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드 향유의 냄새는 얼마나 강했을까?
나드 향유의 냄새는 얼마나 강했을까?
  • 김동문
  • 승인 2015.12.2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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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중동의 눈으로 성경읽기]-2

"마리아는 지극히 비싼 향유 곧 순전한 나드 한 근을 가져다가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그의 발을 닦으니 향유 냄새가 집에 가득하더라." (요한복음 12:3)

예루살렘 근교 베다니는, 이스라엘의 정결법에 따라, 사회에서 격리되는, 출교 조치 혐의가 있는 이들이 성전 제사장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던 장소였다. 또한 출교 당했던 이들의 출교 사유가 해소되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재심을 기다리던 장소이기도 했다. 그랬던 까닭에, 그곳은 온갖 병을 앓는 이들, 앓았던 이들, 그들의 가족들이 살던 곳이기도 했다.

▲ 집의 모양(그림: BSKOREA)

예루살렘 주변 서민 가정의 집안 구조는 단촐했다. (학자마다 의견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15평 정도였다고 생각해도 무난할 것 같다. 돌과 흙, 풀을 이용해 지은 집이었다. 방은 두 칸 아니면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햇볕 들어오는 창이 지붕과 벽 사이의 틈새를 통해 들어오는 정도였기에, 낮에도 실내는 어두웠다. 여유가 있는 집이라면, 낮에도 때를 따라 등불을 밝혔을 것이다.

'베다니 나병환자 시몬'이라는 주인의 이력이 특별해보인다. 베다니라는 특별 지역 출신이라는 차별적 호칭이 붙었다. 베다니는, 마치 음성 나환자촌 같은 차별과 격리의 공간 이상이었을 것이다, 나병환자라는 표현도 종교적, 사회적으로 격리의 대상, 천병, 여호와의 진노를 입은 자 등의 부정적인 개념이 가득한 표현이다.

그 집에서 식사 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여인 마리아가 300데나리온(정규적 노동자의 일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값에 해당하는, 남성용 고급 향유 나드 한 병(그릇)의 향유를 발에 부었다. 그 나드 향유의 냄새의 지속 시간은 얼마나 되었을까? 향유를 담은 용기(그릇)도 수입산이었다. 옥합(알라바스터)이었다. 그 봉인한 뚜껑을 열어 그 기름을 쏟아 부었다. 이 향유의 양은, 적게는 350미리리터부터 많게는 800미리리터 이상의 양이었다.

요즘, 인공 향수 30미리리터, 50미리리터의 아주 작은 양의 향수를 스프레이 식으로 뿌려도 그 냄새가 반나절, 한 나절 이상 유지된다. 그런데 향수에 비해 향유는 향기나는 원액의 기름이다. 한 두 방울도 아니고, 350-850미리리터의 양을 쏟아 부었다. 만약 오일 마사지 용도로 그 기름을 사용했다면, 아마도 수 백명이 온 몸에 나드 기름을 바를 정도의 넉넉한 분량이었을 것이다.

이 엄청난 양의 나드 향유가 뿜어주던 냄새는, 얼마나 강했을까? 그 냄새의 지속 시간은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밖에서 움직일 때에도 그 주변 멀리까지 바람따라 그 냄새가 퍼져나갔을 것이다.

 

김동문 목사, 인터서브 코리아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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