 내용을 담아 같은 제목으로 출판한 책은 문화 체육부 추천 우수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같은 신문에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또 가다’를 연재하고 있다.

“2011년 10월 여행을 좋아하던 남편이 인터넷 검색을 하다 북한관광이 60년 전부터 있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죠. 남편은 북한도 우리 반 쪽 땅인데 가보자고 했지만, 저는 거길 갈 바에는 차라리 달나라에 가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들의 삶은 나와 얼마나 다를까?’ 라는 호기심이 들었죠. 그들과 나와의 이질감을 확인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떠나게 되었습니다.”

반공 집안에서 자란 평범한 주부의 북한이야기

대구 출신인 그녀는 어려서부터 반공 교육을 받고 자라온 세대였으며, 외조부는 장로교단 목사이자 제헌국회의원이었고, 부친은 육사 출신으로 철저한 반공 집안에서 성장했다. 이화여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미네소타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신씨는 역시 유학생 출신으로 경제학을 전공한 남편을 만나 다섯 자녀를 둔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다.

“단 한 번도 조국의 통일을 마음에 두고 살아 본적이 없었어요. 저는 늘 북녘 동포들을 냉소적이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할 수만 있다면 호적에서 파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던 나라였죠. 주민들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데, 늘 ‘전쟁놀이’나 일삼는 나라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녀가 직접 본 북녘 땅은 달랐다. 부모들은 자식교육 걱정을 하고 있었으며, 부인들은 저녁 찬 거리를 걱정하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발견했단다. 김치 하나만 이야기해도 평양 김치, 개성 김치, 전라도 김치를 들먹이며 자랑하는 모습에 이들은 우리와 한 민족이고 한 겨레이며 서로가 많은 것이 통하는 우리의 이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저를 회개시키기 위해서 북녘 땅에 보내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미국에서 저들을 위해 기도를 했지만, 사실 그것은 의무감으로 한 아주 냉냉하고, 교만하고, 어리석은 기도였다는 걸 깨달았죠. 로마서 12장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저들을 향해 저주하고 정죄하는 세상의 모든 손가락질이 우리를 향한 손가락질이고, 저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고, 저들의 아픔이 아니라 우리의 아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북녘동포들은 함께 해결하고 보듬고 가야 하는 형제이고, 오로지 하나님의 방법으로 통일을 향해 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 평양 봉수교회에서 신은미(우측)씨, 봉수교회 목사, 남편 정태일 씨 ⓒ 사진제공 신은미

봉수교회와 북한의 기독교

 신 씨는 과거에 남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 ‘파트타임’ 기독교인이었다고 말했다. 남편은 기독교를 ‘개독교’라 모욕하며 교회 다니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북한 유일의 교회인 봉수교회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를 전해줬다.

“남편은 좀 직설적인 데가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처음 봉수 교회를 방문했을 때 남편은 평소 묻고 싶었던 ‘이 교회가 진짜 교회입니까? 아니면 가짜 교회입니까?’라는 폭탄과 같은 질문을 목사님께 던졌죠. 그런데 다행히도 목사님이, ‘그렇지 않습네다. 하루빨리 북과 남의 교회가 한 마음으로 서로 교통하며 예배 볼 수 있을 날을 내 살아생전 희망하며 기도할 뿐입네다.’라며 살며시 미소를 지을 때 형용할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한 때 '동양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며 한국 기독교 부흥의 시작을 알렸던 평양. 이곳에 위치한 봉수교회 의 땅은 국가에서 제공했고, 기금은 지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남한에 있는 교회들이 보태줘 교회 건물 증축과 함께, 그랜드 피아노와 현대적인 음향과 영상 시설이 잘 갖춰진 교회가 되었다.

신은미 씨의 사촌 동생 중 미국 시민권자이면서 20년째 북한에서 살아가는 가족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지만 ‘예수 믿으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저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니 그들이 오히려 ‘당신은 무슨 사랑으로 그렇게 좋은 곳을 뿌리치고 왔습네까? 당신이 믿는 하나님을 소개해보시라요’ 하더란다. 신씨는 이러한 태도와 접근이 우리가 북녘동포에게 보여줘야 할 ‘불협화음 없이 하모니를 이루어 나가는 선교’라고 강조한다.

“봉수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 목사님께서 제가 음대 출신의 성악가라는 걸 아시고 특송을 부탁하셨어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찬송을 부르는데, 성가대 대원과 교인들이 같이 부르며 눈물을 흘리고 기도하는 모습을 봤는데, 제 마음 속 깊은 곳에 파장이 되어 울리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어요.”

북한은 ‘판단 능력이 부족하다’ 하여 18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전도를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봉수 교회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통해 전도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또한 교회에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이미 북한에는 많은 가정교회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신씨는 봉수교회를 통해 기독교인으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고, 회개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한 교회 가기를 게을리 하는 남편이 평양에만 오면 '군말 없이' 교회에 출석하는 또 하나의 좋은 점이 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진정한 통일이란?

신씨는 요즘 한국에서 강연을 많이 하고 있다. 그 강연을 통해 평범한 주부도 남북통일의 오작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도 갖게 되었지만, 또한 아픈 상처도 많았다고 한다.

“남한에선 통일을 말하면 ‘종북’ 내지는 ‘좌빨’, ‘빨갱이’라고 몰아갑니다. 저도 ‘좌빨 아줌마’라는 별명이 생겼죠. 한 번은 제가 ‘나 많이 변했다. 예전엔 그들을 증오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봤지만, 몇 번의 방북을 통해 그들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 변화된 이 모습이 종북이고 빨갱이라면 그래 나 종북이다’고 말했더니 다음날 언론에 ‘재미동포 아줌마 신은미, 드디어 종북을 선언하다’ 하면서 보도가 났더라고요."

신씨는 글을 연재하는 동안 많은 악성 댓글에 마음고생도 했고, 중단할까 고민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감사하다’는 한 탈북자의 메일에 용기를 얻고 계속 연재할 수 있었다.

“통일은 축복입니다. 눈에 보이는 삼팔선을 허무는 것만이 통일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장벽과 선입견을 벗어 던지는 것이 진정한 통일을 향해 가는 겁니다. 북녘 땅은 진정 하나님의 축복의 땅입니다. 세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지하자원을 보유하였고, 우리의 손을 필요로 하는 사회 인프라가 엄청난 땅이죠.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들을 보듬어 안고 나아간다면 그 곳은 엄청난 축복의 덩어리가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신 씨는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 해외 동포들이 일어나 남과 북을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히 한인 기독교인들이 선두에 서서 이 시대를 향한 사랑과 화평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진정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양재영 기자 / <미주뉴스앤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혜연 2015-12-07 23:07:43
이만갑에 출연중이신 뚱땡이 간호장교출신의 탈북자인 이순실여사가 이말을 들었다면 그야말로 나는 빨갱이가 된다오~!!!! ㅠㅠㅠㅠ

박혜연 2015-11-05 18:19:44
단지 북한이 좋다는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기 대한민국 입국이 5년간 완전금지당했으니.....!!!! 더군다나 신은미의 토크콘서트를 나는 가본적도 없었지만 지상낙원이라고 말한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보수언론에서는 신은미를 빨갱이 종북주의자로 몰아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