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적 성 추문 목사, 성추행으로 사임
상습적 성 추문 목사, 성추행으로 사임
  • 유영
  • 승인 2016.04.12 04:5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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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관계자, "피해자 가족 생각해 이야기하지 않는 게 바람직"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 유영 기자] 뉴욕에 있는 중형 한인 교회에서 30여 년을 시무한 L 목사가 지난 2월 28일 사임했다. 30년 전 E 교회를 개척해 제법 규모를 갖추기까지 노력했던 목사의 사임치고는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이틀 만에 결정될 만큼 긴급한 결정이었다.

L 목사는 LA와 한국을 거치는 일정을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와 시차 적응도 끝나지 않았을 짧은 기간에 사임을 결정했다. 그만큼 준비된 사임이 아니었다. 원로목사로 추대받지도 못했고, 후임 목사도 정해지지 않았다. 건강에도 문제가 없었다.

교회는 L 목사의 흔적을 모두 삭제했다. 교역자 소개에서 사라진 것은 물론이고, 관련 소식, 새신자와 촬영한 사진도 모두 지웠다. 2월 21일 주보에 LA와 한국을 다녀온다는 담임목사 동정은 있지만, 28일 이후에는 사임했다는 광고조차 볼 수 없다. 심지어 주보 게시판에 수년간 올렸던 이미지 파일에서도 L 목사는 사라졌다. 

남성 목회자가 성범죄를 저질렀다. 목사는 은퇴를 코앞에 둔 지긋한 나이에 교회협의회 등에서도 활동하며, 지역에 이름을 알린 인사다. 그는 범죄 사실이 교회에 알려지자 바로 사임했다. 교회는 사임한 목사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성추행 알려지자 교회에서 사임

30년간 사역한 목사를 지우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L 목사가 미성년자를 성추행해 교회를 떠났기 때문이다.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2월 26일 한국에서 돌아온 L 목사는 바로 담임목사직을 그만뒀다. E 교회 측은 "L 목사가 교회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 자진 사임했다"고 밝혔다. 

뉴욕에 있는 측근들도 L 목사가 사임하고서야 소식을 들었다. 한 측근은 당황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예뻐서 쓰다듬은 정도라고 해명했다고 들었는데, 갑작스럽게 그만둔 것을 보니 그 정도가 아닌 것 같다. 한편으로 보면 습관적인 문제 같기도 하고 안타깝다." 

'습관적인 문제 같다.' 이 말에 목사의 자진 퇴임으로 사건을 마무리한 교회 결정이 아쉬운 이유가 담겼다. L 목사의 성 추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알려진 사건이 두 개나 더 있다. 바로 직전 사건은 '부적절한 성적 접촉' 혐의로 퀸즈 카운티 법원에 기소까지 됐다. 지난 2010년에 일어난 사건이다. 

당시 피해자 C 교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사실을 알렸다. 피해자는 "교회 사무실에서 처음 성추행을 당했고, 골프장 주차장에 세워둔 목사의 차 뒷좌석에서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사는 피해자 증언 외에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공판 일정은 계속 미뤄졌고 결국, 판사는 공소를 기각했다. 당시 L 목사는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다. 교인들의 지지와 믿음으로 버틸 수 있었다. 홀가분하게 목회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를 알던 사람들은 이 사건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에 앞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L 목사가 저지른 다른 성추행 의혹이 있었던 탓이다. L 목사의 한 측근은 "한 명도 아닌 두 명, 심지어 자매에게 성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은 교회와 주변 사람들의 노력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자매가 녹음한 증거까지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중재로 덮기로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L 목사의 성범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0년에는 한 여성 교인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당시 교계 남성들은 나이가 많은 여성이 성폭행 당했다는 이유로 '꽃뱀'이라고 몰아세웠다. 통계상 성폭행은 어린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든 성폭행의 피해자가 된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도 60대 여성이 안면이 있는 청년에게 성폭행당한 후, 살해되 사회적 충격을 주었다. 2014년 노인 성폭행 신고는 459건에 달한다. 젊은 여성보다도 더 낮은 신고율(5%)을 고려한다면 심각한 수치다. 

교회, "목사 사임으로 모두 끝난 상황"

당시 그의 성 추문을 두고 드러난 이야기보다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돈 이유는 그동안 교회가 L 목사 성 추문을 치리하지 않고 덮어온 탓이다. 성 문제를 교회가 정당하게 해결하고 치리하기는커녕 무마해 문제를 계속 키워왔다. 

자매를 동시에 성추행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교회는 L 목사를 감싸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사건에서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당사자가 증언했는데도 교회는 L 목사를 지원하고, 피해자를 정신이상으로 몰아갔다. 최근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교회는 은퇴 시기가 가까운 목사를 내보내고, 교인들 입단속을 하는 모양새로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다. 

취재 사실을 알리고 부교역자와 장로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피해자와 교회를 생각해 이 사건이 기사화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사실이 교회 입장이라 강조했다. 교회의 부교역자는 "이미 끝난 사건이다. 목사는 사임했고, 교회는 상처를 딛고 일어서려고 한다. 회복하려는 교회를 생각해야 한다. 기사화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피해자 회복을 위해 교회가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도 물었다. 교회 한 장로는 "피해자는 괜찮다. 심방도 하고 함께 기도했다. 부모도 이 일이 더는 알려지는 게 싫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심리치료 등 회복을 위한 지속적 조치는 없는지도 질문했지만, "피해자는 괜찮다. 그럴 필요 없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 법조계를 비롯해 개신교계에서는 어떠한 범죄든 피해자 회복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결해 가야 한다는 지적이 크게 일고 있다. 바로 회복적 정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피해자가 정신과 육체에 큰 충격을 입는 성범죄에서는 가해자를 벌하는 일 외에도 피해자 회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교인들 사이에서는 L 목사 사임 이유가 소문으로만 나돌고 있다. 교회학교 학생도 목사 사임 이유를 알고 있지만, 교회에서는 교인들에게 사유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교회는 성추행으로 사임한 목사에게 사임 선물은 지급했다. 교회 장로는 "전별금은 없다. 따로 전별금을 책정하지 않았다. 다만, 원래 은퇴하면 마련해 드리려고 했던 주택만 사드렸다"고 밝혔다. 

한편, 가장 큰 책임을 물어야 할 L 목사는 현재 잠적해 행적이 묘연하다. 교회에서 사임하고, 사택에서 나와 롱아일랜드 지역으로 갔다는 이야기만 확인할 수 있었다. 전화번호도 바뀌어 전화 연결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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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2016-04-13 20:43:39
목사를 회장으로 모셨던 장로들이 더문제집단인데 감추기만 급급한모양세 이니 이기업도교회망신 에 앞장서고있네~~~~~ㅉㅉㅉ

주여 2016-04-12 07:13:08
마음이 아프네요

네티즌수사대 2016-04-12 07:12:08
뉴욕은혜교회 이승재 목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