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인교회 7대 과제
2015년 한인교회 7대 과제
  • 편집부
  • 승인 2015.01.03 0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동성애, 대북 선교 취약, 신학교 난립 등의 현주소
미주한인교회는 다사다난한 2014년을 떠나 보내고 다시 새로운 출발선 위에 섰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사회적 위상의 추락과 정체성의 혼란 등으로 표류하고 있는 미주한인교회의 현주소와 직면한 7대 과제를 선정해 2015년을 전망한다. - 편집자 주

1. 동성애 문제

미국교회와 마찬가지로 동성애 문제가 여전히 핫 이슈로 남을 것이다. 특히 미국장로교 소속 한인교회들의 이탈과 잔류가 여론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탈을 원하는 교회들은 교단과의 쉽지 않은 협상이 발목을 잡을 전망이고 잔류 교회는 보수적인 교인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다. 한인 교회들이 많이 속해 있는 연합감리교단(이하 UMC)도 동성애 반대 여론이 높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은 채로 있다.

UMC 소속 아틀란타 한인교회 김정호 목사는 “동성애 문제는 지난 40년간 교단총회를 통해 반대 입장이 표명돼 온 가운데 오는 2016년 UMC 교단 총회를 통해 다시 거론될 것이 확실하다”며 “목회자는 감독의 파송권 안에 있는 반면 평신도들은 자유롭게 교회를 떠날 수 있기에 동성애 문제는 한인교회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고 말했다.

연방 법원이 동성결혼 합법성 판결 권한을 각 주 법원으로 넘김으로써 미국 전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주별 판단에 따르게 되어 동성애 반대 진영이 한숨 돌린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동성애 여론은 갈수록 우호적으로 변해 교회들이 이 파고를 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월드비전이 지난 3월 동성애자의 채용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가 여론에 밀려 이틀만에 번복했지만 앞으로 이런 갈등은 지속될 것이다.

2. 통일 인식과 대북 지원

보수적 성향의 교인이 절대 다수인 한인 교회 상황에서 북한은 뜨거운 감자다. 많은 북한 선교 단체들이 북한에 대한 구호를 계속하고 있으나 통일 전망이나 한반도 정세 분석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잠재적으로는 현실 불가능한 흡수 통일론에 생각이 많이 기울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 베델한인교회(1회)에서 개최된 크리스천 북한포럼 및 통곡 기도대회 장면들 (사진:최재영 목사 제공)

NK VISION 2020의 최재영 목사는 “최근 모 은퇴 목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통곡기도회’나 ‘대북 풍선 삐라사역’ 등은 미주한인교계의 대북선교사역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해외한인교회 성도들에게 북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왜곡된 대북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정권이 무너지게 해달라는 기도 제목은 통곡기도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가장 큰 제목인데 혹시라도 북한이 붕괴되면 흡수통일이라도 될 듯 착각하는 것 같다. 북한이 붕괴되면 누구와 통일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대북선교는 특수선교 차원을 넘어 인적, 물적 자원이 총동원되어 오랜 기간을 두고 엄청난 전략이 필요한 분야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3. 교회 리더십 문제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올해에도 이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들의 윤리 문제를 넘어서 신천지와의 관련 여부, 무리한 교세 확장에 따른 갈등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1980년 이후 20년 가까이 양적 성장을 경험한 미주한인이민교회는 최근 이민자의 감소와 경제위기, 세속주의의 강화 등으로 인한 극심한 교세 침체를 겪고 있다. 교회의 성장은 멈추고 문을 닫는 교회가 속출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구습에 얽메이지 않고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창출해갈 목회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비블리컬 신학교(Biblical Theological Seminary)의 프랭크 제임스 총장은 “젊은 한인 크리스천들은 교회와 좀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한 다른 리더십을 찾고 있다”며 “한 사람의 목회자가 주도하는 1세대식 리더십보다 평신도들과 높은 수준의 관계를 맺는 교회가 더 건강해지리라 생각한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하는 한인교회의 과제를 지적했다.

4. 교회 연합운동

한국에서도 한국기독교 교회 협의회, 한기총, 한교연이 세싸움을 벌임으로서 대표성이 많이 상실되었듯이 미주의 교회 연합운동도 대표성을 상실한지 이미 오래다. 지난 해 우리 지면을 달구었던 남가주 교회 협의회를 비롯해 남가주 목사회, 성시화 운동 본부, 미주 한기총 등 잡다한 단체들이 저마다 대표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외면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한 일간지를 통해 지적된 남가주 교협 조직 구성방식에 대한 문제는 미주한인교계연합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No라는 답신이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한다’는 이해하기 힘든 임원 충원 방식이나 일부 목사의 교인들 중심으로 구성된 이사진 구성은 남가주 교협이 교계 연합기구라기 보단 이해를 같이하는 이들이 참여한 동호회 수준의 모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교계 한 언론인은 “90년대 중반 이후 보여준 교협의 역사에 대해 ‘LA에서 없어져야 할 단체’라는 표현이 솔직한 평가이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과 맛을 잃은 소금은 거리에 버려져 발로 밟히게 된다는 표현은 지금의 교협에 대한 가장 적합한 예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5. 2세 문제

이 문제 역시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으로 2세들의 교회 이탈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2세 목회자들은 보수적인 교회에서 성장한 탓에 1세 보다 더 보수적인 경향이 많아 새로운 문화 트렌드 속에 살아가는 2세들과는 괴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 일간지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한인 2세들이 고등학교 졸업 이후 10명 중 8명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교회를 떠난 2세들은 절반 가량이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이민교회의 미래가 암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M(English Ministry) 사역은 1990년도 경에 LA지역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지금은 대부분의 미주한인교회가 영어목회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고등학교 혹은 대학 졸업 후에 교회를 떠나는 한인 1.5세와 2세들을 붙잡기 위해 EM 사역을 시작했으며, 초기부터 지적되어온 1세와 2세 사이의 문화적 정서적 거리감이 여전히 메워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G2G 크리스천교육연구소 이학준 교수는 “지금까지 한인교회 주일학교는 1.5세와 2세들의 정신적, 문화적, 사회적 상황과 동떨어져 사회적 상황을 신앙적 고민으로 연결시킬 통로가 부족했다”고 지적했으며, 풀러신학교의 리처드 마우 총장은 “오늘날 많은 한국계 미국 청소년들이 ‘중간에 끼인’ 세대로서의 뿌리 깊은 긴장을 이겨내기 위해 씨름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한국계 미국 청소년들이 세상 ‘안에’ 있으면서도 세상에 ‘속하지 않은’ ‘중재자’와 ‘대사’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6. 신학적 취약성

복음주의 교회들의 신학적 취약성도 심각한 문제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신학적 고민 없이 이미 폐기된 교회 성장학파들의 이론에 아직 붙잡혀 있거나 ‘내적 치유’같은 심리학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톨릭에 대해서는 이단 운운하면서 가톨릭에서 출발한 뜨레스 디아스는 아직도 한인 교회의 경쟁력있는 프로그램으로 유효하며, 옥한흠표 제자훈련도 교회의 상황이나 여건과 관계없이 교회가 선호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런 기술적인 면만 강조한 채 실제로 신학적 성찰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반면 신학적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진보 신학의 경우 교회 현실을 외면한 ‘현학’에 멈춰버리는 경우가 많아 역시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7. 한인 신학교의 난립

신학적 취약성은 목회자 배출 기관인 신학교의 문제와도 무관하지 않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거나 늦깍이 신학생들에게 한인 신학교는 나름 의미를 가질 수 있으나 교수 요원의 태부족, 시설의 열악함으로 수준 미달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교단의 배경이 없는 신학교들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감리교 미주 연회 신학교인 미주 감리교 신학대학, 해외 한인 장로회의 공식 신학교인 미주 장신, 서북 장신 등 몇몇 신학교를 제외하고 교단의 배경이 없는 신학교에서 목사 자격증을 남발하고 있다. 꽤 규모가 큰 S 신학교의 경우 M.Div 졸업식 장에서 목사 안수를 동시에 주는 해프닝까지 목격되고 있다.

남가주 지역에만 주정부 인가 신학교가 30여 곳을 넘고 있는 반면, 연방교육국 기독교인준협의회(ABHE) 인가를 받은 신학교는 극소수이며, 주류 대학들과 학점 교류가 가능한 곳은 전무한 상태이다. 이들 신학교를 통해 수백명의 목회학 석사(M.div) 이상의 졸업자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한인신학교 출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이중언어 등에 있어서의 경쟁력 부족으로 절대다수가 청빙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 신학대의 학사 담당자는 “대부분의 한인 신학교를 찾는 사람들은 신분문제 때문에 사명없이 신학교에 진학하려 하고 있다”며 “이중 언어나 신학 커리큘럼, 목회현장 수업 등의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한인 신학교 출신 졸업자 양산은 이민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고 지적했다.

 편집부 / <뉴스 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