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브랜드’는 성장의 열쇠(?)
교회 ‘브랜드’는 성장의 열쇠(?)
  • 양재영
  • 승인 2016.02.19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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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힐송교회, 16번째 글로벌 지교회 오픈
▲ 호주의 대형교회인 힐송교회가 애리조나주에 피닉스를 포함 세 개의 캠퍼스를 오픈한다.

호주의 대형교회인 힐송교회가 애리조나주에 피닉스를 포함 세 개의 캠퍼스를 오픈한다. 하지만, 교회의 명칭만 변경하고 캠퍼스 담당 목사와 교회 부지는 그대로 유지해 교회도 ‘브랜드’화 되어간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힐송교회는 오는 21일(주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은혜도시교회’(City of Grace Church)의 세 개의 캠퍼스(피닉스, 스코츠데일, 메사)를 인수해 미국에서 세 번째, 전 세계적으로 16번째 캠퍼스를 오픈한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 캠퍼스들은 전 ‘은혜도시교회’의 공동담임이었던 테리 크리스트와 주디스 크리스트 부부가 담당할 예정이다.

크리스트 목사 부부는 교회 회중들에게 “8년간의 조율을 통해 교회 확장을 위한 최상의 선택인 것 같다”라며 “힐송교회의 16번째 글로벌 캠퍼스가 된 것을 기쁜 마음으로 알린다”고 전했다.

현재 암스테르담, 파리, 바르셀로나, 모스크바 등 5개 대륙 14개국에 캠퍼스를 두고 있으며, 미국에도 뉴욕, LA에 캠퍼스를 두고 있다. 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힐송교회의 주당 출석교인이 전세계적으로 100,000명에 달한다.

힐송교회는 1983년 45명의 교인들과 함께 브라이언 휴스턴과 바비 휴스턴 부부에 의해 호주 시드니에 개척됐다.

지난해 한국공연을 앞두고 과거 브라이언 휴스턴 목사가 설교를 통해 “구약성서와 무슬림을 잘 보면 사실상 같은 하나님을 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발언으로 ‘크리슬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동성애를 옹호하고, 교회 로고가 일루미나티(Illuminati)와 비슷하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형교회 캠퍼스 확장은 현재진행형”

이러한 대형교회들의 ‘캠퍼스’ 확장은 힐송교회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교회는 레이크 포스리트(Lake Forest) 캠퍼스를 포함해 14개의 미주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베를린, 부에노스 아이레스, 마닐라 등 4개의 국제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새들백교회는 지난 2010년 ‘교회 창립 30주년 예배’에서 발표한 ‘사명의 10년’(Decade of Destiny) 캠페인을 통해 독립교회와 캠퍼스교회 등 100개의 교회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기반을 둔 출석교인 3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최대 대형교회인 노스포인트커뮤니티교회(앤디 스탠리 목사) 역시 6개의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 공식적 관계를 맺고 있는 파트너 교회가 수 십개에 달하고 있다.

▲ 얼바인 지역에는 남가주 사랑의 교회 출신에 의해 3개의 교회가 ‘경쟁’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주 지역 한인교회에도 예외는 아니다.

남가주 사랑의교회는 지난 2006년 당시 선임 부목사였던 김기섭 목사를 담임으로 첫 지교회인 ‘LA 사랑의교회’를 세운 이래, 동부사랑의교회, 크로스커뮤니티교회, 얼바인 사랑의교회, Next 사랑의교회 등의 지교회를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 2009년 얼바인 사랑의교회가 설립됨으로 얼바인 지역에만 남가주 사랑의 교회 출신에 의해 3개의 교회(넥스트 사랑의교회, 디사이플스 교회, 얼바인 사랑의교회)가 ‘경쟁’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온누리교회 역시 괌 온누리교회를 포함해 미서부에 5개, 동부 5개, 북부 3개 등 총 13개의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베델한인교회, 은혜한인교회 등의 대형교회들이 지교회를 설립 또는 운영하고 있다.

한 목회자는 지역과 익명을 전재로 “과거 한 소형도시에서 두 교회가 명성교회의 정통성을 두고 싸움을 벌인 적이 있다”라며 “두 교회 모두 명성교회와는 특별한 연관이 없음에도 대형교회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얻고자 이전투구를 벌인 것이다”고 전했다.

“교회의 ‘브랜드화’를 통한 프랜차이즈 식 경영” 

이러한 대형교회의 캠퍼스 확장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하트포드종교연구소는 ‘2015년 대형교회 보고서’를 통해 대형교회의 62%가 한 곳 이상, 평균 3.5개의 지교회를 운영중이라고 보고했다. 아웃리치 매거진은 미국의 100대 교회 중 75개 교회가 멀티사이트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이들 대형교회는 풍부한 자금과 인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캠퍼스’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를 개척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교회 성장의 양극화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인 교계의 한 목회자는 “문제는 주일 예배 출석 교인이 지난 10년 사이 거의 10%이상 감소하고 있음에도, 대형교회 출석교인 수는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힐송교회 피닉스 캠퍼스처럼) 성장이 정체된 중형교회들이 ‘브랜드’를 갖춘 대형교회로 편입되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형교회의 프랜차이즈 식 캠퍼스 확장이 교회의 공교회성을 무너뜨릴 것이며, 대형교회의 폐해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더함공동체교회의 이진오 목사는 그의 글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를 통해 “대형교회 목사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훈련된, 익숙해진 목회자들을 선발하거나, 부교역자들을 보내 동네방네 분점/지점식의 지교회를 세웠다”라며 “(이런) 대형교회는 ‘브랜드화’를 통해 ‘프랜차이즈화’ 되었고, 이는 공교회성을 무력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리회가 김홍도 목사와 형제들을, 순복음교단이 조용기 목사를, 침례회가 윤석전 목사를, 통합이 김삼환 목사를, 합동이 길자연 목사, 오정현 목사, 전병욱 목사, 정삼지 목사를 징계하지 못하는 단 한가지 이유는 대형교회 목사이기 때문이다”라며 공교회성을 해치는 대형교회의 폐해를 지적했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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