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를 탄 돈키호테
프라이드를 탄 돈키호테
  • 양승훈
  • 승인 2014.12.27 01: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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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6천년/대홍수설' 비과학적, 비성경적 도그마
▲ 양승훈 원장 © <뉴스 M>

저는 2003년을 전후해서 이전에 제가 주장하던 창조론의 입장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수정하기 전의 주장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지구나 우주의 나이가 6천년이라는 주장이었고, 둘째는 노아의 홍수가 지구상의 대부분의 지층(고생대에서 신생대까지)을 형성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이하 이 두 주장을 합쳐서 6천년/대홍수설이라 하겠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것은 제 개인적인 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이 아니라 주로 미국 창조과학연구소(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 ICR)와 AiG(Answers in Genesis)라는 근본주의 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었습니다.

1. “진리가 너희를...”

사실 30여 년 전, 처음으로 6천년/대홍수설을 접했을 때 저는 그 선명성과 전투성에 매료되어 이 이론이 과학적으로는 물론 성경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 후 물리학 연구에 더하여 신학이나 과학사 등 인문학 훈련을 받으면서 이 주장에 문제가 있음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 저는 물리학에서 창조론 연구로 완전히 전환하면서 지질학이나 천문학의 최근 연구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6천년/대홍수설의 주장은 점점 더 많은 문제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특히 야외 지질탐사를 하면서 이 가설은 성경해석은 물론 현재의 지구를 설명하는 데 심각한 하자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처음에는 자연의 여러 현상들과 과학적 증거들을 어떻게든 6천년/대홍수설의 틀 속에서 해석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습니다. 그래서 그 분야의 문헌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고, 그 분야의 행사가 있다면 불원천리(不遠千里)하고 쫓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많은 탐사여행을 하면서, 그리고 여러 복음주의 계열의 전문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을 접하면서 이 이론의 문제점은 점점 더 분명해졌습니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쌓여갔습니다.

수많은 날밤을 고민하다가 저는 결국 6천년/대홍수설은 과학적으로는 물론 성경적으로도 지킬 수 없는 도그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구속복”(strait-jacket)과 같은 그 이론을 벗어버리고 나니 그렇게 오랫동안 저를 괴롭히던 과학과 성경해석의 핵심적인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결되었습니다. 마치 오랫동안 소화불량으로 고통당하던 사람이 소화제를 먹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이 이런 것을 이름은 아닐지...

2. “문밖에” 나가면

저는 작년에도 캐나다 록키산맥과 인근 앨버타주의 공룡박물관, 미국 옐로우스톤에 탐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어디엘 가도 단일 격변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증거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한 예로 앨버타주 공룡박물관 인근에서는 석탄과 석유가 같은 지역에서 채굴됩니다(지금은 석탄 광산은 대부분 폐광했지만). 일반적으로 석탄은 정글이 급격히 매몰되어 형성되었다는 육지 기원이, 석유는 해양생물들이 급격히 매몰되어 형성되었다는 해양 기원이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같은 곳, 다른 지층에서 석탄과 석유가 함께 발굴됩니까? 한 번의 노아홍수로 형성되었다고요? 지구 연대가 오래냐, 젊으냐를 두고 논쟁할 필요도 없이 이 주장은 전혀 말이 안 되지요. 사실 창조와 격변의 흔적을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북미주의 서부와 서북부 지형을 꼼꼼히 살펴보면 어느 것 하나 6천년/대홍수설로 시원하게 설명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밴쿠버 바로 아래에 있는 워싱턴 중, 동부의 거대한 현무암 지대도 6천년/대홍수설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곳에는 수백 m 두께의 현무암이 수십 개의 지층으로 쌓여있습니다. 현무암은 마그마가 지표면이나 지표면 얕은 곳에서 식은 것인데 이곳 현무암층들은 절대로 한꺼번에 형성된 것이 아닙니다. 층마다 현무암 결정(柱狀節理) 크기가 모두 다른 것으로 미루어 냉각속도가 달랐고, 층마다 색깔이 다른 것으로 미루어 냉각될 때 주변 대기 조성이 달랐으며, 수많은 암석층이 선명한 경계를 이룬 것으로 미루어 마그마가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 아니라 상당한(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간격을 두고 한 층씩 쌓인 것이 분명하며, 전체 현무암 넓이가 수천 제곱 Km에 이르는 것으로 미루어 짧은 시간 동안 냉각된 것이 아닙니다.

혹 마그마가 10개월 반 동안의 대홍수 때 물 속에서 갑작스럽게 식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지금과 같은 거대한 현무암 결정(주상절리)이 아니라 작은 베개 용암 덩어리들이 형성되어야 합니다. 노아의 홍수로 캄브리아기 이후의 모든 지층이 쌓였다는 것은 "문 밖에" 나가면(야외 지질탐사를 가보면)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 단단한 현무암층이 깎여 수백 m 깊이의 컬럼비아 계곡을 만든 것은 주류 지질학의 신격변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수십 차례 반복된 격렬한 빙하 홍수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워싱턴주 동남부에 위치한 팔로우스 폭포. 격변이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는 예이다.

거대한 현무암 계곡 사이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는 캐나다 BC주 스파하츠 폭포(Spahats Falls)나 워싱턴주 팔로우스 폭포(Palouse Falls)도 6천년/대홍수설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들 폭포 양안에 시루떡처럼 쌓인 다양한 크기의 현무암 결정들과 다양한 색깔은 한 번의 대홍수만으로는 어떤 상상력을 동원해도 추론해 낼 길이 없습니다. 지층들의 경계가 분명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각 지층들은 서로 다른 시기에 분출된 마그마로부터 형성되었고, 색깔이 다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서로 다른 환경에서 냉각되었으며, 결정들의 크기가 다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서로 다른 속도로 식은 것이 분명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요세미티(Yosemite)의 거대한 화강암괴도 6천년/대홍수설로는 전혀 설명할 수 없습니다. 화강암은 지하 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식으면서 형성되는 심성암인데, 그 엄청난 화강암괴는 냉각되는 데만도 백만 년 단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오늘날 우리가 보는 화강암들은 지하 깊은 곳에서 형성된 후 지각 운동으로 인해 지표면으로 융기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각이 융기되는 기간은 차치하고 화강암 덩어리가 마그마로부터 냉각되는 시간만 생각해도 6천년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작년에 옐로우스톤(Yellowstone) 탐사여행을 하면서도 6천년/대홍수설로는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옐로우스톤은 세계 최대의 거대한 홍적세 칼데라(화산 폭발로 인한 원형 함몰 지역)인데 한 차례가 아니라 수십 차례의 대규모 화산 폭발과 함몰로 이루어진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다른 지질학적 과정에 비해 옐로우스톤에서의 지질학적 과정은 “격변적으로” 일어났다고 하지만 그래도 6천년/대홍수설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하다못해 대홍수설로는 북쪽 순환로를 따라 옐로우스톤강 양안의 두꺼운 홍수 퇴적층 위에 주상절리가 뚜렷한 두꺼운 현무암층의 존재도 설명할 수 없습니다.

3. 연대 문제

6천년/대홍수설은 지질학적 증거만을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천문학이나 우주론에 가면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현대 천문학에서는 6천년 운운하면 천동설 지지자 내지 정신병자 취급을 받습니다. 지난 100여 년 간 전문 과학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관측 자료들을 깡그리 무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허블 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을 위시하여 수많은 관측기구들을 통해 지금도 눈으로 “보고 있는” 현상들을 부정해야 합니다. 현재의 증거로부터 과거를 유추하는 지질학과는 달리 천문학은 지구로부터 다양한 거리에 있는 천체들을 연구하기 때문에(먼 곳에서 오는 별 빛은 오래 된 것이므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를 동시에 연구할 수 있는 물리학의 한 분야임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연대측정, 특히 현대 지질학이나 천문학에서 절대연대측정법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이고 있는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은 어떻습니까? 연대측정과 관련해서는 할 얘기가 많지만 핵심만 말씀 드리면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이 드물게 부정확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대체로 2% 미만입니다. 2% 미만의 부정확한 데이터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가 잘 밝혀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2% 미만의 부정확한 데이터를 과장해서 모든 방사능 연대가 부정확한 듯이 말하는 것은 일종의 부정직입니다. 흔히 방사능 연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세 가지 가정들, 즉 초기조건 불확실성 문제, 붕괴속도의 가변성 문제, 지구 역사에서 중간에 이물질의 이입 등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동시 연대측정법을 비롯한 다양한 상호검증을 통해 보정되고 있습니다.

제가 다중격변의 증거로 제시하고 있는 수많은 지표면의 운석공들(혹은 혜성공들)도 6천년 지구 역사와는 양립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2008년 1월호 <천문학>(Astronomy) 잡지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179개의 운석공이 발견, 확정되었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그럴 듯한(probable) 곳이 111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외에 운석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는 충돌구조들이 수백 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확정된 운석공들 중 한 대륙을 멸종시킬 수 있는 직경 30Km 이상 되는 운석공만도 28개에 이르며, 전 지구적 멸종을 가져올 수 있는 직경 100Km 이상 되는 운석공도 5개나 됩니다. 그리고 이들 운석공들의 충돌 연대도 모두 다릅니다.

일부에서는 제가 <창조와 격변>이라는 책에서 제시한 다중격변모델을 비판하면서 다른 방법으로도 운석공들을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 다른 방법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운석공의 확인을 위해서는 NASA 과학자들을 비롯한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NASA에서는 운석 충돌로 인한 피해와 충격을 예측하기 위한 다양한 모의실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에서 운석공의 연대와 충격의 정도는 다른 여러 현상들과 잘 일치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도 미국 창조과학연구소(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 ICR)이나 AiG(Answers in Genesis) 등 지구와 우주의 연대를 6천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문헌들을 살펴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혹시나 정말 이 주장이 옳은 건 아닐까, 때로는 아니 옳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 할수록, 탐사를 하면 할수록 6천년/대홍수설은 선입견을 가지고 하나님의 말씀과 자연의 증거들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4. 몰텐슨의 독선

▲ 테리 몰테슨 (Terry Mortenson)

2007년 여름, 저는 오랜 지구 지지자들을 비난하는 몰텐슨(Terry Mortenson)이라는 사람의 책과 강의(DVD)를 공부하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AiG 강사이자 과학사(지질학사)를 공부한 몰텐슨은 위튼, 칼빈, 메시아 대학 등 북미주 복음주의 기독교대학 연합체(CCCU)에 속한 110개 대부분의 기독교대학들이 성경의 무오성을 부정하고 진화론과 타협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유는 그들이 자신이 주장하는 6천년/대홍수설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6천년/대홍수설 지지자들은 기독교 대학들만이 아니라 19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이자 다윈 진화론을 가장 탁월하게 반박했던 핫지(Charles Hodge)도, 탁월한 보수주의 장로교 신학자였던 워필드(B.B. Warfield)도, 20세기의 가장 탁월한 구약학자이자 고든-콘웰의 총장이었던 카이저(Walter Kaiser)도, 트리니티 신학교의 보수적인 구약학자 아처(Gleason Archer)도 6천년/대홍수설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협자라고 비난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잘 알려진 쉐퍼(Francis Schaeffer)도, 가장 탁월한 복음주의 신학자라는 옥스퍼드대학의 맥그래스(Alister McGrath)도, 위튼대학 교수로 있다가 지금은 하버드대학 교수가 된 교회사학자 마크 놀(Mark Noll)도, 뛰어난 복음주의 변증가인 가이슬러(Norman Geisler)도, 유명한 작가이자 철학자인 윌라드(Dallas Willard)도 모두 오랜 우주 연대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진화론과 타협했다고 비난합니다.

몰텐슨은 강의에서 근본주의자들의 투사적 교회관을 대변이라도 하듯 성경이란 사람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배워야 할 싸움 지침서”(BIBLE: Battle Ideas Before Leaving Earth)라고 풀이합니다. 아무리 신학교를 졸업했다고 해도 전문 신학자도, 과학자도 아닌 역사학도가 과학과 신학의 전문 연구자들을 마구잡이로 비판하는 것은 바른 태도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적과 싸우는 것은 좋지만 피아를 구별하지 못하고 싸우는 것은 차라리 싸우지 않음만 못할 수 있습니다. 분별력이 없는 용기라면 차라리 용기가 없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말이지요. 조타수가 시원찮다면 엔진 출력이라도 약해야 자기 배도, 남의 배도 덜 부서질 것입니다.

5. 프라이드를 탄 돈키호테

우리는 과거에 대해, 특히 인간의 직접적인 관찰이 불가능한 까마득한 과거의 일들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증거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주가 6천년 되었는지, 137억년 되었는지는 아무도 경험해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여러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하나님께서 태초에 대폭발의 과정을 통해 우주를 창조하셨을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6천년 전에 오래 된 듯이 보이는 우주를 창조하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시간에 묶여 있는 인간은 오래된 우주와 오래 된 듯이 보이는 우주를 구별할 수 없습니다.

여러 과학적 증거들과 신실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생각해 볼 때 적어도 우주는 “오래 전에 갑작스럽게 시작된 듯이 보인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만일 아직까지 우주가 젊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니 “젊은 듯이 보인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다른 사람들의 연구 결과를 모르고 있든지, 아니면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하든지 둘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래에 몇몇 분들이 제게 대해서 이런 저런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창조를 믿으며, 성경의 무오성과 창세기를 "있는 그대로" 믿는 사람입니다. 다만 어떤 것도 해석되지 않는 진리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문자적 해석은 성경을 있는 그대로 믿는 것이고 다른 해석들은 진리를 타협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해석학의 기초를 잘 몰라서 하는 얘기입니다. 저는 문자적 해석도 하나의 해석으로서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해석도 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6천년/대홍수설의 해석은 틀릴 가능성이 아주 높고, 제 해석은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누군가가 반대되는, 설득력 있는 논리와 증거를 제시한다면 저는 언제라도 제 해석을 폐기 처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제가 제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 주장은 틀릴 수 없고, 내 해석은 도무지 잘못될 수 없다"는 경직된 태도입니다. 이는 주장의 진위를 떠나 그 자세 자체가 비기독교적이고 비성경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저는 6천년/대홍수설 지지자들이 단 한번이라도 혹 전문 과학자들의 주장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아니 어쩌면 내 해석과 주장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실 그런 마음 때문에 2007년 여름부터 복음주의권 내의 신학자와 과학자들이 만날 수 있는 창조론 오픈 포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이론에 대한 잠정성과 자신의 해석에 대한 오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연구하는 모든 사람들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도 아닙니다. 이전에 바로 제가 6천년/대홍수설을 사도신경처럼 신봉하면서 돈키호테처럼 어설프게 “창”을 꼬나 매고 온 세상을 쫓아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찔렀으니까요. 그 때는 로시난테가 아니라 프라이드를 타고 다녔습니다.

양승훈 원장 / 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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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두기 2014-12-29 21:37:12
창조에 대해서는 알 필요 없습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세상을 만드셨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세상은 6천년 전에 생겼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시간은 옛날에 더 빠르게 흘렀을 수도 있고 더 느리게 흘렀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모릅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성경에 나온 것만 믿으면 됩니다. 이랬을까 저랬을까에 너무 시간을 쓰는 것은 정말 의미없는 일입니다.

익명 2014-12-28 01:42:51
하나님은 시간과 공관을 초월하신 창조주이십니다--한 순간에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고 육일에 천지와 모든 것을 만드셨습니다. 그분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현 자연 현상의 이론 즉 과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관찰하는 모든 자연을 과학 이론으로 설명하려면 한계에 다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면에서 ICR의 제안이 물론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에 더 입각한 이론임에 더 수긍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