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총학, "이사장 퇴진" 요구하며 법인처 점거
감신대 총학, "이사장 퇴진" 요구하며 법인처 점거
  • 최승현
  • 승인 2015.04.0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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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이 특정 교수에게 인사 특혜 주장…교수들도 천막 치고 농성
▲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와 학생들이 학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인사 논란에 대해 들고일어섰다. 4월 6일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교수들은 백주년기념관에 천막을 치고, 학생들은 법인사무처를 점거하고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박종천 총장)에 지속돼 온 인사 비리 논란에 학생들과 교수들이 결국 들고일어섰다. 감신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그리고 일부 교수들로 구성된 교수평의회는, 4월 6일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법인사무처와 백주년기념관 로비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총학생회·총여학생회·교수평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규학 이사장이 편파적인 인사를 자행해 학교 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사장이 그동안 행해 온 인사 문제를 열거하면서 이사장이 감신대의 법과 질서, 상식을 무시한 사태의 책임자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들을 비롯해 재학생들과 학교 동문들도 다수 참석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생, 교수를 비롯해 감신 동문들도 다수 참석했다. 한국 노동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조화순 목사(앞줄 맨 오른쪽)가 나와 "이사장이 권력을 더 휘두를 생각하지 않고 욕심을 버리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번 사태가 발발하게 된 원인은 교수 사회의 양분에 있다. 감신대 교수들은 현재 교수협의회와 교수평의회로 나뉘어 있다. 학교 원로들을 포함해 대다수의 교수가 교수평의회 소속이고, 비교적 젊은 10여 명의 교수들이 교수협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교수평의회와 교수협의회가 겪은 상황은 하늘과 땅 차이다. 교수평의회 소속 K 교수, P 교수는 지난해 부교수 승진 심사와 정년 전환 심사에서 각각 탈락했다. 이 과정에서 이사장이 교수협의회의 말만 듣고 재량권을 남용해 이들을 탈락시켰다는 논란이 있었다. 반면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같은 시기 모두 승진과 정년 전환 심사에서 통과됐고, 이들은 곧바로 보직 교수 자리까지 맡게 됐다. 한 교수는 정년 전환에서 조교수를 건너뛰고 바로 부교수로 승진하면서, 자신보다 경력이 더 되는 교수보다 호봉이 높아지기도 했다.

유태엽 교수평의회 회장은 이 모든 상황의 배후에는 이사장이 있다고 했다. 유 교수는 이사장이 의도적으로 한쪽에만 특혜를 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사장은 학교를 위해 물러나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교수들의 천막 농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교수평의회 교수들은 매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천막을 지키면서 수업도 백주년기념관 농성 장소에서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법인사무처가 이사장의 지시를 받아 학교 인사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법인사무처 사무실을 점거했다. 유승리 총학생회장은 "편파적인 인사로 실력 있는 교수들은 번번이 승진과 임용에서 탈락하고, 학생들은 좋은 수업을 듣지 못하고 있다. 법인사무처 농성은 이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는 법인사무처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학생처장 이 아무개 교수가 유승리 총학생회장과 이은재 총여학생회장에게 대화를 제안하고 점거를 풀 것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이사장이 퇴진하기 전까지는 나가지 않겠다"며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현재 학생처장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법인사무처 점거를 그만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이사장 퇴진 전까지는 어림없다"며 문을 잠그고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이번 사태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규학 이사장은 "현재 사태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예배에 가야 한다고 대화를 끝냈고, 박종천 총장은 "외부에 나와 있어 오늘은 통화가 곤란할 것 같다"고만 말했다. 학교 내 다른 관계자는 "임시 이사회가 소집됐는데, 이사장이 이 사실을 아마 모를 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자회견이 끝난 후, 교수평의회 교수들은 기도회를 하고, 하루에 한 명씩 릴레이 농성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교수평의회는 4월 7일부터 해당 교수의 수업도 이곳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규학 이사장은 지난 3월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가 인사 행정에 관여하는 것은 없으며, 다만 그것이 법적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가만 확인한다. 그간의 인사들은 법적으로 하자가 있으면 탈락시킨 것이고, 법적 문제가 없으면 승인시킨 것"이라며, 인사 특혜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최승현 기자 / <뉴스엔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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