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철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사퇴
홍재철 목사, 한기총 대표회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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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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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이 연임 8개월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회장은 8월 12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의 변화를 위해 대표회장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한기총 임원회는 홍 대표회장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9월 2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신임 대표회장을 뽑기로 했다.

홍 대표회장은 자신의 사퇴로 한국교회가 새롭게 변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대형 교회가 변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한국교회는 대형 교회로 인해 가장 비극적인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다고 했다. 대형 교회 목사가 학위를 위조하고, 비자금을 조성함으로써 교인을 패닉 상태에 빠트렸다는 것이다. 홍 대표회장은 개혁을 요구하는 한국 교인들의 요구에 따라 자신이 먼저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사퇴 시점은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염두에 뒀다. 홍 대표회장은 "과거 교황의 방한과 김수환 추기경 서거로 각각 50만 명의 개신교인이 가톨릭으로 개종했다는 말이 있다"면서 교황 방한 전에 사퇴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자신의 사퇴가 한국교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1월 연임에 성공한 홍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연합(한교연·한영훈 대표회장)과의 통합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만일 통합하지 못하면 임기 1년만 채우고 사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한기총은 통합을 위해 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한교연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홍 대표회장은 한교연과의 통합을 한국교회 원로들에게 위임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조용기 원로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까지 나섰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홍 대표회장의 사퇴를 예감한 이는 많지 않았다. 기자회견 도중 일부 임원이 사퇴를 만류하자, 홍 대표회장은 "임기 채우면 나도 좋겠지만 모양새가 좋을 리 없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기자회견 이후 기자를 만난 홍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에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 교회 목회자들이 자신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퇴 소식을 접한 한기총 관계자들은 홍 대표회장을 칭송하고 나섰다. 전 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는 "사실 지난 5월 한기총 전 대표회장들이 (홍 대표회장에게) 한국교회를 위해 물러날 것을 먼저 제안했다. 이를 받아준 홍 목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홍 대표회장의 사퇴가 한교연과의 통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도용호 부총무와 조경대 명예회장은 홍 대표회장의 잔여 임기만 1년 5개월이라면서 스스로 물러난 것 자체가 박수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재철 대표회장은 금권 선거로 내홍을 겪던 지난 2012년 2월 제18대 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이어 같은 해 10월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를 부활시켜, 각 교단으로부터 이단 판명을 받은 이들을 상대로 재심에 나섰다. 이듬해 1월 다락방 류광수 목사를 해제하고, 같은 해 12월 이단사이비대책특별위원회가 예장통합과 합동이 이단으로 규정한 박윤식 원로목사(평강제일교회)를 이단에서 해제하게 했다. 이단 해제 문제로 예장합동(안명환 총회장)과 갈등을 빚은 홍 대표회장은 교단을 탈퇴해 지난 5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를 만들었다. 600여 교회가 가입했고, 홍 대표회장은 임시회장으로 추대됐다. 다음 달 창립총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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