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은폐 의혹' 추기경, "교회, 많은 의혹 묵살"
'성추행 은폐 의혹' 추기경, "교회, 많은 의혹 묵살"
  • 유영
  • 승인 2016.03.01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호주 아동 성학대 사제 관련 조사위에 영상 증언, 은폐 의혹은 대답 회피

사제 시절 동료 사제의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호주 출신의 교황청 추기경이 "교회가 많은 의혹을 묵살했고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바티칸 재정 책임자인 조지 펠 호주 추기경(74)은 호주 아동 성학대 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위성 비디오를 통해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담당했던 실제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해 피해자들이 크게 분노하는 등 여전히 책임 있는 행동은 보이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조사위는 1970년대 이후 빅토리아주 밸러랫 마을에서 발생한 소아성애자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고발 사건을 가톨릭이 은폐해왔다는 내용을 조사해왔다. 특히 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신부 시절을 보낸 펠 추기경이 당시 동료 제랄드 리즈데일의 성적 학대에 시달린 피해 아동을 매수해 입막음을 시도하고, 리즈데일이 다른 교구로 갈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사건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 동료 사제의 성추행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호주 출신의 교황청 추기경이 "교회가 많은 의혹을 묵살했고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바티칸 재정 책임자인 조지 펠 호주 추기경(74)은 호주 아동 성학대 조사위원회 청문회에 위성 비디오를 통해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청문회에서 펠 추기경은 과거 호주에서 성추행 사건을 어떻게 다뤘는지, 바티칸이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추기경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을 변호하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고 지금은 그것을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추행 사건에 대한 교회의 대응도 비판적으로 말했다. 펠 추기경은 "피해자로서는 매우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너무 많은 의혹이 묵살됐고 명백하게 수치스러운 상황에서도 의혹은 무시됐다"고 강조했다. 자신 역시 "성직자가 그런 행동을 부인하면 나도 그 부인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추행 사건은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리즈데일 사건에 대해는 사건이 교회 관계자들에 의해 은폐된 것은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하는데 그쳤다. 그는 "리즈데일 보고서를 재검토했다. 사제의 문제를 처리한 방식은 희생자들에 대한 재앙이자 교회의 재앙이다"고 말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선을 그었다. 더불어 특정 질문에서는 "건망증이 있다"고 말하는 등 사건과 관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을 피했다.

리즈데일 신부의 성적 학대 피해자이자 조카인 데이비드 리즈데일은 "펠 추기경의 발언이 이전보다는 더 유화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진실에 이르기까지는 먼 길을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으로 청문회를 지켜본 피해자 지지단체 회원들도 "교황은 당장 펠 추기경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