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이 교회를 보호하리라(?)
'총'이 교회를 보호하리라(?)
  • 양재영
  • 승인 2016.01.23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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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텍사스 교회들, 오픈캐리법안에 대한 의견 분분

텍사스주가 지난 1일부터 공공장소에서 총기휴대를 가능하게 한 '오픈 캐리'(opne-carry)법을 합법화한 가운데, 종교 시설인 교회에서도 총기휴대가 가능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카우보이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텍사스주는 2016년 1월 1일부터 공공장소에서도 총기휴대를 공개적으로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권총을 허리에 차고, 자동소총을 어깨에 멘 채 거리를 활보해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금지'경고가 없으면, 총기를 휴대하고 예배에 참여 수 있다. '총기휴대 금지' 경고문이 없는 교회, 병원, 양로원, 놀이공원 등은 면허를 가진 80만 카우보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텍사스주는 2016년 1월 1일을 기해 공공장소에서도 총기휴대를 공개적으로 할 수 있다.

“찰스턴교회 총기 난사의 그림자”

텍사스 주의 오픈캐리 법이 발표된 지 20여 일이 흐른 지금, 텍사스의 교회들은 주일 예배에 총기 휴대를 허용할 지 의견이 분분하다. 치열한 논쟁 이면에는 작년 여름 찰스턴교회 총기 난사 사건의 충격이 여전히 교회 지도자들의 트라우마로 자리 잡고 있다.

적어도 2개의 주요 교단은 예배에 총기 휴대를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감리교회(UMC)는 "교회에 총기를 휴대하고 들어오는 것은 기도와 예배에 방해가 된다"며 텍사스 연회 소속 676개 교회에 총기 휴대 금지 방안을 전달했다. 미국연합그리스도교회(UCC)도 예배당에 총기 휴대를 금지했다.

휴스턴 제2침례교회의 게리 무어 목사는 "논쟁이 될 만한 주제이지만, 우리는 예배를 방해하는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예배에 총기를 휴대하는 것을 반대했다. 상당수 종교 지도자 상당수는 오픈캐리법을 '카우보이식 사고 방식'(cowboy mentality)이라며 거부감을 표했다.

반면, 가톨릭과 장로교, 루터란을 중심으로 한 종교 지도자들은 "총기휴대가 예배 참석자들의 안전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각 교회가 알아서 결정하도록 했다. 가톨릭의 케빈 파렐 주교는 "마침내 이 나라의 재앙으로 자리 잡은 총기 대량살상과 자살 등을 종식할 법안이 통과됐다. (이 법안을 통과시킬) 용기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논평했다.

약 2,500명의 교인이 출석하는 텍사스주 알링턴 제일침례교회(First Baptist Church)는 회중과 법률 담당자들이 토론한 결과를 토대로 총기를 휴대하고 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했다. 데니스 와일즈(Dennis Wiles) 목사는 "인근 교회 지도자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들 중 절반은 이 법안에 반대하지 않았다. 우리는 교인들이 교회 문화를 존중할 것이라 믿으며, 추후 진행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텍사스의 교회들은 주일 예배 참석자들에게 총기휴대를 허용할 지 의견이 분분하다.

"총기휴대는 새로운 교회 문화(?)"

'예배 방해'와 '안전 보장'으로 나뉜 교계의 논쟁은 좀 더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찬성하는 입장이나 반대하는 입장 모두 작년 여름, 9명의 생명을 앗아가 미국 교회 '최악의 밤'으로 불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교회 총기 난사의 충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발의 백인이 흑인교회에 무차별 난사를 한 찰스턴의 재앙이 인종 갈등이 심한 텍사스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그래서 교계 지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안전'을 강조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텍사스는 남북전쟁이 끝난 1871년 이래로 금지됐던 권총 휴대가 금년부터 해제됨으로, 미국의 45번째 권총 휴대가 가능한 주가 됐다. 이로써 권총 휴대를 금지하는 곳은 뉴욕,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5곳으로 줄어들었다.

이제, 허리에 권총을 차고 두 손 들고 찬양하는 장로님의 모습이나, 교회 학교 아이들을 위해 소총을 들고 호위하는 집사님의 모습이 텍사스에서는 낯설지 않을 수 있다. 총기를 들고 예배를 드리는 것이 교회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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