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반론] 인터콥, 문제 심각해서 제명된 것
[재반론] 인터콥, 문제 심각해서 제명된 것
  • 김종희
  • 승인 2007.12.03 14:18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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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터콥 서광 선교사와 선교한국 한철호 총무 반론에 대해서

한국에서 ‘선교한국, 인터콥 퇴출’이라는 <미주뉴스앤조이> 기사가 나가자 조금 시끄러워졌다. 정치판에 ‘노빠’니 ‘유파’니 하는 네티즌 그룹들이 있는 것처럼, 선교계에도 ‘인빠’라고 해야 할지 ‘콥빠’라고 해야 할지 하는 그룹들이 있는 모양이다. 기사가 나가고 얼마 안 지났는데 동시다발로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해서 비슷한 시각을 드러내는 글들을 올렸다. 이런 걸 ‘작전세력’이라고 한다. 그들이 쓴 댓글만 봐도 한국 교회에서 선교에 목숨 걸었다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을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 교회 선교의 오늘과 내일은 참 걱정스럽다.

‘선교’라는 말만 나오면 물불, 앞뒤, 좌우 안 가리는 ‘선교 광신주의’에 빠져 있는 이들은 곧바로 ‘특정 조직 맹신주의’로 쉽게 넘어간다. 특정 집단 맹신주의에 깊이 감염된 이들을 보노라면, 이단 집단에 빠져서 분별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의 정신 상태와 무엇이 다른지 구별하기 힘들다. 자신들이 추종하고 있는 대상만 다를 뿐이지 그 태도는 거의 비슷하다. 일반 국민들은 아프간 사태를 보면서 한국 교회에 대해서 분노했지만, 실상 문제는 그게 아니다.

네티즌들의 댓글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인터콥 선교사 서광 씨의 글을 읽으면서 “아하, 그래서 인터콥이…” 정도로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넘어가도 된다.

당초 선교한국 한철호 상임총무가 개인 자격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댓글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반응하려다가 사설이 늘어져 버렸다. 서광 씨는 <뉴스앤조이>에 반론문 게재를 요청하면서 한철호 총무의 글도 첨부했다. 한 총무도 동의한 것인지, 한 총무의 사견인지 아니면 선교한국의 공식 견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반론은 그 누구에게나 보장된 권한이므로 이를 거부할 까닭이 없다. 다만 이 반론을 게재함과 동시에 이 반론이 틀렸다는 사실도 독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것 같다.

선교한국을 오랫동안 책임 있게 이끌어오고 있는 한철호 총무의 글을 읽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그가 맡고 있는 단체의 위상과 그에 따라 그가 갖고 있는 위치에서 나오는 어쩔 수 없는 반응일 것이라는 짐작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그래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의 글의 일부만 인용한다.

“선교한국이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특정단체를 퇴출하거나 판단할 의향도 권한도 없습니다. 따라서 뉴스엔조이가 마치 선교한국이 인터콥을 한국선교계에서 퇴출하는 결정을 내린 것 같이 기사를 작성한 것은 선교한국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내용입니다.”

<미주뉴스앤조이>가 쓴 기사 어디에서 ‘선교한국이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거나, 그래서 마치 선교한국이 인터콥을 한국 선교계에서 퇴출하는 결정을 내린 것 같이 기사를 작성’했다고 느끼는지 모르겠다. 안으로 굽은 팔 때문인지는 몰라도, 몇 번을 읽어 보아도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건 느낌의 문제가 아니고 사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교한국이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연합 선교단체 중에 하나이고, 인터콥은 여러 연합 단체 중에 한 곳에서 제명된 것이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그것이 기사의 주제다. 그런데, 국제대회에 나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경기 전에 술판을 벌인 죄로 국가대표 팀에서 방출되었다고 쓴 걸 가지고, 축구계에서 영원히 떠나도록 조치했다는 식으로 썼다고 확대해서 주장하면 곤란하다.

한철호 총무는 인터콥 제명에 대해서, 신학적·사역적 판단을 하기 이전에 회원 단체로서 의무 수행을 할 의사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결정한 것이며, 따라서 이것은 ‘통상적인 내부적 행정 절차’라고 설명했다. 인터콥이 그동안 보여준 심각한 문제가 원인이 아니라는 얘기다.

한철호 총무가 이렇게 표현한 것은 반(겉)은 맞고 반(속)은 틀리다. 선교한국이 인터콥에 대해서 신학적·사역적 판단을 내리고 그것을 근거로 징계를 한다는 것은 무척 부담스런 일이다. 자칫 하다가는 ‘니들이 뭔데’ 하는 역공이 여기저기서 날아올 수 있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행정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 가령, 회비를 제대로 안 냈다든지, 모임에 수시로 불참했다든지…. 이런 건 행정 절차에 따라 얼마든지 징계할 수 있다. 인터콥이나 선교한국이나 둘 다 마치 이것이 유력한 제명 이유인 것처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총회를 열어서 인터콥을 제명하기로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한 총무의 얘기는 틀리다. 그런 행정적인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조직위원들에게 서신을 보내고, 결의문을 만들고, 입단속을 시키는가. 그것도 몇 개월이나 걸려서 말이다. 우리가 본 자료 어느 구석에도 행정적인 문제는 들어 있지 않았다. ‘선교한국운동의 정신과 한국 교회 선교의 바른 방향에 저해가 되는 일들이 선교한국 회원 단체 가운데 파송단체들로 인해서 일어나고 있음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한 끝에’ 결의문을 만들었다. 그 대상이 바로 인터콥이다. 결의문에는 인터콥이라는 글자가 빠져 있을 뿐이지, 결의문을 만든 배경이 담긴 문건에는 오로지 인터콥만 존재하고 있다. 서광 선교사와 한철호 총무가 동의한다면, 우리가 갖고 있는 자료를 공개할 수 있다.

이런 궁금증이 생긴다. 도대체 회비를 얼마나 밀렸기에, 모임에 얼마나 자주 결석했기에 인터콥과 같은 단체를 연합 선교 단체가 제명할까. 선교한국의 행정력이 그토록 철저하고 깔끔한가. 위세가 그리 대단한가. 그런 이유라면 인터콥도 참 구질구질하게 살고 있다. 그리고 ‘미안하다, 앞으로 잘 하겠다’ 하면 되지, 그거 싫다고 연합 단체에서 잘리는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그리고 몇 개월 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서 표결에 참여한 사람들은 도대체 뭔가.

여기서 또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통상적인 내부적 행정 절차’라는 표현은 한철호 총무의 사견인가, 아니면 표결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인가. 표결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에 한 총무의 글 내용을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이 정도 글은 알아서 써도 될 만한 권한이 선교한국 상임총무에게 있는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그 위력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한철호 총무는 교계 언론에 ‘보도 자제 요청’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뉴스앤조이>가 보도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그러나 <미주뉴스앤조이>는 그런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미주뉴스앤조이>가 취재 과정에서 한철호 총무와 연결되었으면 그런 요청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우리 취재원은 달랐다. 일부러 한철호 총무를 피한 것은 아니다. 한 총무와 통화하기 위해 뉴욕에서 한밤중에 선교한국에 전화했으나 부재 중이라고 했다. 계속해서 기다렸다가 몇 번이나 전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한밤중이나 새벽에 통화해도 부담이 안 될 사람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미주뉴스앤조이>는 사전이나 취재 과정에서 그 어떤 보도 자제 요청도 받은 적이 없다. 설령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말 ‘통상적인 행정 절차’였을 뿐이고, 우리가 그걸 충분히 납득했다면, 제정신 가진 기자라면 그런 걸 기사로 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갖고 있는 자료와 만난 사람에게 들은 얘기를 종합하면, ‘통상적인 행정 절차’와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요식행위였다.

<미주뉴스앤조이> 기자가 기사를 쓰고 난 다음 한국 <뉴스앤조이> 기자가 기사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한철호 총무와 통화했다. 한 총무는 시종일관 그런 일 없다고 잡아뗐다고 한다. 그 정도 됐으면 내막과 경위를 설명하고 보도 자제를 요청하는 것이 차라리 낫지, 전면 부정한다고 해서 ‘있는 사실’이 ‘없는 허구’로 둔갑하지는 않는다. 감추고 싶은 사실이 드러난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유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쓰지 말라고 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쓴 것이 유감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생각이야말로 정말 유감이다. 사실을 확인하는 기자에게 보도 자제를 요청하지도 않고 부인으로 일관하더니, 이번 반론에서는 ‘제명 결정’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한철호 총무는 <미주뉴스앤조이>가 선교한국에 사실 확인을 안 하고 보도했다고 하지만, 미국에서 국제전화로 선교한국에 확인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한철호 총무에게 확인을 못한 것뿐이다. 따라서 <미주뉴스앤조이>의 ‘보도 방식’에도 별 문제는 없다. 심지어 한철호 총무의 반론을 읽고 나서, 혹시나 해서 다시 한 번 더 확인했다. 기사는 틀림없었다. 그럼 다른 사람 말은 다 믿지 말고 자기 말만 믿고 받아들이라는 뜻인가.

다만 “선교한국은 인터콥 퇴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12월 중순 경에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쓴 부분은 선교한국 관계자가 ‘두 주 정도 후에 어떤 발표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설명한 것을 듣고 조금 구체화한 것으로, ‘12월 중순에 발표하기로 공식 결의했는지’는 모르겠다.

쓰고 보니 본의 아니게 한철호 총무를 공격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한철호 상임총무가 기사를 이렇게 반응하는 것에 대해서 한편 그 처지를 이해할 수 있다. 그의 반론은 인터콥을 상당히 배려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이것은 한국 교회와 행보를 함께해야 하는 선교한국으로서, 인터콥에 대해서 우호적이면서도 동시에 선교한국과 함께하는 많은 교회들을 고려한 태도로 보인다. 이로 인해 선교한국이라는 조직에 피해가 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연합 단체의 책임자로서 당연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교한국이 선교한국 자기들만의 것은 아니다. 그럼 연합체에 속해 있는 회원 단체들만의 것인가. 미안한 말이지만 고생은 당신네들이 할지 몰라도 선교한국의 소유권은 선교한국에 있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결정은 한국 교회에 알려져야 한다. 그런 팔자는 <뉴스앤조이>도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교한국이 한국 교회 선교를 대표하는 곳은 아니지만, 이번 결정의 의미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그것이 <미주뉴스앤조이>가 보도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 선교가 더 이상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교한국이 스스로 제 뼈를 깎은 것이지 앓던 이를 뽑은 것이 아니다. 스스로 후자의 경우라고 느낀다면 숨기고 싶겠지만 전자의 경우라고 느낀다면 선교한국만의 부담으로 끝나선 안 된다.

걱정스런 점이 있다. 아마 이번 결정과 관련해서 일일이 해명하는 번거로운 일들이 벌어질지 모른다. 항의가 따를 수도 있다. 그들이 좀 드센가. 짜증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면 원망이 다른 곳으로 번질지도 모른다. 누가 이런 사실을 언론에 알렸느냐면서 ‘내부 고발자 색출’에 나설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선교한국이라는 작은 가족에는 아픔을 주었겠지만, 한국 교회 전체라는 더 큰 가족에는 약을 발라준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주기 바란다. <미주뉴스앤조이> 기사도 좀 쓰디쓰긴 하지만 길게 보면 몸에 좋은 약일지도 모른다고 너그럽게 여겨주기도 아울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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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2007-12-04 14:18:00
분명 기사는 "선교한국"이라는 단체에서 인터콥이 제명된 내용을 다룬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단체 이름이 "선교한국" 되나가지고 누가 들어도 누가 봐도 인터콥은 일반적 의미의 전체 한국 선교의 장에서 마치 퇴출된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게 된것은 부인하지 못할것입니다. 만약 기사 제목을 '선교단체"선교한국"에서 인터콥 제명'이라고 했다면 이정도까지 시끄럽지는 않았겠지요.

바가지 2007-12-04 14:20:57
한국말은 정말 어감 하나에 충분히 오해를 살만한 소지가 있는것은 기자님이 더 잘아시라 믿습니다. '아'다르고 '어' 다른것 하나에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것이 한국의 정서 아닙니까? 기자님의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감이 없는 분같지는 않아 보이고 안사도 될 오해를 사신것은 해명의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totalcom 2007-12-04 15:26:56
언론사는 사회의 공인이다. 당파성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자는 항상 기사의 사실과 논조에 있어서 최대한의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뉴조의 기사는 인터콥에 대한 반감과 적의를 바탕으로 사실을 가공하고 있다. 뉴조의 기사는 기본적인 최소한의 객관성을 유지하지 않고 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한다. 그런데 기자는 그래서는 안 된다.

totalcom 2007-12-04 15:27:31
인터콥을 ‘퇴출’한 선교한국이 인터콥에 대해서 삿대질을 하지 않으니, 상임위원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향한다. 인터콥과 최 상임위원장의 입장을 통해서 분명 본 사건에 대한 전후맥락에 대해서 충분히 객관적인 이해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적어도 뉴조의 기사는 문제의 핵심에 서 있는 두 당사자가 배제된 기사화했다는 것이다. 모두 아프다. 뉴조여! 이 정도로 아파하자. 그리고 더 성숙해지자.

totalcom 2007-12-04 15:31:22
한철호위원장과 서광씨의 의견은 선교한국의 제명결정이 본 단체의 정관에 기초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뉴조는 선교한국이 인터콥을 퇴출시키려고 제명했다고 한다.누가 옳은 것인가?그런데 제명은 하고 싶다고 해서 자의적으로 제명할 수는 없다.자체의 법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따라서 뉴조는 이것을 문제 삼아야 한다.그런데 뉴조의 기사에 나와 있는 자료에는 선교한국이 퇴출5개 조항에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