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기 어려운 기적이 일어났다”
“반복되기 어려운 기적이 일어났다”
  • 양재영
  • 승인 2016.04.19 0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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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문성근, 장호준 토크 콘서트 LA에서 열려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 양재영 기자]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시민의 날개’ 문성근 대표와, 미주 희망연대 의장인 장호준 목사의 토크 콘서트가 16일(토) LA 평화의교회(김기대 목사)에서 열렸다.

고 문익환 목사와 장준하 선생의 아들들의 만남이란 점에서 화제가 된 이번 콘서트에 약 2백여명이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강연과 대화가 오고갔다.

문성근 대표와 장호준 목사는 세월호 2주기와 총선을 언급하며 ‘불의한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며 입을 모았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세월호 변호사로 활동했던 무명의 박주민 변호사가 당선되는 등 기적과 같은 일들이 벌어진 배경에는 세월호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이 모아진 것이라며, 이번 총선결과가 대선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미주 지역 동포들도 함께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곽건용 목사(나성 향린교회)의 사회로 2시간 이상 진행된 문성근, 장호준의 토크 콘서트에서 나온 주요 발언들을 간략히 정리했다.

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시민의 날개’ 문성근 대표와, 미주 시민연대 의장인 장호준 목사의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 <뉴스 M>

곽건용 목사(이하 사회자) : 세월호 2주기이다. 어떤 마음으로 세월호 참사 2주년을 소회할 수 있겠는가?

장호준 목사(이하 장 목사): 세월호 참사 2년의 기간은 빚지고 사는 삶이었다. 저는 1999년에 행복하게 살겠다는 마음으로 미국에 왔다. 그런데, 2012년 박근혜가 후보로 나오니 그건 못 참겠더라. 그래서 박근혜 낙선 운동을 하고 다녔는데, 당시 미주지역을 다니다보면 모이신 분들이 저보다 다 어르신들이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이후에 다시 강연회를 다녀보니 제가 나이가 많더라. 그 이전에 눌려있던 젊은 분들이 세월호 참사를 통해 폭발한 것이다. 세월호 집회에 나오는 엄마들은 아이들 손을 붙잡고 나온다. 세월호 참사 2년은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은 잃어버린 부모들의 고통과 교감하는 시간이다. 수백만명이 그 고통에 교감을 했다. 그건 가슴에서 나와서 된 것이다. 그 가슴이 열리는 기간이 세월호 참사의 기간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그냥 지나가면 안된다. 그 고귀한, 피지도 못한 꽃송이들이 떨어져서 그런 교감을 만들어냈다. 이걸 잊어버리면 우린 천벌을 받는다.

문성근 대표 ⓒ <뉴스 M>

문성근 대표(이하 문 대표): 세월호 사건은 우리 근현대의 역사가 귀결된 사건이다. 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민주화가족협의회가 큰 기능을 했다. 내 배 아파서 난 아이가 고문당하는 고통을 느끼는 어머니의 마음이 중요했다. 남미의 군사독재를 물리친 게 어머니들 아닌가? 지금 세월호 유가족들도 마찬가지이다. 최소한 왜 죽었는지는 알아야 한다. 국가적 정리가 있어야 아이들을 떠나보낼 수 있다.

예전에 세월호 가족들이 청와대 가려 할 때 김제동 씨가 말하는 것을 듣고 큰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자기가 농촌에 살 때 소가 새끼를 낳는데, 그 새끼를 젖을 때기 전에 팔면 어미소가 그렇게 운다고 한다. 그럴 때면 동네 어르신들이 여물을 더 정성들여 끓였고, 아이들도 어른들 따라 좋은 풀을 뜯어 소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그런데 세월호 유가족을 대하는 정부는 뭐하는 건가?

저는 이번 총선에 (세월호 변호사로 불렸던) 박주민 후보를 도우러 갔는데, 제가 탄 차를 잠수사 분들이 모셨다. 세월호 가족들의 간절함 마음이 모두 박주민 후보에게 모였다. 그런 간절한 마음이 모여서 이번 선거결과가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

“신자유주의 이식으로 희망 없는 한국의 현실”

사회자: 장 목사는 최근 여권을 빼앗겼다고 들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장 목사: 우리는 87년 6월 항쟁 당시 ‘대통령 선택권’을 빼앗겼기 때문에 항쟁을 한 것이었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체육관 선거를 하지 않았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한국역사 선택권을 빼앗아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왜 안싸우는 것인가? 대통령은 5년 밖에 안가지만, 역사 선택권을 빼앗긴다는 것은 100년을 가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도 안 싸우더라.

이곳에서 처음 광고를 낸 것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어린 여고생들이 피켓 들고 서있는 것을 보고 부끄러워서 광고를 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화를 강행하더라. 그래서 한국사 국정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정권을 바꾸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LA에서 ‘불의한 정권에 표를 주지 맙시다’라는 광고를 냈다. 그러자 이곳 영사가 ‘불의한 정권’이라는 단어는 특정한 정당을 유추할 수 있다고 해서 여권도 빼앗기고 검찰에 고발됐다. 여권을 빼앗겼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것인데, 전 이번 총선에서 투표도 했다.

사회자: 제가 한국을 떠난 지 23년이 됐다. 제가 한국 떠난 던 90년대와 요즘의 한국사회 분위기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오늘의 한국은 어떤가?

문 대표: 한국 사회의 분기점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사태라고 볼 수 있다. 97년까지는 중산층이 두터워 살만했다. 우리 역사 중 97년이 가장 풍요로운 시절이었다고 본다. 그런데, IMF를 겪으면서 신자유주의가 강제 이식되고 비정규직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IMF는 대기업 부도였는데, 지금은 대기업은 돈이 많고, 국가와 가계부채만 늘어난 꼴이 됐다. 서민들이 느끼는 삶의 고통이 역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예전의 민주와 반민주 구도가 파편화되면서 지금은 각박하기가 이를 데 없다. 양극화는 심화되고, 희망은 없고, 사람의 정신이 피폐해졌고, 존경이 사라졌다. 거의 정신이 망가졌다고 해도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예전에 장준하 선생이 사상계를 하실 때 한국의 지성이 다 모여 비전을 제시했다. 그런데, 87년 분열이 너무 컸다. 이제 그런 영향력을 가진 분이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자유, 정의, 평등을 외친 선거혁명”

사회자: 총선 이야기로 넘어가겠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장호준 목사 ⓒ <뉴스 M>

장 목사: 우리교회 교인들이 주로 20대 후반, 30대 초중반인데, 그들이 저에게 “목사님 총선 끝나고 울었죠?”라고 묻더라. 그래서 “그래 울었다. 그것도 두 번 울었다.”고 대답했다. 그들에게 “첫 번째는 다 죽은 것 같은 사회에서 20대, 30대를 통해 희망을 봤기 때문에 울었고, 지금부터 정말 힘든 싸움인데, 너희들의 고생을 생각하니 안타까워서 또 한번 울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이 사회의 정의, 자유, 평등이 짓밟히고 있는 것에 분노한 청년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펼쳐진다 해도, 이 총선 결과는 우리의 20대, 30대들이 자유와 정의와 평등을 외친 선거혁명이라고 생각한다.

문 대표: 다시는 반복되기 어려운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이다. 국정원이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직원을 통해 많은 자료를 가지고 분석을 했고, 작전을 펼쳤는데 그들조차 전략적 판단 미스를 범할 만큼 우리 국민들의 어마어마한 판단이었다.

새누리당은 합리적 보수와 국우 세력의 연합당이다. 그런데, 역사교과서 문제, 위안부 합의, 공천 파동 등을 통해 합리적 보수가 상당히 떨어져 나왔다. 그런데, 이걸 새누리당이 반복할 리가 없다.

또한 호남 분들에게는 선택의 기회를 달라는 오래된 갈망이 있었다. 그것을 활용해서 더 민주를 회초리 때리고 국민의당을 활용했다. 이것도 반복될 리가 없다. 그래서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기적이 일어났다고 본다. 역사가 이렇게 갈 수 있다는 것에 너무 놀랐다.

사회자: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대선을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문 대표: 과제가 아주 많다. 그중 시민사회의 적극적 정치참여가 중요하다. 이번 총선에서 시민사회는 야권의 분열과정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미국엔 온라인 시민조직인 무브온(MoveOn.org)의 활동이 활발하다. 한국에서도 그런 식의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시민의 날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시민의 날개는 이번 총선에서 ‘시민의 눈’ 정도로 투개표 현황을 감시했다. 이것은 워밍업이다. ‘시민의 눈’과 같은 시민운동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대선을 치룰 수 없다. 대선에는 온라인 소통을 위한 ‘시민의 손’, 민주 진영 후보 지원을 위한 ‘시민의 발’ 등을 조직적으로 가동하려고 한다.

박원순과 이재명 시장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이유 세 가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그들은 행정을 잘한다. 또한 그들은 SNS를 통해 시민과 소통할 줄 안다. 마지막으로 소위 친노 프레임에 휘말리지 않는다. 이 세 가지를 통해 그들이 국민들 마음을 얻고 있다. 우리는 이 부분을 깊이 생각해 대선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장 목사: 이제 1년 반밖에 남지 않았다.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재외국민 중에 투표할 수 있는 숫자가 2백 2십만이다. 지난 총선에 7만명 투표했다. 유권자로 14만명이 등록하고 그중 7만명이 투표했다. 투표해야 한다. 투표를 위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연대가 돼야 한다.

미국 서부에서 동부까지 비행기로 7시간 걸린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시간 지체가 없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시민의 날개에 적극 동참하자는 것이다. 흩어진 곳에서 각자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의 방법은 성향이 다른 사람들과의 연계 방법을 찾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신문 광고를 하였더니 여권을 압수했다. 왜 신문 광고를 자꾸 하는 줄 아는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은 성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인다. 하지만 신문은 술집, 목욕탕, 미용실 등 어디에도 놓여 있다. 무작위이다. 아는 사람들끼리만 놀면 안된다. 우리는 1년 반 동안 모르는 사람들과 연계를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 그들에게 바른 정보를 줘야 한다.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시민의 날개’ 문성근 대표와, 미주 시민연대 의장인 장호준 목사의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 <뉴스 M>

사회자: 마지막 질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는가?

문 대표: 이길 수 있다. 현재 조사에 따르면 52대 46정도로 야권이 유리하다. 하지만, 안철수 씨 존재가 대선까지 계속 문제가 될 것이다. 최악의 경우 3자 대결도 각오해야 될 것 같다.

이번 국민의당이 받은 표를 보면, 새누리당에서 넘어온 합리적 보수와 호남 쪽에서 전략적으로 더민주를 회초리 들려고 국민의당을 활용한 측과 무당파 정치혐오층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무당파 정치혐오층은 동력이 없고, 호남 측은 국민의당이 새누리와 협업을 하면 떨어져나갈 것이다. 또한 합리적 보수 측은 회개하고 다시 정돈해 새누리로 돌아갈 것이다. 결국 3자 대결로 가면 끝내는 양쪽으로 수렴되면서 제 3후보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이곳 미국에서도 버니 샌더스가 무소속인데 민주당으로 가지 않았나? 어떤 방법으로든 야권이 연합하여 경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런 식으로 단일후보로 가야한다.

또한 더민주당이 재빨리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네트워크 정당으로 진화해야 한다. 시민들 또한 대선에서는 더 조직화돼야 한다. ‘시민의 날개’가 이번 총선에서는 만족스럽게 작동하지 못했다. 그래서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리고 왔다. 적어도 이번 가을 정도에는 어느 정도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미주 동포들은 ‘시민의 손’을 통해 ‘시민의 날개’에 참여한다면 이번 대선에선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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