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마음으로 천사를 대접하다
복잡한 마음으로 천사를 대접하다
  • 김동문
  • 승인 2016.01.04 0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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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중동의 눈으로 성경읽기]-3
 

기드온이 천사를 대접하였다는 음식량이 엄청나다.

"기드온은 즉시 가서, 염소 새끼 한 마리로 요리를 만들고, 밀가루 한 에바로 누룩을 넣지 않은 빵도 만들고, 고기는 바구니에 담고, 국물은 그릇에 담아, 상수리나무 아래로 가지고 가서 천사에게 주었다."(사사기 6:19절)

여기서 사용된 음식 재료는 양이 적지 않습니다. 15-20킬로그램 정도 되었을 염소 고기와 밀가루 22리터. 기드온은, 넘치는 분량의 음식을 준비합니다. '즉시'라는 단어에 눈길이 갑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생활 풍습을 따른다면, 한 가족의 하루 먹을 양의 빵은, 그 날 이른 아침에 마련되었습니다. 이 빵은 공기에 닿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딱딱해지는 것이 큰 이유였습니다. 그런 이유로, 갑자기 닥친 손님에게, 바로 가져다줄 빵의 여유가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특히나 저녁 식사 시간에는 더욱 여분이 없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기드온은, 급하게 밀가루 22리터로, 누룩을 넣어 반죽을 부플릴 틈도 없이(반죽을 새로 부풀리는 데에는 2,3주의 시간이 걸리곤 했다. ), 빵을 구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기드온이 음식을 준비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갔을까요? 여러 개의 숯불을 피웠다고 하여도, 22리터의 빵을 만드는 것에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갔을 것입니다. 그것도 남들 눈에 띄지 않게, 남들이 잘 모르게, 뭔 일이 일어났는지를 모르게 빵을 구워야 했을 것 같은데, 참 곤혹스런 장면이 다가옵니다.

여기에 더하여, 염소 고기 요리도 하였습니다. 염소 고기 국도 끓였습니다. 그 시대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집 안에, 집 주변에 물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미리 길어온 물도 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15-20킬로그램 정도의 (염소) 고기 요기를 하려면, 필요한 물과 재료를 새롭게 마련하는 일에도, 시간이 적지 않게 들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기드온의 집안은 바알을 열심히 섬기는 집안이었습니다. 기드온이 22킬로그램의 빵을 굽고, 15-20킬로그램의 염소고기로 요리는 하는 과정에, 가족들이 얼마나 협조를 했을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기드온의 마음은 복잡했을 것 같습니다. 급하게 음식을 마련하는 기드온의 복잡한 감정을 떠올려봅니다. 준비된 음식을, 나귀 등에 가득 실고, 상수리나무가 있는 만남의 장소로 가는 동안, 기드온이 느꼈을 그 복잡한 감정을 생각해봅니다.

 

김동문 목사, 인터서브 코리아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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