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온누리, '청빙'의 롤모델을 기대한다
ANC온누리, '청빙'의 롤모델을 기대한다
  • 양재영
  • 승인 2016.02.2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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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유진소 목사 ‘아름다운 리더십교체’ 약속
▲ 유진소 목사(좌)와 김태형 목사(우)

ANC 온누리교회 유진소 목사가 부산호산나교회 청빙을 받음으로 후임자 선정에 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월 호산나교회는 당회의 만장일치로 유진소 목사 청빙을 결정했으며, 오는 28일(주일) 교인총회를 통해 최종결정이 이뤄진다. 호산나 교회는 2월 첫째 주 ‘유진소 목사 청빙준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유 목사는 호산나교회에서 24일부터 이틀간 특별새벽집회를 인도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유진소 목사의 호산나교회 청빙은 큰 탈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건 유 목사를 떠나보내는 ANC온누리교회의 후임자 결정이다. 미주 한인교계는 출석교인이 5,000명에 다하는 남가주 대형교회의 후임자를 둘러싸고 온갖 가설과 소문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 집회를 마무리하고 돌아온 유 목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후임자 청빙을 위한 청빙위원회(위원장 권처익 장로)가 구성되었음을 알렸다. 유 목사는 “기존의 틀대로 김태형 목사는 차세대를 담당하고, 새로운 후임자는 1세대를 담당하는 공동담임목회를 유지하기로 교인총회를 통해 결정했다. 공동담임이지만 김태형 목사가 선임으로 교회 제반사항에 대한 서명자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유 목사는 “청빙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교회 리더들에게 후임자는 절대로 (개척목사인) 나를 대신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목회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는 했다”고 전했다.

청빙 후보로 일부 목회자들이 지명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일 것이다. 교회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다”고 못박으며, “처음으로 후임 목회자를 청빙하다보니 앞으로 약간의 혼란이 있을 수 있다. 언론이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접근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형교회의 불투명한 청빙문화”

남가주는 과거 목회자 청빙을 둘러싸고 각종 논란을 일으킨 사례가 많다.

2013년 어바인 소재 대형교회인 베델한인교회가 손인식 목사 후임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남긴 후유증은 적지 않았다.

당시 세리토스장로교회를 담임하던 김한요 목사가 인근의 베델한인교회로 청빙되면서 박규성 목사(퀴즈장로교회에서 세리토스장로교회로), 김성국 목사(혜천대학교회에서 퀸즈장로교회로)로 이어지는 ‘남의 교회 목사 빼내기’가 도미노처럼 발생해 논란이 되었다.

당시 박규성 목사가 사임한 뒤 불과 일주일 후에 김성국 목사 후임결정이 발표되자, 혜천대학교회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 사실은 이러한 논란을 잘 대변하고 있다.

또한, 베델한인교회 청빙 후보로 거론되었던 최혁 목사가 갑작스런 사임과 잠적, 개척과 세계비전교회 위임 등의 물의를 일으킨 배경에도 이러한 청빙문화의 후유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형교회의 ‘배려 없는 목회자 청빙’이나, ‘스타목사’를 향한 맹목적 구애도 여러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2010년 할렐루야교회가 김승욱 목사 청빙을 결정하면서 남가주 사랑의교회가 분당 우리교회의 이찬수 목사를 최종후보로 발표한 것은 대표적 사례이다.

당시 이찬수 목사의 거절로 일단락 됐지만, 대형교회가 소위 ‘스타목사’를 빼내기 위해 타 교회 목사 청빙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가 부르면 올 것이다”라는 대형교회의 ‘오만’이 자리잡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또한, 현재까지 수차례 청빙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청빙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토랜스제일장로교회 역시 “교회 규모에 어울리는 스타목사만을 찾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나성한인교회나 나성영락교회 등의 청빙 이후 구설수가 되었던 은퇴 목사의 청빙과정 개입이나, 2014년 남가주동신교회 손병렬 목사의 포항중앙교회 청빙과 관련해 ‘정략청빙’ 의혹 등은 그동안 대형교회에서 만연한 ‘불투명한 청빙문화’를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다.

▲ 김한요 목사, 김승욱 목사, 박규성 목사, 손병렬 목사(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름다운 리더십교체에 대한 기대”

유진소 목사는 지난 2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르고 성경적인 이민교회의 롤모델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진 ‘사례비 논쟁’에 대해서도 “한번쯤 논란이 될 필요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무조건 조금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생활에 필요한 만큼 받으면 된다. 문제는 (대형교회 목사가 사례비를) 성공에 대한 댓가로 생각한다는 점이다”고 지적하며 ‘사례비공개’가 대형교회로 하여금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비췄다.

또한, 그는 대형교회가 그동안 취약했던 청빙과정을 언급하며, 자신의 사임과 후임결정을 통해 ‘아름다움 리더십교체’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ANC 온누리교회 후임자 청빙은 단순한 리더십교체를 넘어 청빙에 있어 대형교회의 롤모델을 보여줘야 하는 책임이 더해졌다.

청빙위원회 대표 구성으로부터 시작해, 후보자 선정과정, 후보자 자격조건과 인선작업 등에 있어 목사, 장로 등의 유력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과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대형교회의 롤모델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말로만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ANC 온누리교회의 이번 청빙이 ‘게릴라 청빙’, ‘빼내기 청빙’, ‘스타목사 청빙’, ‘정략 청빙’ 등으로 얼룩진 대형교회의 구태의연한 청빙문화에 신선한 자극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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