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님 왜 그러셨어요?
장로님 왜 그러셨어요?
  • 편집부
  • 승인 2015.02.0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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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서울대 경영대 교수 기독교수회 회원

서울대에서 교수 성추행, 성희롱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리과학부 강석진(54) 교수가 제자와 인턴 여학생 등 9명을 성추행함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사태가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영대 교수마저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했다고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강석진 교수에 이어 성추행·성희롱으로 서울대 인권센터에 접수된 A 교수는 작년 서울대 총장 후보로, 최근 모 사립대 총장후보로도 거론되던 학계의 저명인사로 알려졌다. 서울대 기독교수회 회원이기도 한 그는 B 감리교회 장로이며, 그의 형 C 목사는 그 교회 원로목사로 밝혀져 교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모 기독교 매체에 실렸던 지난 2007년의 '일과 신앙'이라는 A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는 현재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서울대 인권센터에 접수된 신고서에 따르면 A 교수는 수업 뒤풀이 자리에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을 했으며,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통해 ‘겉으로는 늙어 보여도 마음은 28살이이다’며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교수는 지난 4일 상습적으로 성추행·성희롱 했다는 의혹이 전해지자, 최근 몇 년 간 학생들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의혹을 전면 부정했다. A 교수는 술집에서 수업 뒤풀이를 한 사실은 있지만 성추행·성희롱 등의 부적절한 언행을 하지 않았다고 제기된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SBS 방송을 통해 성추행 당시 정황이 공개됐다(SBS 화면)

하지만 최근 SBS 방송을 통해 A 교수가 저녁 식사를 하며 여학생에게 건넨 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다.

“내가 딱 너를 보는 순간, 아 얘는 내 여자 친구감이다. 네가 처녀니까 그건 지키고. 뽀뽀하고 허그를 하고 안고 뒹굴고 온갖 짓을 다 하지만 그건 지켜줄게.”

“넌 괴롭지? 교수가 뽀뽀해달라고 하는데 해줄 수도 없고 안 해줄 수도 없고. 네가 교수하고 싶다고 하면 내가 또 챙겨줘야지.”

“천하의 XXX(교수 이름) 애인이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이야. 네가 나를 기분 좋게 해 주면 내가 연구를 많이 하고 그게 인류에 이바지하는 거야.”

방송을 통해 보도된 음성 파일은 피해 학생이 식사 자리에서 녹음한 것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것을 우려해 대화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음성파일 속 남성과 A 교수의 음성을 분석한 음성분석 전문가들은 두 음성이 "같은 사람"의 것이라는 소견을 보였다고 보도됐다.

2년 전 전문직 성범죄 순위에서 성직자가 376건으로 1위라고 밝힌 경찰청 보고와 지난해 전병욱 목사의 성추행을 고발한 <숨바꼭질> 출간, 요한동경교회 김규동 목사 성추행 등 한국 교계 지도자들의 윤리문제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번 성추행 교수가 개신교회 장로로 밝혀지며 교계 전반에서 우려와 개탄의 목소리가 높다.

남가주의 한 목회자는 “기독교 교리, 의례 등이 남성성이라는 범주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 상당히 왜곡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여성을 침묵적, 종속적 존재로 여기는 남성중심의 교회 구조와 직분 등이 바꾸지 않는 이상 교계 지도자들의 성범죄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고 진단하며 교계 지도자들의 성범죄는 교회 구조적 문제임을 지적했다.

편집부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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