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는 '기름부음 받은 종'인가?
목사는 '기름부음 받은 종'인가?
  • 강만원
  • 승인 2016.03.12 01: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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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 강만원 ⓒ <뉴스 M>

목사들이 자기 입으로 제사장이나 선지자, 사자라고 부르는 경우는 사실 제한적이지만, 스스로 '기름부음 받은 종'이라는 말은 거의 대부분 목사들의 공통된 주장이거나 인식이다.

그러나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실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르는 목사들이 너무 많다. 차라리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면 동정이라도 하겠지만, 알고 그리 말한다면 '불경'에 가까울 만큼 심각한 교만이다.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말은 정확히 말해서 자기가 메시아라고 하는 주장과 같기 때문이다. 메시아라는 말을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닌 신적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본래 메시아라는 말은 히브리어 동사 '메사'(기름 붓다)에서 파생된 명사로, 어원적 의미는 '기름부음 받은 자'라는 말이다.

구약시대에는 제사장과 선지자, 그리고 왕에게 기름 붓는 '도유(의)식'을 통해 특별한 권위를 부여했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구약시대는 단수의 메시아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복수의 메시아들이 있었다.

신약시대는 '기름부음 받은 자'를 무엇이라 부르는지 아는가? 히브리어 '메시아'의 헬라어 번역이 바로 그리스도(크리스토스)다. 그렇다면 개신교 목사들이 자기 입으로 기름부음 받은 자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를 일컬어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더욱이 제사장, 선지자가 없던 신약시대는 구약시대와 달리 복수의 메시아들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유일한 그리스도로 예수가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목사가 기름부음 받은 자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자기가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는 것인데,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개신교 목사들이 과연 이만희나 안상홍, 장길자, 문선명을 이단이라고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신약시대에 예수 그리스도 외에 기름부음 받은 자가 있다면 그것은 목사가 아니라... 성도다. "너희는 주께 받은 바 기름부음이 너희 안에 거하나니..."(요일2:27). 물론 여기서 기름부음 받았다는 말은 ‘도유식’을 시행했다는 말이 아니라 <성령을 받았다>는 말의 상징적인 표현이다.

목사는 주의 종이다. 주의 종은 그리스도가 아니며, 그리스도가 아니라면 결코 '기름부음 받은 자'가 아니다. 만약에 성도에게 주신 '기름부음'을 목사에게 적용해서 그리 말했다면, 목사는 스스로 기름부음 받은 자라며 하나님 앞에서 감히 불경을 저지르지 말고, 차라리 이렇게 말해야 한다.

"목사는 성도다. 성도에게 성령을 주신 것을 기름부음 받았다고 상징적으로 표현했던 것처럼, 목사도 성도로서 성령을 받았기 때문에 기름부음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요컨대, 성경을 보고 또 보고 일백 번 고쳐 봐도 목사는 절대로 성도를 다스리는 상전이 아니다. 목사들이 주제를 모르고 설치기 때문에 교회가 이토록 타락하고, 기독교 신앙이 '이단 신앙'으로 더럽게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무지이든 교만이든 차이 없이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는 것이 죄다. 목사로 불경의 죄를 범하고 싶지 않으면 제발 정신차려라!

강만원 / '아르케 처치' 대표, <그것은 교회가 아니다> 저자, <루나의 예언> 역자, 종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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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2016-03-12 18:52:42
'기름부은 자'에대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