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를 폐하라!
원로목사를 폐하라!
  • 강만원
  • 승인 2015.12.18 08:3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교회타락의 증거로 자리잡은 원로목사제도
▲ 강만원 ⓒ <뉴스 M>

교인들의 총유재산인 교회를 사유재산 삼는 교회세습의 폐해야 굳이 말할 것도 없지만 나는 그에 못지않게 원로목사 제도에 거세게 반대한다. 대부분의 교단에서 목사 정년이 70살이다. (그나마 합동은 슬그머니 정년을 1년 연장해서 만 70살 364일까지다). 그 나이의 정년은 목사 외에 다른 직업에서는 좀처럼 있을 수 없는 <목사만의 특혜>다.

솔직히 말해서 나이 70까지 교회에서 누릴 대로 누렸으면 됐지 도대체 죽을 때까지 싹싹 우려먹어야 속이 편한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의 역겨운 노욕을 우리는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라>며 저주를 마다하지 않는다.

요즘 신학대학원을 마치고도 교회에 직장을 얻지 못하는 사람들이 거의 70%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다고 있는 돈, 없는 돈 전부 끌어들여 교회를 개척한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추세라면 자영업자들의 폐업비율보다 교회 폐업이 훨씬 많을 전망이다. 마치 대형마트가 동네 상권을 초토화시키는 것처럼, 지금처럼 온갖 호화시설을 갖춘 중대형교회들이 셔틀버스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해서 곳곳의 교인들을 싹쓸이하는 한, 동네 개척교회는 대부분 살아남지 못한다.

원로목사들의 보수는 대부분 담임목사 사례비의 70%에서 100%수준에 맞춘다. 물론 장부에 기록되는 사례비 외에 뒷돈은 항상 별개다. 이미 담임목사하면서 뒷돈에 맛들인 원로목사들이 그저 사례비에 만족하겠는가. 고기 맛을 본 중들이 고기 없는 식단을 물리듯이 뒷돈에 익숙해진 목사들은 간단히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일단 뒷돈은 차치하더라도, 원로목사의 사례비만으로도 갓 안수 받은 젊은 목사들 서너 명은 충분히 고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중대형교회들마다 원로목사의 탐욕만 버려도 수백, 수천 명의 젊은이들을 구제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건 최소한의 양식에 관한 문제다. 수많은 목사들이 끼니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한숨 지으며 살아가는 데, 나이 70까지 담임목사하며 편히 목회하던 자들이 70살에 은퇴하고서도 원로로 그대로 눌러 앉는 것은 한 마디로 <죄악>이다.

정년이 지나서도 물론 목사에게 할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정년까지 받을 돈 다 받아가며 실컷 누렸으면 그 후에는 무보수로 일하든지, 아니면 <파트타임>으로 시간강사 수당 정도만 받고 사역하는 게 상식이고, 양심이고, 신앙인의 기본자세가 아닌가.

세상에 본이 돼야 하는 교회가 세상에서 가장 탐욕스런 집단으로 타락한 증거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원로목사> 제도다. 벽에 똥칠하며 사는 것보다 차라리 일찍 죽는 게 낫다. 이미 의식도 없는 사람이 무슨 신앙이 있겠는가. 벽에 똥칠할 때까지 목사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당당하게 떠날 수 있을 때 웃으며 떠나라는 말이다.

강만원 / <아르케 처치> 대표,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저자, <루나의 예언> 역자, 종교 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십자가 2015-12-18 13:02:01
문제는 콜링을 받지 못한 자(사명이 없는 자)들이 교회를 세상기업처럼 운영하면서 키워 온 것이 사람들을 교회(중대형교회)로 많이 오게 해서 물질이 풍부해졌습니다. 그 결과 원로목사 제도도 결국은 그 모든 대가를 돈으로 받으려하는 종교자사꾼들들로 인해서 생긴 현대교회의 병폐중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