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드리스콜, ‘부활’할 수 있을까?
마크 드리스콜, ‘부활’할 수 있을까?
  • 양재영
  • 승인 2015.12.22 0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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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애리조나 피닉스에 새 교회 개척..... ‘성경에 바탕을 둔 교회’ 표방
▲ 마크 드리스콜 목사

전 마스힐교회(Mars Hill Church)의 담임이었던 마크 드리스콜(Mark Driscoll) 목사가 최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새롭게 교회를 개척했다.

책 표절, 여성 비하 등의 스캔들로 시애틀 대형교회인 마스힐교회를 사임한 드리스콜 목사는 피닉스에 ‘트리니티교회’(The Trinity Church in Arizona)를 개척함으로 시애틀을 떠난지 14개월 만에 목회를 재개했다.

트리니티교회는 ‘성경에 기초한 교회’를 표방하고 있으며, 드리스콜 목사는 두 명의 디렉터와 함께 지난여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드라마틱한 목회 여정”

마크 드리스콜은 1996년 가을, 시애틀 자택에서 성경공부를 위한 소그룹 모임으로 시작한 이후 5개주 15개 지교회에 14,000명이 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켜 미주지역을 선도하는 리더로 급부상했다.

그는 ‘사도행전 29네트워크’(Acts 29 Network)라는 교회개척 교단을 설립해 미국과 전세계에 100개 이상의 교회를 개척하기도 했다. 2010년 ‘지난 25년간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목회자 25인’에 선정됐으며, 2012년 ‘미국에서 28번째로 큰 교회’, ‘세번째로 빨리 성장하는 교회’로 선정될 만큼 승승장구했다.

드리스콜 목사는 ‘기존교회와 다른 새로운 교회가 필요하다’는 기치아래 시작된 이머징교회운동(Emerging Church Movement)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으며, 보수적 신학에 포스트모던 양식을 도입한 교회문화를 창조해 폭발적 성장을 일구어냈다.

성경을 기초로 한 보수적 신앙은 이머징운동의 대표주자인 마이클 프로스트나 브라이언 맥클라렌 등의 실험적·진보적 목회에 비해 안전한 길을 보장했으며, 포스트모던 양식을 도입한 업데이트된 교회문화는 다수의 청년을 끌어안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드리스콜의 전략을 미국교회들은 ‘쿨(cool)한 복음주의’라 칭하며 벤치마킹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거침없는 여성비하,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한 책 사재기와 표절, 쫓겨난 동료들을 향한 막말 등으로 6개월 동안 분쟁에 휩싸인 드리스콜 목사는 지난해 “쉽게 화를 내고 남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부족했던 과거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미국교계를 대표하는 차세대 리더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 마크 드리스콜 목사와 아내 그레이스 드리스콜

“미국교계가 바로보는 두가지 시선”

드리스콜의 교회 개척을 바라보는 미국 교계들은 침체되어가는 ‘교회문화운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그 근거로 드리스콜이 공개석상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철저히 반성해왔다는 점을 들며, 초심으로 돌아간 드리스콜이 답보상태의 교회문화에 활력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드리스콜 목사는 지난해 사임한 후 댈러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예수님께 나의 신앙의 여정에서 놓친 ‘맹점’(blind spots)을 보여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모든 목회자들에게는 자신을 이끌어 줄 선배 목회자가 필요하다. 나와 8살부터 17살까지의 자녀 5명 등 가족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전하며 공개적으로 자신의 과오를 반성했다.

이에 화답하듯 복음주의 목회자인 존 파이퍼(John Piper)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과오에도 불구하고 그가 쓴 글들이 대체로 유익하며 사실에 기초해 있다. 나는 여전히 그의 글을 추천할 것이며, 그와 교제를 나눈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드리스콜에 대한 지지가 여전함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잘못된 신학/목회 및 지난 과오에 대한 자숙의 기간이 적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라디오쇼의 진행자인 재넷 메퍼드(Janet Mefferd)는 “하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예수님을 주(Lord)로 고백하는 사람들은 드리스콜 목사의 목회로부터 과감히 떠나야 한다”고 혹평했다.

드리스콜 목사의 목회를 비판하는 이들은 △ 성경을 조롱하는 등의 ‘조잡한 언어’를 사용하고, △ ‘솔로몬의 애가(哀歌)’를 인용하며 부적절한 방식으로 섹스를 언급하며, △ 목회에 펑크락(punk-rock)을 애용하고, △ 예수님도 ‘문신’(tattoo)를 사랑하신다고 주장하며, △ 교인들의 '과거의 죄'를 볼 수 있는 ‘분별의 영’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등의 잘못된 목회를 지속해온 드리스콜 목사의 목회 재개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드리스콜은 포클랜드 웨스턴신학교에서 성서주해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가 이번 피닉스 교회 개척의 모토로 ‘성경에 바탕을 둔 교회’를 내세운 건 자신의 교회가 메가처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초심을 회복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었을 수도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자신의 책 ‘결혼은 현실이다’(Real Marriage)가 부적절한 마켓팅에 의해 베스트셀러로 만들어졌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나의 혈기왕성한 청년 선지자의 시대가 끝났다. 성경을 가르치는 영적인 지도자로 나의 소명이 대체되었음을 확신한다”고 말하며 새로운 목회로의 전환을 암시하기도 했다.

1년 반만에 돌아온 마크 드리스콜 목사의 새로운 목회 여정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미국 교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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