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진화론은 양립할 수 있다!”
“신앙과 진화론은 양립할 수 있다!”
  • 양재영
  • 승인 2016.04.23 16: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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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류학자 이상희 교수, ‘크리스천 인류학자가 본 인류의 진화’ 강의

UC 리버사이드 인류학과 이상희 교수를 강사로 “크리스천 인류학자에게 듣는다-인류는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라는 주제 강연회가 22일(금) 나성향린교회(곽건용 목사)에서 열렸다.

이상희 교수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졸업한 후 미시간대학에서 석, 박사를 했으며 15년째 UC 리버사이드에서 인류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9월 고인류학자가 일반인들이 관심 있어 할 22가지 인류학 주제를 풀어낸 교양서인 <인류의 기원>(사이언스 북스)을 출간했다.

약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강연회에서 이상희 교수는 자신을 고인류학을 강의하는 진화론자이자 독실한 크리스천이라고 소개하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최초의 증거를 찾아보는 것이 고인류학이다. 즉, 고인류학은 인간이 얼마나 특별하지 않은지 보여주는 역사이다”고 소개했다.

이상희 교수 ⓒ<뉴스 M / 미주 뉴스앤조이>

이 교수는 과학자로 커리어를 쌓은 다음 드라마틱한 계기를 통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지 10년이 됐다고 전했다.

“믿음이 패키지로 일순간에 들어왔기 때문에 ‘내가 공부하는 인류학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주제로 고민하는 분들에 대한 긍휼심이 없었다.

어느날, 한국인 학생이 제 과목을 듣고 싶었는데, 교회 목사님이 제가 사탄이니 수업을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엔 그냥 넘어갔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천국을 공유할 것이라 생각하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신앙과 이론이 양립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진화론의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될까?’라는 주제로 고민을 했다고 언급했다.

“저에게는 신앙과 진화론은 별개였다. ‘우리는 동물과 별로 구별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 진화론은 목적 없는 부유(浮遊)하는 삶을 가르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하나님을 배반하는 것 같다고 학생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부분을 하나님의 역사 밖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너무 좁은 생각이다. 또한, 저 같은 인류학자가 신앙인이라는 점에 실망했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이 또한 좁은 생각이라고 본다.”

이 교수는 인류학자들이 연구하는 큰 주제로 “인류가 언제부터 이런 모습을 가졌을까?”라는 주제를 언급하며 “인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와 갈라진 시점부터 모든 자손들을 인류라고 한다. 침팬지와 인류는 혈청학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고 정의했다.

그는 인류가 ‘머리가 크다’, ‘이빨이 작다’, ‘도구를 쓴다’ 등과 같은 특징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직립보행을 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두발로 걷는 것은 인류만이 아니다. 펭귄, 곰, 조류, 침팬지, 고릴라, 유인원 등도 직립보행 한다. 하지만 이들의 보행은 인간의 직립보행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인간만의 배타적인 직립보행을 했다는 논쟁은 1970년대 발견된 화석인 루시(Lucy)를 통해 크게 일어나기도 했다”

“크리스천 인류학자에게 듣는다-인류는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라는 주제 강연회가 나성향린교회에서 열렸다.

이 교수는 또한 1981년 ‘러브조이의 가설’(남자와 여자가 성과 먹을거리를 매개로 짝을 맺게 되면서 성별 분업·핵가족·직립보행이 ‘패키지’로 등장했고 이것이 인간의 기원이라는 가설)을 거론하며 이 가설은 크게 비판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인류 성공의 수수께끼’에 대한 정확한 문제제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러브조이는 사이언스지에 실린 논문을 통해 2세를 재생산하는 데 있어 인류는 양과 질 모두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세를 남기는 데는 두 가지 전략이 있다. 많이 낳아 그 중에 일부가 살아남도록 하는 ‘양적’ 방법과, 적게 낳아 잘 키우는 ‘질적’ 방법이다. 인간은 이 두 가지 방법에서 모두 성공해 유전자를 많이 남길 수 있었다.

남성이 직립보행을 통해 나가서 먹거리를 운반해줬기 때문에 엄마들은 큰 에너지 소모없이 한 번에 한명 이상의 아이를 건사할 수 있었다. 또한, 여성의 가임기가 베일에 쌓여 있기 때문에, 남자가 가져다주는 먹이를 확보한 체 가만히 앉아서 먹고 아이를 낳는 완벽한 노동 분담이 일어났다는 주장은 크게 비판받았다. 그러나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러한 안정적 재생산은 인류 성공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이 되고 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인류의 미래는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집단 간의 간격이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범세계적으로 소위 ‘끼리끼리’라는 ‘계급성’이 강화됨으로 집단성이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종의 기원은 보호된 재생산이다. 오늘날 소위 ‘끼리끼리’ 모여 짝짓기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 사회의 계급성이 강화되면서, 계급 간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길어지면 인류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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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 2016-04-24 01:49:11
죄는 도대체 언제 들어온 걸까 ...