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보다 못한 교회
의회보다 못한 교회
  • 양재영
  • 승인 2015.06.09 15: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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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미국 의원 ‘공금유용’ 사퇴로 본 오정현의 골프채

지난 3월 ‘공금유용 혐의’로 연방 하원직에서 물러난 에이런 샤크(Aaron Schock) 전 의원을 대신할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운동이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1980년대 생으로 불과 27세(2009년)의 나이에 최연소 연방하원으로 입성, 수많은 화제를 뿌렸던 샤크 의원은 지난 3월 31일 ‘공금유용혐의’로 정치 생명의 막을 내렸다.

수려한 외모와 함께 성공 가도를 달리던 샤크 의원은 자신의 후원자 소유의 항공기 이용과 공금으로 개인의 여행경비를 지불했다는 혐의 등으로 의회 윤리국의 감찰대상이 되었다.

여러 의혹 등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샤크 의원은 지난 3월 31일 성명을 통해 “최근 6주동안 제기된 의혹으로 더 이상 의정활동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 사임을 결심했다”며 미국 연방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샤크 의원은 매우 보수적인 침례교 계통의 사도적 교회(Apostolic Christian Church, a Baptist sect)에서 자란 개신교인으로, 남성 잡지의 표지모델로 나서는 등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신성 정치인이었다.

▲ 에이런 샤크 전 의원과 오정현 목사

“오정현, 골프채와 목회활동비” 

지난 주 SNS를 비롯해 여론을 뜨겁게 달구었던 오정현 목사의 ‘목회활동비’를 둘러싼 공방은 샤크 의원의 ‘공금유용 논란’과 대비되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 <뉴스앤조이>는 오정현 목사가 매월 1천만원이 넘는 사례비 외에 1년에 1억원 가까운 목회활동비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오 목사는 수십만원짜리 샴푸와 55만원 짜리 ‘사모님 골프 드라이버 구입’ 등으로 ‘목회활동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이에 대해 사랑의 교회 측은 “오정현목사의 목회활동비는 비서실 직원들이 투명하게 관리해 왔다”며 “수십만원짜리 샴프는 함께 구입한 교회 비치용품의 총액이며, 오 목사 사모가 구입했다는 골프채의 경우도 비서실에서 미리 지불한 후에 오 목사 사모로부터 현금으로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사랑의 교회 측 변호사도 “목회활동비는 사회에서 말하는 소위 판공비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선교사를 지원하는 일이나 불우한 성도를 돕는 일, 목회를 위한 자료수집이나 도서구입, 기타 목회자로서의 품위 유지에 필요한 부분을 포함한 목양적 필요에 의해 지출되는 제 항목을 총칭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랑의 교회 관계자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국 중대형교회 목사들의 용도가 불분명한 ‘목회활동비’ 논란은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교회로부터 수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으면서도 수십가지 항목으로 분불명한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선교’라는 구실로 다니는 목사 가족들의 해외여행이나, ‘장학금’을 명분으로 즐기는 담임 목사 자녀들의 ‘해외유학’은 낯설지 않은 한국교회 현실이다.

교인이 운영하는 호텔과 식당 등을 ‘심방’을 구실로 ‘무상 이용’하는 정도는 이미 목사들에게 주어진 관례화된 특권이며, “캐나다에서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는 사모와 두 자녀를 위해 매달 3천만원씩 송금하느라 허리가 휜다”고 푸념하는 지방의 한 중형교회 장로의 푸념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본지 칼럼니스트인 강만원 씨는 “주변을 잠깐만 둘러보면, 가난해서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과 몸이 아픈데도 돈이 없어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해 병을 잔뜩 키웠다가 끝내 죽음을 맞는 사람들, 반평 쪽방에 갇혀 살면서 여름에는 찌는 더위에, 겨울에는 살을 에는 추위에 벌벌 떨며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 학비가 없어서 하고 싶은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들, 심지어 돈 때문에 가정이 무너지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주는 돈을 받아서 생활하는 목사가 정작 교인들은 가난에 허우적거리는데 자신은 VVIP 신분을 누리며 부자로 호사를 누리며 산다는 것은 말그대로 넌센스이며, 주의 종으로 맡은 역할에 대한 엄연한 배역이다”고 주장했다.

남가주의 한 목회자는 오정현 목사의 목회활동비 논란에 대해 “55만원짜리 골프채를 들고 90만원짜리 골프레슨을 즐기는 동안 아픈 허리 부여잡고 땀을 흘리며 노동하는 저임금 교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의 중대형 교회 목회자들은 ‘1980년대에 태어난 30대 젊은 정치인도 느끼는 부끄러움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 속에 살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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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기사 2015-06-10 14:04:44
뉴스 M,
사실 확인 안된 것 가지고 꼬트리나 잡을려고 하지말고
사실 확인된 것만 보도바람. 추측성 기사에 진절머리남

다니엘 2015-06-10 02:31:10
세상에서는 갈데까지 다 간것같고
열심히 다음세상 가라고 설교할텐데
주님이 이런목사님 어데로 가라고 할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