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인가 '선교후원비'인가?
'은퇴자금'인가 '선교후원비'인가?
  • 양재영
  • 승인 2016.02.11 01: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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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동산교회, 조정위 합의안에 대한 의견 분분
▲ 나성동산교회 전경 © <뉴스 M>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나성동산교회(한기형 목사)가 지방회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담임목사와 교인들 간의 갈등이 지속돼 교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나성동산교회 사태는 지난해 11월 말경 교회 내에서 투서가 돌며 시작했다. 교회 모 장로를 중심으로 일부 교인들은 투서를 통해 재정 등에 관한 몇가지 문제를 제기했으며, 한기형 담임목사의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충분한 답변과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몸싸움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등 교회 내분으로 치닫게 됐다.

투서의 내용에는 △ 2세들을 위한 비전헌금인 동산 2000의 사용내역, △ 교회 재융자 금액과 사용내역, △ 교회 렌트 수입과 묘지 판매대금 등의 사용내역과 잔고 등의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으며, 이후 모 교단신문 자유게시판을 통해 △ 담임목사 가족과 친인척에 대한 지원과 교회 운영 등을 거론하며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교회 정상화를 요구해온 한 교인은 “17일 주일예배 후 정확한 재정보고를 요구하는 교인들과 회계사(CPA) 보고를 둘러싸고 몸싸움과 욕설이 오고가는 가운데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저희가 원하는 것은 변호사를 통해 소송을 암시하는 겁박이 아니라, 모든 계좌를 재정부에 들여놓고, 2년 주기로 재정담당을 교체하고, 목사님이 명예롭게 은퇴하게 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기형 담임목사는 모 장로에게 보내는 담당 변호사의 내용증명을 통해 “(모 장로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주일날 공인된 회계사가 교회의 재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방해했으며, 미주특별연회에 한 목사 징계를 요청했다”라며 “교회의 평화와 질서, 한 목사와 당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모든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와 만남을 통해 “재정 관련 의혹에 대해 회계사를 통해 모두 밝혔다”라며 “(모 장로에 대해) 소송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문제없이 잘 해결될 것이다”고 전했다.

“과도한 은퇴자금인가, 순수한 선교후원금인가?”

한편, 교단 산하 지방 화해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원회)는 지난 1월 양측의 주장을 듣고 작성한 최종합의서를 발표했지만 일부 교인대표들이 거부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조정위원회는 2월 7일자로 발표한 최종합의서를 통해 △ ‘한기형 목사 사임과 새 담임목사 선출, △ 은퇴 후 선교비 후원과 기도원·수양관 (명의) 이전, △ 분쟁 일체 중지와 이전 발생한 모든 일은 불문에 붙인다’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 교단 산하 지방 화해조정위원회가 지난 1월 양측의 주장을 듣고 작성한 최종합의서 © <뉴스 M>

하지만, 교인 대표 세 명 중 두 명은 조정위원회의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고 연회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교인 대표 중 한 관계자는 “2월 7일 구역회에서 한 목사님에게 40만불의 현금과 50만불 상당(구역회에서 조정위원이 추정, 발표한 금액)의 기도원, 수양관을 이전시키기로 결정했다”라며 “(200명 정도의 교회에서) 90만불 상당의 은퇴자금과 건물을 이전시키는 것은 과도한 결정이다”고 주장하며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고 연회에 고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교인 관계자는 “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은 한기형 목사 측의 입장만을 수용한 편파적 결정이다”라며 “재정장로에 의해 발표된 40만불 책정 근거도 의문이며, 기도원, 수양관을 순수한 선교후원비로 보기에도 무리가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정위원회 측은 “(40만불의 현금과 기도원, 수양관 이전은) 합의금이 아니라 은퇴 후 영성사역을 위한 선교후원비이다”라며 “(한기형 목사) 개인에게 준 것이 아니라 동산아카데미라는 비영리단체에 증여한 것으로 팔아 쓸 수 있는 개인재산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동산아카데미라는 비영리단체에 대해 조정위원회 관계자도 교인 대표도 아는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한기형 목사는 선교후원금 등과 관련해서 “구역회에서 장정에 따라 결정한 내용이다”라며 “수십년을 목회하면서 온갖 비판을 하는 사람들을 봐왔다. 다독거리며 순조롭게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한 목사는 “내년 4월이 70세로 장정에 따라 은퇴할 것이다”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후임자를 세워 교회를 안정시키며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나성동산교회 사태를 접한 교계 한 중진은 “200명 정도 교인 규모의 교회에서 40만불에 달하는 은퇴자금과 기도원, 수양관을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라며 “교회를 안정시키기 위해선 (교인들에 의해) 제기된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은퇴자금에 대한 좀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고 언급했다.

나성동산교회는 한기형 목사의 부친 한은우 목사가 1981년 개척한 교회로, 한때 출석교인이 5백여명이 이르렀던 중형교회이다. 한기형 목사는 남가주교협 회장과 기독교대한감리회 미주특별연회 초대 감독, 감리교신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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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원목사 2016-02-14 11:31:30
한 때 전 세계에서 헌신과 영성 수준이 둘째가라면 서운해 할 정도로 한국교회는 성장했었고 많은 나라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로 성장했었는데 요근래 들어서는 많은 목사들이 은퇴하며 혹은 은퇴를 앞두고 하나 같이 재정적으로 너무나 부끄러운 일에 휘말리고 있다. 평생을 목회해 오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운 성도들을 향해 물질보다 더 중요한 영적인 것을 가르치며 지도해왔을 터인데 왜 하나같이 본인들이 은퇴하면서는 물질의 노예로 전락해버리고자 발버둥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같은 연회에 속한 목사로서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목사들이여
차라리 굶어 죽으리란 각오로 순수한 목회는 안된단 말인가? 아니면 그 옛날 사도 바울처럼 성도들의 헌금은 순수하게 교회 일로 쓰고 스스로 땅을 파던지, 물건을 팔든지, 택시 운전을 하든지, 직접 일하면서 끼니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 자세는 없단 말인가?

성도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을 헌금하는데 은퇴를 앞두고 40만불 은퇴금은 무슨 말이며 90만불 은퇴금은 무슨 말인가? 평생 주님의 은혜로 주님 백성들과 동고동락한 그것으로 만족이 안된단 말인가? 꼭 그 돈들을 챙겨야만 된단 말인가?

요 몇년 사이 왜 개독교 소리를 듣는단 말인가? 소위 대형교회 목사들의 끊이지 않는 물욕 때문이 아니던가? 만에 하나 그 교회에서 오직 4000 불만 드린다해도 감지덕지한 일이 아니던가? 오늘도 우리 주님은 주님 나라에서 물욕에 찌든 수많은 개신교 목회자, 특히 대형교회 목사들 때문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계실지 모릅니다.

참으로 부끄럽기 한이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모든 성도님들 대하기도 너무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부디 올바른 길로 해결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