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성도 !
프란치스코 성도 !
  • 강만원
  • 승인 2014.08.13 02: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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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작은 것, 낡은 것, 낮은 것을 지향하는 성도
▲ 강만원 ©뉴스 M

프란치스코가 지구촌의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나도 그의 열렬한 팬이다. 그가 추구하며, 몸으로 슴김없이 실천하는 영적 가치관은 말그대로 예수 사상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며, 그리스도 신앙의 본질이다.

작은 것을 사랑하는 그는 방한 기간중에도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며 소박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가 말하는 '작은 차'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상징으로서 작은 것에 대한 그의 남다른 사랑을 가리키며, 이는 세상의 작은 자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 계명의 오롯한 실천을 의미한다.

작은 것과 더불어 낡은 것, 낮은 것을 지향하는 프란치스코는, 마치 살아있는 예수처럼 지구촌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영혼을 울린다.

그러나,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지하고 존경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서 프란치스코 성도를 지지한다. 프란치스코는 가톨릭의 수장으로서 진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종교를 뛰어넘어 스승의 가르침을 온전히 깨달은 '참 제자'로서, 예수의 계명을 세상에 오롯이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가톨릭의 교리가 개신교의 그것보다 우월하기 때문에 프란치스코의 행동이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의 전통적인 관습과 한계를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섰기 때문에 찬란한 빛을 드러내는 것이다.

한국의 개신교가 들썩인다. 마치 똥 싸고 밑 닦지 않은 양, 좌불안석이다. 세계적인 슈퍼스타 프란치스코의 방한에 위기의식을 느낀 개신교 목사들의 섣부른 비방이 실로 볼썽 사납다. "가톨릭은 이단이고, 프란치스코는 적그리스도다"라는 망언마저 서슴치 않는다.

한심한 자들...

한국교회의 붕괴위기는 프란치스코의 방한때문이 아니라, 교회지도자라는 것들이 저지르는 추악한 비리와 불의, 그리고 타락 때문이 아닌가?

이른바 대형교회를 일궈 보란듯이 성공(?)한 당신들 가운데 단 하나라도 프란치스코의 온유와 겸손에 견줄 자가 있으며, "침묵의 벽을 깨고, 단호하게 불의에 맞서라"라고 용기있게 말한 자가 있던가?

기껏 한다는 짓이... 프란치스코가 거리의 남루한 걸인과 병자를 끌어안고 기꺼이 축복하는 데 반해서, 탐욕과 비리로 얼룩진 개신교의 두 주역 김삼환과 오정현은 마치 성전에서 승리한 개선장군인양 수많은 관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넉살좋게 서로 얼싸안고, 가증스런 미소를 흘리지 않았던가?

20년된 중고 소형차를 선물받고는 얼굴에 함박 웃음을 지으며, 손수 핸들을 잡고 운전하는 프란치스코에 비해, 최고급 승용차를 두 대씩이나 가지고 운전기사에게 호령하는 오정현, 김삼환의 차이... 또한 교회는 모름지기 가난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프란치스코에 반해서 수천 억의 호화빌딩을 짓고는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며 영광이라며 주절대는 그들의 차이는 이른바 '그리스도 신앙인'과 '기독교 종교쟁이'의 분명한 차이가 아니던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들 가운데 진정 높아지려는 자는 기꺼이 낮은자가 되라"라고 말씀하신 의미가 새삼 가슴에 울린다. 프란치스코의 영적 권위는 교황의 종교적 지위가 아니라, 스스로 낮아지는 모범을 통해서, 그리고 주저없이 스승의 가르침에 따랐던 온전한 순종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예수의 참 제자로서 '가난한' 프란치스코의 방한은 '배 부른' 한국 개신교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빛은 어둠을 몰아내고, 진리는 거짓을 이기니까...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이는 개신교에 대한 가톨릭의 종교적 우위나 교리의 우월성을 의미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톨릭의 전통적인 부패와 타락에 맞서 개혁종교로서 개신교가 새로이 태동하지 않았는가? 사실인즉, 가톨릭의 부패도 개신교에 못지 않고, 사제의 타락도 목사의 타락에 못지 않다.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 가톨릭이든 개신교든 가릴 것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을 오롯이 지키는 자로서 정의와 진리 안에서 살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것이 본질이며 핵심이다.

간단히 말해서,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는건 본질적인 접근이 아니다. 오히려, 중세 가톨릭의 부정과 불의에 맞섰던 프로테스탄트의 정신, 곧 저항정신의 불씨를 되살려 한국교회 타락한 목회자들의 불의에 거세게 분노하고, 치열하게 투쟁하며, 오롯이 승리해서 마침내 그리스도의 정의를 올곶게 실현하고 교회의 본성을 회복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다.

위기는 기회다! 한국교회의 덕지덕지 '회칠한', 그야말로 볼썽 사나운 외형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내적 원형이 온전히 되살아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강만원 / 종교, 철학 부문의 전문번역자. 작가.
성균관 대학교와 프랑스 아미엥 대학에서 공부했다. "당신의 성경을 버려라"의 저자이며 종교, 철학 부문의 전문번역가로 활동한다. 단순한 열정, 젊은 날 아픔을 철학하다, 신이 된 예수, 루나의 예언, 자연법의 신학적 의미, 예수의 역사와 신성 외 다수의 작품들을 번역했으며, '아르케 처치'에서 성경강의 및 번역, 출판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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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2014-08-24 17:16:30
너나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