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미래,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교회의 미래,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 유영
  • 승인 2016.04.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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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터뷰] 주님의교회 박원호 목사, "하나님 나라에 헌신하는 세대 기르는 교육에 집중해야"

교인 수가 감소한다는 보고가 이어진다. 더불어 한국교회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예측도 난무한다.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조언도 계속된다. 그런데 우리 미래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눈앞에서 자라는 미래, 우리 아이들이 교회에 있기 때문이다. 미래란 소망을 두고 나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비전을 의미한다. 

결국 교육이 중요하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교회가 미래를 위해 어떤 교육 철학, 비전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교회 출석 여부 정도로만 만족하는 교육을 교회 교육이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교회 학교를 진행할 여력이 부족한 교회에서는 미래를 위해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잘 결정해야 한다.

최근 한국교회에서는 기독교교육이 선교와 교회 사역에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안학교를 세우거나, 새로운 교회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들이 늘었다. 한 아이, 한 아이의 영향력을 더 키우고,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갈 미래의 씨앗을 심고 싶다는 포부가 크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주님의교회도 이러한 사역에 집중해 왔다. 교회가 임대한 정신학원을 통한 학원 선교만 의미하는 말은 아니다. 교회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교회가 요청한 기독교 교육자를 양성하기 위해 국제기독교교육선교센터를 설립했다. 어렵게 회심한 이들의 자녀가 무슬림 교사에게만 교육받아야 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서다. 기독교교육의 가치를 아는 교사를 양성해 가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장기적 선교 비전이 담겼다.

교회 학교 학생들에게도 신앙교육과 더불어 하나님 나라 가치를 교육해 가는 방법을 개발하고 외부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최근 교회 학교 초·중등학생 12명이 모의 유엔에 참석하도록 한 것도 이런 교육 방침의 일환이다. 한국 종교단체가 참석하는 일은 처음이다 보니, 준비에만 1년 반이 넘는 기간을 들였다. 

모의 유엔에 참석한 주님의교회 박원호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회의 미래를 여는 일에 왜 교육을 선택했고, 어떤 신학과 비전으로 이끌어 가는지 궁금했다. 다음은 박원호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모의 유엔에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교회에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이 기독교인으로써 영향력을 키우는 여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교회에 잘 다니는 학생 넓은 세계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랐다. 더구나 현재 한국교회 청소년들이 줄어들고 있다. 인구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적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장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다 뉴욕에서 열리는 청소년 모의 유엔을 알았다. 우리 아이들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시작할 마음을 먹었다. 이 과정에서 참가 학생들 부모가 많이 고생했다. 아이들에게 주제 의식을 심어주고, 함께 자료를 찾고, 영어로 발표할 내용도 준비했다. 아이들도 열심히 준비했다. 1년 반 정도 시간이 걸렸는데, 첫 대회에 이렇게 빨리 참석할 줄은 몰랐다.

한국교회의 교회 학교 교육은 신앙교육 중심이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어린아이부터 청년에 이르는 교회 학교 교육을 보는 교회의 시각이 더 넓어질 필요가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회 중심으로 신앙 교육을 펼쳤다. 교회 잘 나가고, 말씀 잘 듣고, 기도 열심히 하면 믿음이 좋다는 소리를 들었다. 

문제는 학생들이 자라 세상 속으로 나가면서 일어난다. 우리 아이들 신앙이 교회 속에 갇히다 보니 교회에서만 활용되는 교육만 많아졌다. 그러다 세상에 나가 부딪히면 좌절한다. 심지어 세상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처음부터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신앙으로 살아가도록 키우는 교육이 중요하다. 

개인적인 바람이 아니다. 성경적 가르침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예수를 따라가면서 배워야 한다. 예수께서 교회 잘되는 것만을 소망하시지 않는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빛이 되고 본이 되기를 바라신다. 

우리가 아이들을 신앙으로 양육한다고 말한다면 이러한 목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그럼 교회가 아이들에게 '너희는 세상 속에서 사명을 감당해야 할 사람이지, 교회 안에서만 머물 사람이 아니다'라고 가르치는 게 당연한 일이 된다. 사실 우리 신앙도 교회 일 잘한다고 만족하지 말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신앙으로 성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하나님 나라라는 신학적 개념을 교육에 잘 적용해 가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단순한 천당에 간다는 개념이 아니다. 이 땅 모든 생명과 영역, 만물을 포함한다. 아이들이 이러한 신앙으로 살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럼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다. 어린 시절에는 교회에 잘 다니다가 대학에 가면 믿음과 멀어지는 젊은이가 많다. 교회 안에서 배운 것과 세상이 자꾸 부딪히는 데 답을 하나님 나라가 없는 신앙에서 답을 구하지 못하는 탓이다. 

우리 신앙은 자칫하면 교회에 갇히게 한다. 교회라는 한계를 가진 신앙으로는 세상에서 힘을 못 쓰고 넘어진다. 교회 교육 전체적으로 대 전환이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만 아니라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도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선교에서도 기독교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었다. 

선교도 결국 사람을 키워야 한다. 사람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육에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10년 임기 중 9년이 지났다. 9년 중 7년 동안 진행한 선교 사역이 기독교 교육자 양성 사역이다. 이 사역의 마지막 단계가 현지인을 한국으로 데려와서 교육해서 파송하는 사역인데, 올해 이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인을 한국으로 초청해 훈련하는 일이 사람을 키우는 교육 사역의 핵심이다. 올해 주님의교회는 케냐 목사 두 명, 베트남 목사 한 명을 모셨다. 초청된 목사들은 장신대학교에서 기독교교육을 공부한다. 우리 교회는 학비와 생활비를 모두 지원한다. 베트남 목사는 3년, 케냐는 1년 반 정도 공부하고 돌아갈 예정이다. 

현지에서 사역을 준비하고, 시작할 센터 건립도 마무리 단계에 있다. 베트남 센터는 완성되었고, 케냐에 짓는 기독교교육선교센터는 올해 완공된다. 두 나라에 조만간 기독교교육학과를 만들어서 기독교인 현지 교사를 길러낼 예정이다. 

교육 선교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케냐 교회 총회가 예장통합 총회를 통해 주님의교회를 찾았다. 케냐가 영국 식민지였는데, 영국교회의 교회 학교 교육은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 교육은 학교의 몫이라 여기는 탓이다. 그 덕분에 학교의 무슬림들이 기독교인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계속 무슬림으로 자라가는 기이한 현상이 편만하다고 들었다. 

기독교교육의 보급이 시급하다는 걸 깨닫고, 교회에 국제기독교교육선교센터를 세웠다. 교제와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케냐 교회에 보내면 피드백이 돌아온다. 이를 기초로 내용을 수정해서 교육 방법과 방향을 다듬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기독교교육 전공이 없는 것도 문제다. 오랜 준비 끝에 내년에는 케냐에 최초의 기독교교육 전공이 곧 만들어진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곳은 케냐뿐이 아니다. 케냐 교회에서 다녀간 뒤, 베트남 교회에서도 도움을 요청해 왔다. 최근에는 헝가리 교회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교 사명이라고 여기고, 최선을 다해 감당할 계획이다. 기독교교육이 없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 교회 전역을 바라보는 사역이다.

주님의교회 10년 임기가 곧 끝난다. 임기를 마치고도 이러한 선교 사역이 잘 운영되기를 바라는가.

우선은 주님의교회가 계속 함께해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 될 수도 있지만, 잘 안 될 수도 있다. 담임목사가 바뀌면 목회 전략도 바뀔 것이다. 그 부분은 다른 영역이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기에 좋은 길로 이끌어 가실 거라고 믿는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사역을 계속하려고 한다. 

많은 분이 이 사역이 중요하다는 걸 안다. 내가 졸업한 리치먼드에 있는 유니온신학교에서 교육 선교 사역에 동참하기로 했다. 유니온신학교도 같은 이름의 국제기독교교육선교센터를 짓고 있다. 내년에 완성된다. 신학교도 함께 동참하면 더 잘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신학생들의 마음도 많이 다듬어 가야 할 것 같다. 불투명한 기독교의 미래를 보며 힘 빠져 하는 신학생들이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할까.

전체적으로 교회가 예전보다 어렵다. 특별히 미래에 대해 확신할 수 없어 힘들다. 하지만 어렵다는 게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신앙적으로 보면, 어려울 때 큰 역사가 나타나게 되고 큰 전환을 맞을 때가 많았다. 어려움 속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새로워지기 위해 도약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새로운 목회 전략도 세워야 한다. 어려움 속에서 새로운 역사가 있다고 기대하면 좋겠다. 

젊은이는 우리 세대와 다르다. 처한 환경도, 살아가야 할 상황에 모두 큰 차이가 난다. 젊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있다. 새로운 기회를 지난날의 방법으로 잡으려 해서는 안 된다. 이전 세대의 목회철학이나 형태로는 오히려 어려움이 더 많다. 

가령 이런 것이다. 오랫동안 한국교회는 교회 성장에만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젊은 세대도 교회 성장에만 계속 관심을 둔다면 낙심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줄고, 전체 인구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억지로 인구가 불어나게 할 수 없다면, 인구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구가 줄면 교회는 줄게 되어 있다. 숫자에 관심을 두지 말고, 한 명 한 명을 충실히 키워서 더 넓게 영향력을 끼치는 일에 가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교회는 '예수 믿고 천당 가자', '예수 믿고 복 받자', '좋은 교회당을 짓자'는 말을 많이 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지금 세대에는 안 맞는다. 이런 생각이 이끌게 된다면 사회에서 비난만 받을 것이다. 

이제는 교회가 세상을 변화할 힘이 있어야 한다. 앞서 말한 하나님 나라 개념이 교회 전반에 필요하다. 신학적, 목회적 틀을 하나님 나라에 맞춰야 한다. 교인들도 우리 교회가 잘 되면 좋다고 자랑할 게 아니다. 이제는 지역 사회와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공헌하는 사람을 많이 키우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한인 교회도 한 단계 도약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민자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 교회도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역이민까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처럼 이민자를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교회에 함께 정착하도록 하는 방식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목회 패턴은 만들고 찾을 수밖에 없다. 

예수 잘 믿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변화시키는 목회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교회가 세상에서 교회다움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문화 교회와 사역이 더 많아지면 어떨까 생각한다. 귀하고 큰 사역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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