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제 찬양과 성찬이 있는 모두를 위한 예배
떼제 찬양과 성찬이 있는 모두를 위한 예배
  • 유영
  • 승인 2016.02.12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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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뉴스 M 탐방] ① 하늘뜻교회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교회와 운동을 뉴스 M이 찾아 소개하려고 한다. 기자가 예배나 모임에 참석하고 참관기와 공동체 인터뷰를 올리는 형식이다. 처음 찾은 교회는 뉴저지 Nutley에 있는 하늘뜻교회다. 한재경, 노용환 목사가 공동으로 목회하는 실험적 교회로 떼제와 침묵이 있는 예배로 모인다. - 편집자 주

오랜 미국 교회 건물을 빌린 작지만 고풍스러운 예배당. 오후 두 시부터 시작하는 예배를 준비하려 몇 교인이 자리를 마련한다. 몇몇 어린아이는 엄마와 함께 의자를 나른다. 물론 장난도 잊지 않는다. 강대상에 둘 작은 초와 주변 조명도 정성스럽게 확인하고 주보와 떼제 찬양집 등 예식 문서를 정리하는 교인도 있다. 아이들을 포함해 준비하는 인원은 10여 명, 예배 인원 15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예배하기 위해 온 교인이 예배 준비에 참여한 것이다. 

▲ 예배를 시작하는데, 강대상에 아무도 오르지 않는다. 반원 형태로 준비된 자리에 모두 둘러앉아 예식에 따른 떼제 찬양과 침묵으로 예배한다. ⓒNEWS M 유영

예배를 시작하는데, 강대상에 아무도 오르지 않는다. 반원 형태로 준비된 자리에 모두 둘러앉아 예식에 따른 떼제 찬양과 침묵으로 예배를 진행한다. 어린아이도 예식 순서를 담당한다. 말씀 봉독을 영어와 우리말로 하는데, 이날 영어 말씀 봉독은 어린아이가 했다.

설교는 '하늘 뜻 펴기'라고 한다. 이날 하늘 뜻 펴기는 공동목회자 중 한 명인 노용환 목사가 성서일과에 따라 누가복음 9장 28~36절 말씀으로 준비했다. 제목은 '신비와 현실'.

"제자들은 변화산에서 신비를 경험했습니다. 그곳에서 모세와 엘리야를 만나 이야기하는 모습을 제자들이 봅니다. 유대 전승을 보면 모세가 죽기 전 얼굴에서 광채가 발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억의 엘리야'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부활에 사용되는 전승입니다. 모두 예수의 죽음과 부활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그곳에서 초막을 짓고 살자고 말합니다. 현재를 살지 않고 신비를 경험한 곳에서 살고 싶은 것입니다. 건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지금 교회가 추구하는 모습과 많이 닮았습니다. 신비를 경험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곳에 머무를 것을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를 살아야 합니다." 

▲ 설교는 '하늘 뜻 펴기'라고 한다. 이날 하늘 뜻 펴기는 공동목회자 중 한 명인 노용환 목사가 성서일과에 따라 누가복음 9장 28~36절 말씀으로 준비했다. ⓒNEWS M 유영

하늘 뜻 펴기를 마치고, 모든 교인은 침묵의 시간을 보낸다. 3분 정도 되는 시간을 보내지만, 침묵의 시간이 어색하지 않다. 화려한 음악과 꽉 찬 순서로 진행되는 예배에서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이 예배에 담겼다. 

매주 진행하는 성찬 시간에도 침묵 시간이 있다. 평소 교회 성찬에서 들었던 오르간 소리가 없는 게 걱정이었다.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을까 걱정했다. 적은 인원이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이들도 오랫동안 훈련이 되었는지 경건하게 참여했다.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예배에 참석하는 교회 분위기에 젖어 음악이 늘 필요하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를 빕니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 한 남자 집사와 악수하면서 진한 감동이 있었다. 교회에 앉아 옆 사람과 '축복합니다'라는 의례적 인사와 목례를 주고받는 느낌과는 달랐다. 적은 인원이 모두와 악수하고 두 손을 맞잡으며 평화를 비는 모습이 이웃을 위해 한 구절씩 중보기도를 하던 모습과 겹쳐져 감동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세상 모두를 위한 공동체가 되려고 노력하는 공동체가 먼저 되기 위해 기도하고, 공동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평화가 임하기를 인사하는 모습을 크게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이유일 테다. 

이날 하늘 뜻 펴기에서 나눈 '신비와 현실'은 하늘뜻교회가 추구하는 교회다움이 발현하는 방식이다. 교회의 자기 선언문은 이렇다. 

"작음을 귀히 여기며, 우리 안으로 깊이 들어간 영적 여정만큼만 이웃을 섬길 수 있다고 믿는 공동체."

▲ 성찬 시간에도 침묵 시간이 있다. 평소 교회 성찬에서 들었던 오르간 소리가 없는 게 걱정이었다.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다.어쩌면 많은 사람이 예배에 참석하는 교회 분위기에 젖어 음악이 늘 필요하다고 여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NEWS M 유영
▲ 아이들도 오랫동안 훈련이 되었는지 경건하게 참여했다. ⓒNEWS M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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