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하나님나라를 외면한다면
교회가 하나님나라를 외면한다면
  • 김종희
  • 승인 2008.01.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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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참으로 해방된 교회] 00 오늘날의 교회 해방과 갱신

▲ <참으로 해방된 교회>.
세상 사람들이 왜 교회를 욕하는가? 이에 대한 답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반복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웃을 섬기지 않는다’ ‘교리만 강조하고 실천은 부족하다’ ‘독선적이고 배타적이다’ ‘불친절하고 무례하다’ ‘헌금을 너무 강조한다’ ‘목사가 권위적이다’ ‘재정이 투명하게 쓰이지 않는다’ 등등.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부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교회를 욕하지만, 이런 현상이 바깥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가 교회 안에 숨어 있다. 바로 ‘하나님나라에 대한 무관심’이다.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일에는 관심이 없고 교회 자체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고, 사람들은 그 결과와 열매를 보면서 비난하는 것이다.

교회가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일보다 교회 자체를 세우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면 거기서부터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교회를 세우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종교적인 행위와 신령한 것들에만 신경을 쓴다. 예배를 하고, 새벽기도회에 빠지지 않고, 성경을 날마다 읽고, 십일조를 빼먹지 않는다. 물론 이것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만 중요하게 여길 뿐 하나님나라의 소중한 가치인 의와 자비와 진리는 간과한다.

교회를 세우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생각한다. 교인 숫자가 더 많아져야 하고, 예산이 더 늘어나야 하고, 건물을 더 크게 지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세상으로 내보내서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이 땅에서 실천하면서 살도록 할까 하는 과제에는 무관심하다.

교회를 세우는 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세상이 교회를 변화시킬까 봐 염려한다. 교회가 갈수록 세속화되고 있다고 개탄한다. 그래서 담을 높이 쌓고 울타리를 두텁게 친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지는 않는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서 우리는 교회를 다니고 있다. 이제는 하나님나라 관점에서 교회의 존립과 사명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이 의도하신 대로의 교회가 되어야 하고, 하나님의 경륜에 온전히 참여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회는 스스로의 속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오늘날 교회를 위한 가장 위대한 본문은 마태복음 6장 33절일 것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세상이 규정해 놓고 모두가 좇아가는 헛된 가치와 성공을 추구하지 말고, 더 고상한 것 즉 하나님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마태복음 6장 25~32절을 보면, 예수님은 당시 태동기의 교회를 향해, 먹을 것과 입을 것에 얽매이지 말라고 경고하셨다. 그리고 마태복음 25장 31~46절에서, 제자들에게 주린 자와 목마른 자, 나그네 된 자와 갇힌 자, 병든 자와 헐벗은 자에게 초점을 맞춰야지, 자기 자신을 보양하고 보호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셨다.

▲ 선교사 출신으로 신학교에서 선교신학을 가르쳤던 하워드 스나이더 박사는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그리스도의 공동체>, <참으로 해방된 교회>, <교회 DNA> 등 교회 갱신과 관련된 책을 많이 냈다.
하나님나라를 우리의 목표로 삼는다는 것은 의를 추구하기로 결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와 정의는 하나님의 통치의 기반이다. 하나님 앞에서의 ‘의’와 사회 속에서의 ‘정의’는 하나님나라의 이차적이거나 주변적인 사안이 아니라 중심이 되는 진리이다. 따라서 교회의 중심 되는 사안이다.

하나님의 세상 창조, 예수님의 탄생, 거듭남, 성령의 세례와 은사, 성화와 성결, 교회, 전도. 이 모든 것은 다 하나님나라를 위한 것이다. 우리의 모든 것은 하나님나라를 향해야 한다. 교회는 말할 것도 없다.

오늘날 교회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으로 부요하고 기술적으로 선진화된 사회에서 교회는 기술과 오락, 광고, 이윤 추구에 의해 전복될 위험에 놓여 있다. 교회는 큰 기업이 되도록 부름 받은 것이 아니다. 세상적인 가치관에 따라서 성공하도록 부름 받지도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세상적인 가치관을 거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것들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모여드는 신실한 제자들의 공동체가 되도록 부름 받았다. 희년을 선포하고 실천하시며 가난한 자 가운데 복음을 선포하고 성육신하신 예수님을 따르도록 부름 받았다. (계속)

* 이 글은 하워드 스나이더 박사가 쓴 <참으로 해방된 교회>(출판 IVP·원작 Liberating the Church)의 내용을 토대로 하고 기자의 의견을 결합해서 작성한 것입니다. 글은 책의 순서에 따라 16회에 걸쳐 연재됩니다.

1부 교회와 하나님나라의 새로운 모형
00 오늘날의 교회 해방과 갱신
01 정의, 해방 그리고 하나님나라
02 하나님의 경륜
03 교회의 생태

2부 교회 해방의 모형
04 성례로서의 교회
05 공동체로서의 교회
06 종으로서의 교회
07 증인으로서의 교회

3부 하나님나라를 위한 교회
08 모든 신자는 사역자다
09 신학을 해방시키라
10 언약의 책
11 하나님나라의 생활방식

4부 성령의 자유 안에 거하는 교회

12 평신도, 사역자로 해방되다
13 여성, 지도자로 해방되다
14 가난한 자, 자주적인 인간으로 해방되다
15 목회자, 제자 훈련가로 해방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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