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적으로 성경 읽는 안목 기르자"
"입체적으로 성경 읽는 안목 기르자"
  • 유영
  • 승인 2016.01.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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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제4회 뉴욕목회자말씀세미나, 송병현 교수 강사로 온세대교회에서 열려
▲ 지난 25일 뉴욕 플러싱에 있는 온세대교회에서 제4회 목회자말씀세미나가 열렸다. 백석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는 송병현 교수를 강사로 진행한 이번 세미나에는 목회자와 신학생 20여 명이 참석했다. ⓒNEWS M 유영

온세대교회(이성민 목사)가 지역 교회를 섬기기 위해 매년 마련하는 말씀세미나가 1월 25일 열렸다. 뉴욕을 비롯한 동부 지역이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목회자와 신학생 2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주제는 '출애굽기'로 백석대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치는 송병현 교수를 강사로 초청했다. 

송 교수는 출애굽기 강의에 앞서 모세오경의 신학적 배경을 설명했다. 모세오경의 저자를 모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긴다고 밝혔다. "모세오경보다 400년 앞서 기록된 함무라비 법전 등 하나님의 일반은총이 나타나는 문서들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은 당연하다. 모세오경은 일반은총에 시내산에서 하나님께 직접 받은 특별 계시까지 담았다. 거기에 히브리 민족에게 전승되던 자료들도 인용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모세오경은 후세에 성경 저자 중 한 명인 에스라가 내용을 추가하고 편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날까지라고 시작하는 구절들이나, 모세 죽음 이후 무덤을 알지 못한다는 내용, 지명 변경 등 오경 안에 사용된 많은 표현을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에스라를 편집자로 보는 이유는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 생활 중 돌아왔을 때 성경을 가르친 내용에서 근거를 찾았다. 송 교수는 "에스라가 히브리어로 기록된 말씀을 아람어로 가르쳤다. 포로 생활을 하며 히브리어를 잊은 이들이 많았고, 모세오경을 시대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도 많았을 것이다. 에스라는 성경 저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추가로 설명을 덧붙이거나 조금 편집했다고 해서 성경의 무오성과 영감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송 교수는 우리가 성경 시대 상황과 율법이 드러내는 하나님의 정신이 무엇인지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S M 유영

인간 행복 위해 주신 율법

"성경을 입체적으로 읽으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너무 거룩하게만 읽으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율법을 많이 오해한다. 우리를 옭아매는 존재가 율법이라 생각한다. 율법은 이스라엘 민족, 인간의 행복을 위한다. 은혜롭고 융통성도 있다. 일반적인 기준을 제시하지만, 늘 예외를 마련한다. 우리가 행복할 길을 제시한 율법의 정신을 찾아야 한다. 율법을 지켰느냐 지키지 않았느냐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 송 교수는 우리가 성경 시대 상황을 더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출애굽기와 다른 오경이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지 설명하며, 율법과 율법이 드러내는 하나님의 정신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출애굽기와 레위기에 기록된 율법이 신명기에서 모세가 강론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십일조를 설명할 때 감사 기도가 등장한다. 십일조 정신을 잃어버리고 지키는 일만 신경 쓰는 민족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전쟁에 참여해야 하는 규례에도 돌려보내야 하는 사람들을 기록한 말씀이 있다. 결혼 1년이 안 된 사람이나, 집을 짓고 1년이 안 된 사람 등 이유도 다양하다. 인간의 행복을 가장 기본으로 여겼던 하나님의 정신이 담겼다. 더불어 전쟁을 두려워하는 사람까지 돌려보내야 했다. 율법은 인간 행복을 추구하고, 전쟁은 하나님께 속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신 것이다." 

▲ 송 교수는 "우리가 행복할 길을 제시한 율법의 정신을 찾아야지, 율법을 지켰느냐 지키지 않았느냐에 집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NEWS M 유영

'하나님 나라 백성임을 기억해야'

출애굽기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부르시는 과정을 보여준다. 송 교수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한 가장 중요한 이유를 '그의 백성으로 부르심'에 있다고 들었다. 이 이야기 구조는 신약에서 예수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삼으셨다는 내용과 같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송 교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며, 출애굽기가 파라오의 명령을 거역하는 산파 이야기로 시작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내아이를 모두 죽이라는 절대 권력자 앞에서 하나님을 경외한 산파는 거짓말을 한다. 세상 가치와 하나님 나라 가치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산파는 거짓말을 해서라도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 나라 가치를 선택한다. 거짓말을 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하나님이 중요하게 여기는 생명의 가치를 선택한 것이 중요하다." 

송병현 교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이 선택해야 하는 삶의 방식을 설명하는 것으로 첫 강의를 마쳤다. 이번 출애굽기 강의는 26일 저녁까지 계속된다. 

▲ 뉴욕목회자말씀세미나를 주최한 온세대교회의 이성민 목사(오른쪽)와 강사 송병현 교수(왼쪽). 이성민 목사는 송병현 교수의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제자다. ⓒNEWS M 유영

 

▲ "구약이 없는 신약은 생각할 수 없다. 구약성경 역시 하나님 말씀과 구원 사역을 드러내는 본질이다." ⓒNEWS M 유영

교회에서 교리적인 측면이 강한 신약을 주로 강조한다. 구약은 신약의 모형이자 그림자라고 여기고 신약을 본질이라고 보는 탓이다. 신약성경만을 강조하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본다. 구약이 없는 신약은 생각할 수 없다. 구약성경 역시 하나님 말씀과 구원 사역을 드러내는 본질이다. 

목회적인 측면에서도 구약 신학을 올바르게 이해하면 더 유익하다. 구약을 잘 가르치면 더 풍요롭고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로 접근할 수 있다. 구약은 사람 이야기다. 주님의 백성들은 갈등했고 어려움을 겪었다. 예수를 통해 우리를 하나님 백성 삼으셨는데, 우리도 갈등하고 어려움을 경험한다. 구약 속, 사람 이야기에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다. 

입체적 성경 읽기를 강조했다. 

Context를 이해하면서 수반해야 하는 읽기 방식이 있다. 유대인처럼 성경을 읽는 것이다. 가령 모세 이야기를 읽을 때도 유대인들은 저자 의도를 충실히 파악하며 읽는다. 환호해야 할 때는 구절을 읽으며 환호한다. 슬퍼할 때는 슬퍼하고, 무릎을 꿇어야 할 때는 무릎도 꿇는다. 감동해야 할 때는 감동하며 함께 성경을 읽는다. 최근 드라마적 성경 읽기로 구약 성경에 접근하는 방식이 있다. 구약을 접하기에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본질을 깨닫는 것이다. 구약 성경 저자가 이러한 기록을 남긴 의도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당시 중동의 역사와 정황, 사람들이 처한 현실들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흔히 이야기하는 Text의 Context를 알아야 한다. 

말씀세미나를 통해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성경 읽기를 훈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목회자들이 먼저 새롭게 성경을 읽어낼 수 있어야 교인들에게 가르칠 수 있다. 입체적 성경 읽기가 성경이 기록된 본질을 더 자세히 알도록 돕는다. 성경이 기록된 본질, 율법의 정신을 파악할 수 있으면 한인 교회와 한국교회가 건강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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